0이 책이 엄청난 베스트셀러라고 했을 때
나는 제목을 보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고?

다이어트 책인가? 명상 책인가? 사랑 카운셀링 책인가?
하나만 하지 . 했더랬다.   

중고샵에 열중하던 때라 중고샵에 이 책이 나온 걸 보고, 한 번 읽어나 볼까. 구매 했었고( 중고샵의 장점이다. 부담없이, 고민없이 책을 구매할 수 있다.)

책을 읽고 .. '아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우울증, 너무너무 힘든 이혼을 겪고, 1년동안 이탈리아,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혹자는 ( 이 혹자는 한국의 남성이기도 하고, 미국의 남성이기도 하고, 여자들이기도 하고) 돈지랄 한다.  
고 하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사랑한다. 당시에 읽었던 아마존의 리뷰가 아직도 기억난다.

'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지만, 별로 읽을 마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세번째로 각기 다른 사람에게 선물 받았을 때, 드디어 읽게 되었고, 나 또한 이 책을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  뭐, 대충 이런 내용  

저자의 말발은 거의 빌 브라이슨 급이었다. ( 좀 뜬다 싶은 책에 'ㅇㅇ의 빌 브라이슨' 이라고 하는 것은 식상하지만, 다른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이야기를 할 때는 나도 먹고 싶었고, 명상할 때는 나도 당장 짐 싸고 훌훌 떠나 명상하고 싶었으며, 사랑할 때는 외로움에 떨며 사랑을 갈구 했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책에 종종 그녀가 금발에 키도 크고, 뭐 이런 이야기가 언급되고, 책날개의 사진도 미모 돋는지라, 사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저자 사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고, 미녀, 미남이면 관심도가 급 높아진다.   



 

 

 

아니, 이게 소설가야, 영화배우야!  

물론 글솜씨와 외모는 거의 상관 없다. ( 야구와 외모가 상관없는 것처럼... 아 ... 이 용.. )  
하지만, 셀링포인트도 될테고, 나는 타고난 외모가 그 사람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어떤 식으로든 미치리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 라는 것보다, 예쁘면 좋아. 헤 -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게 만든 동영상이 있는데, 그 후로 TED 강연이라던가 보더스 인터뷰라던가가 있어서, 지금은 한 30페이지까지 뒤졌는데 없네;  

여튼, 서재 분위기의 세트에서 하는 인터뷰였는데,

'그렇게 예쁜 여자가, 이렇게 씩씩하고, 지혜롭고, 소박하고, 남자다울 줄이야'   

라며,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엘리자베스 길버트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녀의 동영상을 보고 나서다.
미모의 여자에게서 나오는 터프한 ( 톰보이 같다. 목소리도 저음에 듣기 좋은 굵은 톤이다.) 스탠스에 뿅 -  

그 동영상은 못 찾았지만, TED 동영상이라도 올려본다. 이 동영상도 좋아한다.
난 TED로 미녀 작가 강의만 찾아 보는듯;;    

[[[동영상 에러로 글이 죄다 날아가는 바람에 동영상 삽입은 패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3단계 :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여기까지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를 읽고 좋아하게 된 엘리자베스 길버트다.  
그녀의 책들도 찾아 보았다. ( 찾아보기만 했고, 주문은 안 했지만, 여튼 보관함에는 차곡차곡 쌓여 있다.  

우와 - 알라딘에서 검색 하나도 안 되네, 무튼, 선원, 카우보이 뭐 이런 이야기들이어서, 섣불리 주문할 생각이 안 들기도 했고.
내가 읽은 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뿐이지만, 그녀가 돈지랄 하는 칙릿 소설 쓰는 에세이스트로 분류되는 건 맘에 들지 않았다. 허지웅, 최현정! 책 읽지도 않고, 영화 줄거리 10초 듣고, 씁쓸하긴 뭐가 씁쓸해 

그리고,이번에 <결혼해도 괜찮아>를 사게 되었다.
서문에 그녀의 메가 베스트셀러였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의 뒷 이야기가 나오고, 극적인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이 책의 원제는 committed 이고, 서문을 빼고는 '결혼'에 대한 에세이와 문화인류학 사이의 글이다.   

미리보기에 나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서문격인 '독자들에게'를 조금 옮겨 본다.   

 

 

 


   
 
몇 년 전 나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책을 썼다. 지독한 이혼을 겪고 혼자서 3개국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을 쓸 당시 30대 중반이었고, 그 책은 내 작가 경력에서 볼 때 모든 면에서 대단한 일탈이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쓰기 전까지 주로 남자 독자들을 대상으로 남자에 대해 쓰는 여성 작가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조금이라도 인지도가 있었다면). 수년간 <GQ>, <스핀> 같은 남성 전용 잡지에 기고했고, 주로 가능한 한 모든 각도에서 남성성을 탐구하는 글을 썼다. 내가 처음으로 출간한 책 세 권도(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모두 강한 마초 캐릭터들의 이야기였다. 카우보이, 바닷가재 잡는 어부, 사냥꾼, 트럭 운전사, 벌목꾼 등등.

당시 나는 남자처럼 쓴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지금은 '남자처럼' 쓴다는 것이 당최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대게 칭찬의 뜻으로 했던 말임에는 틀림없다. 나 역시도 그때는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중략)

복잡한 연애사와 직업적 집념 사이에서 나는 남성성이라는 주제에 푹 빠져 여성성은 까맣게 잊고살았다. ( ...) 따라서 서른 즈음, 지독한 우울증이 강타했을 때 나로서는 내가 겪는 현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처음에는 몸이, 그 다음에는 결혼 생활이, 그 다음에는 정신 상태가 엉망이 되었다. 특히 맨 마지막 단계가 가장 힘들고 두려웠다. 그 상황에서 남성성은 어떤 위안도 주지 못했다.  

(중략)

상심한 이혼녀였던 나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혼자서 일 년간 여행하며 자아성찰을 시작했다. 미국 카우보이들을 연구했던 것처럼 나 자신을 낱낱이 파헤칠 요량이었다. 그런데 직업이 작가다보니 그 과정을 책으로 쓰게 되었고, 인생은 가끔씩 정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그 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남자와 남성성에 대해 줄기차게 써왔던 내가 난데없이 칙릿 작가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칙릿' 작가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칭찬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
그 책을 쓰는 동한 이렇게 사적인 이야기를 쓰는 것을 독자들이 용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다. 내 책의 독자들이라고 해봐야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들은 열혈 독자들이었고, 사내대장부들이 거친 일을 하는 투박한 이야기를 쓰는 믿음직스런 여성 작가를 좋아해주었다.  (..) 아마 사람들은 눈감아줄 것이고, 그러면 조용히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내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옮겨본다. 이 뒤에 이야기도 재미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서점에서 '독자들에게' 라도 한 번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여튼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로 이름을 알리기 전 작가로 보낸 10여년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니, 그녀의 일탈로 그녀를 알게 되었지만, 더 애정하게 되었다.

뒤에 나오는데, 그녀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왔던 그녀의 연인 펠리페가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그 둘은 경제적 불안감으로 꽤 오래 불안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된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가 이렇게나 초대박이 날지 기대도 짐작도 없었던 때의 이야기를 보면서, 참 사람 인생이란게 .. 싶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3단계 :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4단계 :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고 더욱 애정하게 되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 지는 알 수 없지만,
무려 4단계에 걸쳐 좋아하게 된 그녀의 모습과 작품들을 기쁘게 기대해본다.   

그녀의 긍정적인 성격이, 쉽게 사람들과 융화되는 그런 밝음이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조금 옮아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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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10-2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표지랑 저자 사진 보고 칙릿 비스무레한 것으로 폄하했었으니까요. 하이드님의 강추로 읽어 보자, 고 연 책이 마침내 연필을 집어들고 줄까지 좍좍 그어대고 때로는 박장대소하기도 하면서 정말 신나게 읽었답니다. 가벼움을 위장한 무거운 책이라고나 할까요, 일단 하이드님 말씀처럼 캡숑 재미있었구요. 사랑하고 믿고 배신당하고 화해하는 그녀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어요. 치유력이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저 <결혼해도 괜찮아>는 못 읽었는데 그녀의 결혼생활이 어떨지도 참 궁금해져요^^

하이드 2010-10-21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lanca님, <결혼해도 괜찮아>에는 그들의 결혼생활이 나오지 않아요. 그들 자신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주에요. 다만, 간간히 나오는 그 둘의 이야기에 웃고 운다는 거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다음 책을 벌써부터 기대해 봅니다.

Alicia 2010-10-2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맘에 들어 샀어요. 제목도 확 끌렸구요.
근데 한달전에 사두고 시간이 없어 못 읽고 있네요 엘리자베스 길버트 너무 예쁘죠^^

하이드 2010-12-01 00:01   좋아요 0 | URL
뭔가 작가의 미모에도 신경이 쓰이는 접니다 ㅎㅎ

낭낭 2010-11-2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TED에서 동영상으로 처음 봤어요. 일단 목소리가 참 듣기 좋았고요, 부드럽고 편안한 게 귀에 잘 감기더라고요. 게다가 유머러스하기까지.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꽤 재미있었어요. 책 제목은 진부하다고 생각했는데, 괜찮은가 봐요. 곧 읽어봐야겠습니다..

낭낭 2010-11-2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코요테 어글리'의 실존모델이었군요!

하이드 2010-12-0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목소리 너무 좋아해요. 뭔가 미모와 언발란스한 듯 하면서도 ..

제가 삽입했던 것도 TED 동영상이었어요. 뭐가 문제인지 에러나서 빼버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