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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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솔직이 책이든 영화든 우리나라 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썩 호감이 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을 넷이나 준 것은, 여행기를 객관적으로 보자면 내용상 재미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정말 있었단 말이야? 하면 진실공방을 하고 싶은 내용도 있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건 정말 희한하고 흥미진진한 여행기다.
"배낭여행 다녀봤어? 다녀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마!"라고 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나에겐 일단 국내여행이 익숙하고 해외여행이라면 가이드 붙는 패키지 관광여행만 다녔으니까. 패키지 상품인 해외여행만 가봐서 그런지 이 여행기는 무척 낯설었다. 또 직접 가보지 못한 나라도 있어서 그런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희한하기까지 했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그런 일을 누구나 겪는 것은 아니니까 이렇게 여행기로 모아 책으로 나왔을 것이다. 근데 그 이야기가 우습기도 했도 섬뜩하기도 했고 재미났다.
여행기에 소설의 픽션을 섞은 게 아닐까? 여행하며 겪은 일을 에세이로 썼는데 마치 소설을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엿보는 재미, 그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 그들과 부딪히며 생기는 사건들이 참 흥미로웠다.
그래서인지 이 여행기는 어느 지역을 특별히 소개하지는 않는다. 여행지침서도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그 안에서도 독자에게 주는 알짜 정보가 있다. 지은이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우리는 읽으면서 저절로 각인되는 사건들이 있다. 오죽하면 나도 이 책을 읽고 일본의 후지산은 도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고, 다음 해외여행지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였다가 잠시 보류 지역으로 묶어두기도 했다. 열세 번째 이야기인 티베트에서의 펜과 양을 맞바꾼 사연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오히려 티베트를 갈 땐 펜을 열 다스쯤 가져갈까 궁리를 해봤다. 또, 네덜란드 화장실의 손잡이 실수담은 정말 지은이가 더없는 바보처럼 느껴지며 어이없었다.
이렇게 처음엔 그다지 재밌어 보이지 않던 책이 읽으면서 점점 재미를 느끼고 빠져들게 하는 이 책이 다만 판형을 좀 크게 했더라면 읽기에 편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