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할머니, 초강력 아빠팬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오메 할머니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오채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동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나는 김유대 님 그림을 무척 좋아한다. 외국 작가 말고 우리나라 작가 가운데 그림책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동화책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는 윤정주 님과 더불어 김유대 님 그림이 가장 캐릭터가 잘 살아있고 유쾌하다. 

김유대 님 그림이 돋보인 책은 뭐니뭐니해도 (들키고 싶은 비밀)이다. 거기서 주인공 발이 왕발로 어마어마하게 커진 그림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윤정주 님의 그림은 많지만 (축구 생각)과 (나 좀 내버려 둬)가 제일이다. 

김유대 님이나 윤정주 님의 그림은 어떤 책에서건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그만큼 개릭터가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책 중간을 넘어가도 이 작가들처럼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까지 파고들어 다소 과장된 듯 표현하는 그림은 흔치 않다. 게다가 두 작가의 그림 모두 마치 초등학생이 그린 듯 매끄럽지 않다. 하지만 그게 매력이다. 성격에 맞게 부각시켜야 할 부분을 강조하기 때문에 등장 인물의 마음이 저절로 느껴진다.  

오메 할머니에서도 그렇다. 

봉지가 못마땅할 때 오메 할머니, 은지와 행복한 오메 할머니, 글씨 쓸 때의 똘망똘망한 오메 할머니, 성진이가 걱정되는 오메 할머니, 동사무소에서 다소 긴장한 오메 할머니, 며느리와 싸우는 오메 할머니, 가방을 싸는 쓸쓸한 오메 할머니 등 갖가지 상황에 따라서 오메 할머니 표정이 확연히 달라진다. 

어디 오메 할머니 뿐이랴. 

은지가 울 때 눈물이 분수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는 거나 옷을 고르느라 부루퉁한 은지의 네모난 얼굴은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오메 할머니는 그림으로 공감하게 하고 이야기로 읽는 사람을 가슴 먹먹해지게 만든다. 

첫부분에서 개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길래 전에 읽었던 (머피와 두칠이)나 (건방진 도도군)과 비슷한 이야기인가 했다. 하지만 그 두 가지 책과는 주제가 다르다. 

오메 할머니는 참 다양한 재미를 주는 동화다. 오메라는 감탄사도 입에 붙고, 낯선 사투리도 정겹게 다가오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생활을 잔잔한 이해와 행복으로 승화시켰고, 빡스 할머니의 보조금 서명으로 정의가 무엇인지도 일깨워준다. 뒷부분 할머니와 봉지가 삶과 죽음에서 아파할 땐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과연 아파트 속에서만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이런 세상의 다양한 삶에 공감할 수 있을까? 재밌게 읽기는 하겠지만 읽다가 가슴 뻐근해지는 감동을 제대로 느끼긴 할까? 하긴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이렇게 책으로나마 만나게 해주는 것이 책의 역할이리라. 무딘 정서에 자꾸만 한겹 한겹 따뜻한 동화를 입히면 아이들 가슴도 넉넉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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