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면 안철수의 여러가지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일을 선택할 때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아무리 커다란 성공을 하였든 혹은 치명적인 실패를 하였든 간에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현실에 중심을 두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 자신도 발전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21쪽) 나는 재미있는 일을 선택해서 하고 있는가? 비록 다른 사람들은 20대의 태반을 수험생으로 보낸 내 삶을 안타깝게 여기기는 하지만, 나는 그것이 앞으로의 삶 속에서 큰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는다. 약한 몸을 치료하고,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으면서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삶이 내 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안철수 씨처럼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다른 이들과도 함께 살고자 노력할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과감히 버리고 원칙에 충실하면 당장은 손해인 듯 보이지만 결국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때론 용기가 필요하다. 더구나 상황이 어려울 때 원칙을 지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거기다 혼자 조용히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고 주위의 비난이나 오해까지 받으면 더욱 견디기 어려운 노릇이다. (29쪽) 이 구절을 통해서 얼마나 위안을 얻었는지 모른다. 대학생때까지는 이런 것을 잘 몰랐다. 나는 비교적 좋은 집단에 속해있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으면 그런 실력을 존중하고 서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단계는 달랐다. 고약한 표정으로 시기하고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부풀려서 내가 했다고 떠들고 다니고, 견디기 어렵지만 이제는 반드시 견뎌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원칙을 고집하는 것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길이다. 그 원칙을 꺾어버리면 나도 나를 시기했던 이들과 다름없게 추락하고 만다.

'길거리 살인 사건'은 심리학에서는 아주 유명한 사건으로, 1964년 뉴욕의 퀸스에서 20대 여성이 밤늦게 귀가하다가 괴한에게 목숨을 잃은 실화이다.뉴욕은 워낙 거대하고 복잡한 도시라 사건 발생 초기에는 세간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사건 발생 일주일 후 당시 <뉴욕 타임스>의 편집국장인 로젠탈이 경찰서장과 점심식사를 하던 중에 우연히 그 사건의 전모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로젠탈은 그 여성이 아무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곳에서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목격자들 앞에서 오랜 시간 고통을 당하면서 서서히 죽어갔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살인자는 그녀를 쫓아다니며 30분에 걸쳐서 세 차례나 칼로 찔렀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인 저항을 하였다. 그러나 창문을 통해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던 38명 중 그녀를 도우러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경찰에 신고한 사람조차 없었다. 살인자는 처음 피해자를 칼로 찌른 다음에는 일단 숨었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고 경찰이 출동하는 기척도 보이지 않자 다시 흉기를 휘둘러서 결국 그녀를 살해하고 만 것이다.38명의 목격자들은 모두 선량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인데 30분 동안 경찰에 연락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에 대해 언론은 도시화로 인한 인간성 파괴와 소외 현상으로 규정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그런데 라타네와 달리라는 심리학자는, 오히려 너무 많은 목격자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38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 여자가 죽어가는 데도 가만히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우선 책임분산을 들었다. 한 사람만 있을 때와는 달리 여러 사람이 있을 때는 책임이 분산되어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도와주겠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애매성과 불확실성'을 들었다. 처음 당하는 일이며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다.셋째가 '다수의 무지'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매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판단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여 이른바 '사회적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그들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며 사회적 증거를 찾기 때문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게 되고 결국 '다수의 무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46-48쪽)  

원칙이 없다면 우리 사회도 저 심리학적 사건과 다름이 없는 사건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최근의 조두순 사건만 해도 원칙이 없어서 생긴 대표적인 사건이다.

인터넷 콘첸츠는 인터넷이 생긴 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전부터 형성되어 있던 오프라인 콘텐츠가 커다란 경쟁력을 제공해 준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록 문화가 미흡하고 오프라인 콘텐츠가 부족한 우리의 실정이 걱정된다. 인터넷 사용 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성하기 보다는 소비적인 측면이 주류를 차지한다.정보보호에는 소홀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해킹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130-131쪽) 

안철수씨의 전공과 관련된 대목이다. 정보화 사회는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나만해도 대책을 세우는 데 미흡했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정보화 사회를 어떻게 지켜내야 할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구절이었다. 

의과 대학에서 배운 지식은 지금의 나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그 때 몸에 익힌 열심히 살아가는 태도와 끊임없이 공부하는 습관은 지식보다 훨씬 값진 것이 되었다. 주말마다 진료 봉사를 하고 방학 때면 무의촌을 찾아다니면서 환자들을 돌보던 경험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구성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깜깜한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모포와 커피로 한기를 쫓으며 정신없이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시간은 매순간을 열심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었다.
군대 시절 3년 복무 기간 중 처음 1년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일이나 더 나은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48쪽)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재미난 일이나 더 좋은 환경이 주어진다고 할지라도 또 다른 핑계를 댈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반면에 아무리 하기 싫고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일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면, 상황이 좋아질 때는 더 잘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49쪽) 

방심하지 말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기술해놓은 부분이다. 다른 사람의 실제 경험은 그것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지침서가 된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은 나게 마련이다. 아무리 안좋은 환경이라도 더 좋게 만들어갈 수 있다.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다른 더 나은 환경에서도 잘해내리라는 보장이 없다.

* 손자병법, 실패하는 장수의 다섯 가지 유형

장수에는 다섯 가지 위험한 유형이 있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장수라면 죽이기 쉽다. 자기만 살려고 애쓰는 장수는 포로로 잡으면 된다. 화를 잘 내는 장수는 모욕을 주면 된다. 청렴결백한 장수는 욕을 보이면 된다. 백성을 사랑하는 장수라면 백성을 괴롭히면 된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상대방 장수의 약점을 잘 살펴서 이를 역이용하면 된다.
(123쪽)  

 철저하게 열심히 살자, 내가 생각하는 꿈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전략이 필요하다. 손자병법의 장수를 마치 현대인의 씨이오에 비유하는 이 구절은 매우 신선했다. 안철수씨는 책도 많이 읽기를 권한다.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사람들이나 원칙없이 흔들리는 사람들, 그리고 꾸준히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많은 것을 안겨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