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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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고는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이서 가족은 큰 맘 먹고, 깊숙한 펜션에 놀러오게 된다.

갑자기 전기가 나가고 인터넷이 안되고, 비 바람이 몰아치던 날 그것이 나타나게 되는데....

괴물에 쫓겨서 도망치고 싸우고 달아나는 순간에도 인간의 이기적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박사장과 종석은 극의 선과 악 대립적인 구도를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였고, 특히 회장님은 악마 같은 인물로 그려져서 섬뜩할 정도였다.

괴물의 정기를 먹고 사는듯한 대사를 하면서, 왜 괴물을 살려두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나왔는데 비중은 작았지만 너무 강렬해서 잊혀지지가 않았다.

"저놈이 제일 맛있거든. 제일 달아 이게 사람의 죄의 맛 인가봐요. 먹으면 이렇게 손발에 힘도 차오르고 말이지."

그것의 정체를 알기도 전에 음습해오는 강렬한 분위기와 을씨년스러운 공포감이 극의 몰입도를 가중시켰다.

그리고 괴물의 정체가 밝혀지는 이야기를 알게 되니, 인간의 사악함과 이기적인 마음들이 더 크게 느껴졌다.

괴물은 사람의 악을 뜯어먹고 살아가고, 악한 사람을 찾아 다닌다는 표현이 이서에게는 더 죄책감으로 표현되었다.

"저놈이 오늘 해 놓은 짓 한번 봐라. 그게 보통 짐승 새끼가 할 짓이야? 짐승들은 원래 사람 피해 다녀. 그런데 그놈은 안 그래, 눈 똑바로 마주 보면서 싸우려고 하는 게지." 속을 뒤져 찾아내 벌 받아야 되는데 벌 안 받고 있는 그런 사람.

과연 이 마을의 사람들은 모두 악하기 때문에 잡아 먹힌 걸까?

악마는 사람의 악을 뜯어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볼 때마다 몸집을 점점 불려 나가는 그것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더 공포에 질려갔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이서와 수하의 성장 스토리가 가득 담겨있다. 가족과의 불화, 여러 사건들로 상처 받은 그들의 마음에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용기와 독립심이 강하게 자라난다. 그리고 그것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뭐든지 이겨낼 수 있고 더이상 후회하고 싶지 않은 그들의 간절함이 녹아들어가,맞서 싸울 힘이 더 크게 생겨나는듯 보였다.

 

 

양옆으로 길게 드러난 흰자 한가운데서 새까맣고 작은 눈동자가 희번덕거렸다.

마치 사람의 눈처럼, 한쪽 눈은 반쯤 짓물러 고름이 흐르고 있었다.

시뻘겋게 피부가 드러난 흉터가 한쪽 얼굴의 절반 가까이 덮고 있었다.

 

그 허세를 들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아니까. 우리 는 너덜너덜하게 해진 허수아비다. 잔뜩 기울어져서, 한 번 만 바람이 훅 불면 뒤로 넘어가고 말겠지. 하지만 저기 새 떼가 밀어닥치고 있으니 지금은 서 있을 수 있어야 했다.

말에 마음을 담으면, 말대로 이루어지니까 언제나 그러했다. 날카롭고 뾰족해진 마음은 입 밖으로 내지 않고, 단단하고 튼튼한 말을 갑옷처럼 둘렀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 다. 엄마의 마법은 항상 이루어졌는데 이서의 마법은 항상 실패였다.

마음을 입 밖으로 내는게 서툴기만 한 이서는, 한순간의 감정 분출로 엄마를 잃은 죄책감을 가득안고 살아간다.

그런 이서가 괴물에 혼자 맞서고, 동생을 지키고 아빠를 찾아내면서 자신을 지키고 회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방법을 찾아가며 스스로 확신에 찬 눈빛과 태도로 변하는 모습이 뭉클했다.

등 뒤가 든든했다. 그냥 그곳에 누군가가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뒤에서 불어 닥치던 바람 이 사그라드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평온함이었 다. 힘이 솟았다.

그리고 이서의 뒤에는 수하가 계속 있었고, 옆에서 힘들때마다 도와주면서 위로해주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동생을 지켜야 하는 신이서도 자기 때문에 엄마를 잃은 신이서도 다른 가족들의 반응이 무서워 그날의 이야기를 평생 숨기고 살겠다고 다짐한 신이서도 아니었다. 이서는 그냥 이서있다.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눈물을 훔쳐 내는, 아빠가 보고 싶고 동생이 보고 싶은 그냥 이서였다.

괴물을 무찌르고 아빠를 찾아나서는 이서는 이제 더이상 누구의 신이서도 아닌 그냥 이서라는 문구가 너무 좋았다.

살짝 아쉬웠던 점은, 괴물과 싸워 나가는 장면과 주인공들의 서사가 오버랩되면서 성장해 가는 장면에 치중되어서 극의 흐름상 깊이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같이 도망쳤던 주변 인물들과, 그 뒤로 그 괴물과 회장님은? 괴물에 잡혀먹은 사람들은? 여러 인물들의 궁금증이 계속 쌓여가서 조금 마무리가 부족해서 아쉬웠다. 주인공들의 서사와 함께 주변인물들의 설명도 조금 더 들어갔다면 극의 깊이가 더 차곡차곡 쌓여서 완성도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느낀 점

오랜만에 긴장하면서 몰입도 있게 본 소설이었다. 나도 모르게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고, 극의 인물에 동화되어서 같이 도망치면서 응원해주는 마음으로 마치 함께 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공들의 성장스토리를 보면서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너무 많은 역할과 짐을 안고 살아가고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과 사회구조에서 살아간다.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 본질을 찾아내고 그 알맹이를 잊지 않고 계속 유지해가며 나아가는 게 정말 중요할 것 같다.

나 또한 그들처럼 항상 성장할 줄 알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며, 이기적임보다는 감싸안아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의 크기를 가진 사람이 되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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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찾아 산티아고
정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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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 정말 솔직한 제목에 놀라고, 산티아고에 남자를 찾으러 간다는 게 어떤 건지 호기심이 생겨서 보게 되었다.

 

산티아고 하면 산티아고 순례길에 인생의 진리를 찾으러 뭔가 대단한 뜻을 품고 가는 게 떠오르는데, 제목만 보면 뭔가 심플하고 단순하게 산티아고를 가도 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 때 SNS에서 유명했던, 손 잡고 찍은 사진들로 표지가 되어 있다. 여러 외국인들의 표정과 다양한 옷,가방, 유쾌한 사진 포즈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뭔가 재밌고 신나는 일들이 펼쳐질 것만 같아서 기대가 되었다.

 

정효정 작가님은 방송 작가로도 일하셨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봉사와 일을 하셨다. 정말 여러 경험들을 하셨고, 책에서도 그녀의 내공과 압축되어 있는 문장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산티아고 책을 찾아보는데 한효정 작가님을 찾았다. 이름이 비슷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분이 산티아고에 괜찮은 남자가 많다는 말로 정효정 작가는 산티아고 길에 가게 되었다고 하니 신기했다.

 



작가는 나와 나이와 고민하는 것도 비슷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하면서 보게 되었다.

연애, 결혼, 사랑,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면 할 수록 어렵고 답을 꼭 내려야 한다는 압박감은 심해질 뿐이었다.

 

책에서 작가도 자신의 고민을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하고,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때로는 그들이 툭 던지는 말 한마디로 깊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게 아니기에 누군가와 다른 입장에서 그들의 고민에 작가가 조언을 쉽게 해주기도 하고, 그들 역시 조금 떨어진 입장에서 상대방을 잘 알지 못하고 처음 만나지만 더 깊고 솔직한 조언들을 해주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무언가를 찾는 게 역시 제일 힘든 일인 것 같다.

 

33P. 누구에게도 피해주지 않고 그저 '보편적'이라고 생각되는 삶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이어도 나잇값을 못한다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비난이 쏟아지곤 한다. 우리 사회에서 나잇값은 '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으로 지혜로워지는 것' 이 아니라 '나이에 걸맞는 삶'을 뜻하기 때문이다.

 

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은 어떤 걸까? 그리고 나이에 걸맞는 삶은 어떤 걸까? 나이에 맞게 대학교를 가고 취업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다시 육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중년이 되면 다 큰 아이를 바라보고 헛헛함을 느끼며 제2의 인생을 살아보자 이런걸까?

 

매번 생각하는 것이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건 힘든 일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거였다. 길을 가다가도 스페인 에서의 질 좋은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말만 잘하면 동네에서 포도도 얻어 먹고 라벨로 달리지 않는 동네 와인도 정말 맛있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나눠 먹는 와인은 어떤 맛일까?



산티아고 순례길은 800km를 묵묵히 걸어야 한다. 하루의 할당량 만큼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가 알베르게에서 묵으면서 밥 먹고 새로운 여행객들을 만나서 수다 떨고, 다시 같이 걷고 이런 생활을 한달쯤 계속 한다. 그러다보면 일상생활에서 걷던 무거운 고민도 덜어낼 수 있고, 오로지 목표만을 위해 걷는 가벼워진 나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왜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서 인생의 진리를 찾고 자신을 찾게 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뭔가 거대한 인생의 진리나 목표를 얻는 성과주의의 폐해에서 벗어나, 어렵게 자신을 마주보고 온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도 뿌듯한 일일 것 같았다.

 

44P. 순례길처럼 모두가 고민 없이 한 길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인생은 훨씬 마음 편할 것이다.

 


작가의 마음을 잠깐 움직이게 만든 다니엘에 관한 일화도 재밌었다. 한국에서 사랑의 마지막 관문이 결혼이라면 외국의 마인드는 너무나 자유롭고 소신있게 살아가는 것에 거리낌 없이 살아가는 게 대단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계속 생각하게 되었고, 결혼이라는 구속의 틀에서 벗어나고 미약한 서약을 꼭 해야 하나 생각하는 다니엘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아이린이라는 사람과 대화한 내용이 너무 와닿았다. 대학생 딸은 있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그녀는 작가를 스페셜 걸이라고 칭하며, 아껴주고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것에서부터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작가는 솔직하게 남자를 만나러 왔다고 털어놨고, 작가의 목표가 확실히 있다는 점도 남들고 다르다며 그 점을 칭찬 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가 조언해주며 따스하게 감싸 안아주는 부분에서 너무 공감이 갔고, 작가가 마지막에 한 말처럼 인생이 꼭 반드시라는 단어는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123P. 외눈박이 세상에 양눈박이가 살든, 양눈박이 세상에 외눈박이가 살든 어쨌든 내가 사는 세상에선 다른 건 틀린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 말은 신경쓰지 않아도 돼 어차피 삶은 누구에게도 같을 수 없거든." 내 자존감이 이제야 좀 숨을 쉴 것 같았다.

 

254P. '얻을 것이 있다면 취하고, 없다면 버릴 일이다' 이렇게 800KM를 걸으며 나는 삶에서 '반드시'라는 단어를 지웠다. 고민이었던 결혼도, 연애도 '반드시'라는 수식어가 사라지자 그것은 인생의 수많은 요소 중 하나로 자리를 평범하게 자리매김 했다. 나는 그제야 겨우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었다.



작가가 발에 물집이 생길 때 소독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다리를 마사지 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조언도 아낌 없이 해주는 좋은 사람들로 가득했던 순례길의 여정이었다. 위험하거나 안 좋았던 사람들에 대한 경고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며 걸어가는 모습이 그려져서 같이 응원하게 되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고 국적도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를 위해 걷는 사람들끼리, 같이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함께 한다는 게 너무 행복할 것 같았다. 그런 여행의 자유롭고 뭐든지 다 허용되는 스페셜한 느낌을 나도 다시 느끼러 가보고 싶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날 작가의 생일이었다. 그녀의 생일을 위해 여러 친구들이 길 위에서 축하해 주기도 하고 , 같이 파티도 하는 모습이 너무나 유쾌해보였고 작가가 좋은 사람이기에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길을 걸으며 같이 와인을 나눠 마시고, 축하 케이크에 노래까지 너무 즐거운 마지막 여정일 것 같아서 행복해 보였다.

인생에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생일이지 않았을까?



스페인에 있기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오기도 했고 가까이 사는 유럽인들은 굳이 모두 완주하지 않아도 다음을 기약하며 목표라는 압박감을 생각하지 않고 돌아가는 모습이 신기했다. 아무리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멀기도 하겠지만, 평생 목표를 위해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아둥 바둥 살아온 입시생활을 겪은 우리의 모습들이 생각나서 조금은 슬프기도 했다. 가치관이나 사회 환경의 차이도 있겠지만, 무엇이든 과정보다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의 편견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아직도 그게 잘 되지 않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작가는 여러 사람들과 인생, 사랑, 일 등 여러 주제로 거리낌 없이 이야기 하였다. 질문의 팻말을 들고 서 있기만 해도 여러 사람들의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은 종합 선물 세트 같다고 표현한 게 너무 와닿았다.

 

208P. 아이를 낳지 않음 으로써, 그들 말대로 '여자로서 꼭 해봐야 할 경험''여성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기쁨' 그리고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 되는 걸까?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랑, 행복, 결혼 이런 단어들에 속박되지 않고 오랜 시간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자신 만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고 그걸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게 가장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길을 걷고 있는, 일상 속에 살고 있는 누구나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더 감동적이기도 했다.

 

222P. 비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길 위에 존재한다는 것. 검의 비밀은 바로 검이라는 보상이 아니라 그 검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동기였다.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이 힘을 지닐 수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 라는 말이 있다. 인생이라는 기준점에서 자꾸만 벗어나고 싶을 때, 혹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한번씩 떠나게 되는 게 여행의 순간이기도 했다. 다녀와서 대단한 깨우침이나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나에 대해 조금이라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나만의 에너지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254P. 이렇게 낯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떠다니며 나를 증명하는 것이 여행이다. 그리고 새로운 땅을 밟고 돌아가는 이는 기존의 자신이 아니라 기준점을 다시 맞춘 확장된 자신이 된다. 경계를 넘어선 순간 나를 둘러싼 언어는 다시 써지는 것이다. 이렇게 여행은 한 인간이 자유를 지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한 문장

이 책을 읽으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코로나가 종식 되는 날에 한번쯤은 시간을 투자해서 인생을 되짚어보며 순례길을 힘차게 걸어 보고 싶어졌다.

 

산티아고 길이 궁금하다면, 사랑과 인생이 뭔지 궁금하고 같이 걸으면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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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바 -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동 쿠바살이
쿠바댁 린다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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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에 정말 핫했던 여행지 중에 하나가 쿠바였다.

2018년에 방영했던 송혜교 박보검의 드라마 '남자친구' 에서도 쿠바 아바나가 나와서 정말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었다.

류준열,안재홍,이재훈이 나오던 트레블러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환상적인 쿠바의 일몰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만큼 대중들에게도 쿠바나가 정말 친근하고 매력적인 나라였을 것이다.

 

지금은 가기에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였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쿠바의 일상과 쿠바 남편을 만나기까지의 과정들을 보며 대리만족도 하면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어졌다.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연주자 옆에 쿠바댁 린다가 있는 표지, 처음에는 이 남자 분이 남편 분인지 알았다.

노란 배경과 노란 옷을 입은 린다와 멋지게 쿠바를 즐기는 듯한 느낌의 표지가 밝은 느낌이라 좋았고, 무엇보다 14살 연하 남편을 만나게 된 사연이 궁금해졌다.

외국계 회사 팀장으로 일하다 쿠바로 여행을 가게 되면서, 우연히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만 봐도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다.

 

우연히 휴가를 떠난 쿠바여행에서 조단의 적극적인 구애와 진실된 믿음과 신뢰로, 그녀의 마음을 움직여 머나먼 쿠바와 한국을 오가며 만나게 된다.

그들의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알기 전까지 , 그저 한국에서 결혼식 하는 장면은 아름다워 보이기만 했다.


알고 보면 조단과 린다가 결혼하기까지 정말 험난한 과정이있었다.

조단은 해외여행을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 여권도 없었고, 쿠바에서는 여권과 비자까지 받는 건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여권 비용도 엄청 났고 학생 비자를 받으려면 졸업증명서 성적 증명서의 수수료 값 24만원을 내야 했다. 서류부터 엄청난 수수료 값에 심지어 그 대학교수가 직접 가서 서류를 내야 했다. 다행히 조단이 집에서 서류들을 찾아서 수수료 값은 안 내도 되었지만, 교수가 직접 가기 까지 많은 힘든 과정들이 있었을 거라 짐작이 되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이렇게 힘든 일인가...

 

한국에 와서 조단은 한국어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한국 문화를 익히는 것도 힘든데, 어려운 한국어를 공부하는 쿠바인이라니 정말 린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는 몇 번이나 교실 문을 박차고 나오고 싶었지만, 린다를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했고 지인 중 한국어 교사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쿠바와 한국이 많이 멀었지만, 그들 사랑의 거리는 결코 멀지 않았다.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고, 그들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익히기 위해 도우며 배우는 과정들이 결코 쉽지 않을 건데 대단해보였다.

 

린다의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기까지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그녀의 단호한 마인드와 그동안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모님은 린다와 조단을 믿고 많이 지지해주는 게 느껴졌다. 45살 한국에서는 늦은 나이였지만,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고 나이와 국경을 초월해서 인생에서 진실된 사랑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자주 가는 레스토랑의 야외를 빌려서 야외 결혼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식을 온전히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조단은 린다의 나이를 묻지 않았고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놀라웠다.역시 한국과는 많이 다른 문화였고, 사랑과 사람이 정말 중요한 조단의 깊은 속내가 느껴져서 좋았다.



인테리어부터 남달랐던 부티크 호텔은 쿠바 음악가와 프랑스 예술가가 결혼을 하여서 파리의 부티크 호텔을 그대로 옮겨놓은듯 했다.

쿠바에서는 인터넷 시설이 한국보다 열악해서 3G가 되는게 정말 힘들다. 친구가 생일선물로 예약해준 부티크 호텔 스위트 룸에서 인터넷도 잘 되고 휘황찬란한 조식 부터 시부모님으로부터 정성가득 선물까지, 작가가 처음 보내는 쿠바에서의 생일날 정말 사랑받고 대접 받는 게 느껴졌다.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많이 베풀고 있고 또 더 베풀어야 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졌다.



작가가 극찬한 아바나의 말레꼰 663이 내가 생각하던 쿠바의 세련되고 튀는 색감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재연해놓아서 인상 깊었다.

 

아바나 비엔날레를 진행 한 곳이었고, 부티크 호텔과 일몰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루프탑 바,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들, 눈앞에 멋진 바다까지 모두 누리기에 너무 좋아보였다. 예술과 파도, 감각적인 작품과 세련된 음식까지 경험하러 너무 가보고 싶은 1순위의 장소였다.



쿠바에서 김치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동안 회사 일로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쿠바에서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작가는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요리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식자재와 부자재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여러 채소들을 다양하게 이용하여 김치를 만들었다. 해외에 나가면 한국 음식이 생각이 난다는데 김치만큼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없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 손쉽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도 쿠바에서는 정말 소중했다. 유통기한이 비교적 길었지만, 아껴 먹느라 라면에 벌레들이 생겼다.

벌레들이 있으면 한국에서는 그냥 버리고 다른 라면을 사먹으면 될 것 같지만, 쿠바에서는 쉽게 구할 수가 없기에 1시간이나 벌레들을 다 떼고 물에 끓여서 소독해서 먹었다는 글이 너무 인상 깊었다. 환경에 따라서 생존하기 위해 , 쿠바에서 재료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쿠바에서 여러 힘든일 도 있었지만, 작가는 쿠바의 광활하고 멋진 하늘을 보면서 힐링 받는 게 전해졌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하늘의 모습이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졌다. 쿠바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환경적으로 많이 열악했다. 한국이 어쩌면 너무 편리하고 발달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전과 단수는 셀 수 없이 많이 되었고, 무더운 여름에 외출하기도 힘든 나라이지만 에어컨도 아직 완전 옛날 기계만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다 대부분의 식당과 장소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기는 쉽지 않았다.

 

비가 오고 세차게 바람이 불던 날 앞집에 창문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앞집 사람은 창문이 떨어져도 아랑곳 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쿠바 사람들은 정전이 되고 에어컨이 고장이 나면 밖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걸어 다니며 춤을 춘다고 한다.

그들은 환경적인 제약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그 상황에 할일이 없으면 즐기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낙천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6P. 이제는 달라져볼까 한다. 내가 있는 이 천국에서 똥도 밟아보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춰 보아야겠다. 좀 더 유연한 사고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봐야겠다. 이곳에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려봐야 나중에 미련이 없겠지?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장 시스템과 열악한 환경이라서 짐작도 가지 않았지만, 그 환경들 속에서도 감사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과 그 마음을 잘 알아주는 동반자가 있다면 어디라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린다가 지금 사는 삶이 딱 그 모습이었다. 조단을 귀인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고마워하고, 자기 옆에서 믿어주고 한결 같이 사랑해주는 마음을 위해서 잘 살아가는 모습이 사랑스러워보였다. 자신의 삶 속에 사람들을 항상 귀하게 생각할 줄 알고, 행복하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그녀의 앞으로의 모습들이 궁금해졌고 독자로서 계속 응원하고 싶다.

 

책을 읽고 난 뒤 한 문장의 마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쿠바댁 린다의 진실되고 사랑 가득한 쿠바의 일상과 이야기,

나도 인생을 좀 더 유연하고 온전하게 즐기고 싶어졌다.

 

진정한 쿠바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쿠바 남편 한국 여자가 사는 알콩달콩 신혼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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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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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책은 많이 읽어봤지만, 남극 여행 책은 처음 이었다. 그리고 코로나 19로 대한민국으로 탈출하기 까지의 이야기 까지 다루었다고 하니 뭔가 더 새로울 것 같았고, 남극에 대한 신비로운 이미지와 이야기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로 표지를 만든 거라서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남극을 직접 탐험하러 가는 느낌의 앞 표지와 광할한 바다에서 힘차게 정진하는 배의 모습이 보이는 뒷표지가 보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뒷 표지를 다시 보니 바다에 떠 있는 배가 고립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느낌이 달라서 신기했다.

큰 결심을 하고 아내와 세계 여행을 떠나게 된 작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우주의 별을 읽으며 지구를 여행하고자 하는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마음이 느껴졌다.

 

 

책의 구성은

1장 남극의 신비로운 모습과 처음 알게된 정보와 섀클턴 탐험대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했고,

2장의 고립되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긴박해서, 같이 응원하면서 읽었다.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어서 그런지 1장보다 훨씬 더 빨리 읽은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감하면서 읽었다.

 

 

지구 최남단의 도시, 우수아이아

다섯개의 큰 바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남극해와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의 여섯 대륙. 5대양 6대주 그리고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동의 땅으로 관리되는 곳. 일곱번째 대륙 남극이 있다.

 

전설적인 남극 탐험가 섀클턴 탐험대의 항로를 따라 여행하고 22일 후 아르헨티나의 도시 푸에르토 마드린으로 귀항 예정인 일정으로 알바트로스 탐험호는 출발했다. 내가 생각하는 남극은 정말 새하얀 빙하로 바다에 거대하게 떠있는 섬 같은 존재였는데, 거대하고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광활한 바다에 하얗고 푸르스름한 빙하가 떠 있는 게 생각했던 남극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여서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지구에서 가장 험한 파도를 건너 멀미로 고생하며 292명의 사람들은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

남극을 탐험하는 탐험팀과 배를 운행하는 항해 팀, 음식과 숙소를 담당하는 호텔팀까지 체계적으로 나누어진 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남극을 여행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남극 항해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조디악이 커티스베이 근처를 출발하자 마자 앞 바다에서 남극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안타깝게 사진은 없지만 빙하사이로 커다란 혹등고래 두마리가 헤엄쳐 다니며 물줄기를 힘차게 뿜어 내고 있었고, 잘게 부숴진 빙하 조각 위에는 턱끈 펭귄이 영화 포스터 장면처럼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꽤나 큰 레오파드 물범이 빙하 위에 누워서 자고 있었다. 너무 귀엽고 온순해보이지만 사람이나 펭귄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고 하니 다시 보게 되었다. 광활한 대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사는 남극 동물 친구들을 나도 언젠가 눈 앞에서 생생하게 만나보고 싶었다.

 

배 안에는 있는 여행가 사진가, 과학자, 탐험가 등 여러 승객들끼리 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풍경 부분에서 작가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저녁 태양이 낮은 각도로 산과 유빙을 역광으로 비출 때 찍은 사진인데 그림을 그려놓은 것처럼 멋있었다.

 

작가가 소개해준 남극의 세 남자, 탐험가들을 소개해주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110년 전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하려고 떠났던 아문센과 스콧. 목숨을 건 레이스를 했지만 아문센은 성공하고 스콧은 실패하고 끝내 귀환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섀클턴은 성공보다 위대한 실패를 선택하게 된다.

 

그들은 도착하기 전에 식량이 바닥 났고, 배는 빙하 조각에 밀쳐져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섀클턴은 몇몇의 대원들을 엘리펀트 섬에 놔두고 극적으로 소수의 인원들과 이동하여 아무런 장비 없이 거의 맨몸으로 이동하여 끝내 구조선을 타고 다시 돌아가 1명의 희생자도 없이 모든 대원들을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105P. 스콧은 과학적 방법이 뛰어나고, 아문센은 속도와 효율성에 출중하다. 그러나 만약 재난이 들이닥쳐 모든 희망이 사라진다면, 섀클턴을 보내달라고 기도하라."

 

남극을 최대한 오염시키지 않기 위해 많은 규정에 따라서 조디악 고무보트를 타고 야외 랜딩을 할 수 있다.



 

여러 섬을 랜딩하면서 만난 동물들이 많았는데 다큐멘터리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생각나는 생생한 장면들이 책에 담겨 있어서 눈이 즐거웠다펭귄이나 바다표범들과 직접 교류도 할 수 있었고 그 동물들이 사람들을 겁내지 않아서 신기했다.

 



특히 사우스 조지아에 가서 만난 동물들과 자연의 풍경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상황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오염되지 않아서 동물들이 더 자유로워보였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동물들을 직접 눈 앞에서 보는 경험은 어떨까? 너무 값지고 소중한 경험일 것 같다.

 

사우스조지아의 또 다른 곳인 골든하버에 도착하면 해변에 누워있는 바다표범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 중에 조심해야 하는 건 어린 물개들이었다. 그 물개들이 사람을 물 수도 있다고 하여, 양손을 높이 들어 몸집을 커보이게 하며 대치해야 한다고 하니 귀여우면서도 조금 겁나는 상황이었다. 저렇게 귀여운 물개가 사람을 물다니...



남방코끼리 물범들과 물개 떼를 지나자 수만 마리의 킹 펭귄 서식지가 나왔고, 남극에서 일어나는 눈으로 보고 느끼고 몸으로 체감하는 일들이 전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

 

151p. 남극반도를 떠나며 이번 남극 여행에서 앞으로 이보다 더 놀라운 곳들이 있을까 싶었는데, 상상하지 못했던 다른 방식의 놀라움이었다. 예측은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법. 예측할 수 없다고 섣불리 단정짓지 말아야지. 'Never say never'라고 하지 않았던가.

남극14일차 사우스조이아에서의 마지막 날.

야생동물의 천국, 솔즈페리 평원에서 셀 수 조차 없는 수많은 펭귄들이 물 위에서 땅 위에서 물 속에서 열심히 뛰놀고 있었다.

 

161P.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남극 극장에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의 화면 속에 내가 있는 듯했다. 태어나서 그토록 수많은 야생동물들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일도 없었고, 비슷한 경험조차 없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알바트로스호는 급하게 돌아가야 했다.

나는 코로나19가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사스나 메르스처럼 몇 달 조심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과 해외에 없었기 때문에 고립이 어떤건지 체감할 수 없었다.

 

책에 나온 고립에 대한 생생한 일지와 상황들이 너무 안타깝고 극적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긴장하면서 손에 땀을 쥐고 보게 되었다.

 

입항은 모두 거절 당하고, 티켓은 여행가이드로 일하는 승객이 알아봐준다고 하여 작가 부부는 이기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표를 알아보지 않았다. 하루가 지날 수록 입항은 거절하는 나라는 많아졌고, 여행가이드가 알아봐주는 티켓은 터무니 없는 가격과 길게 돌아가는 루트 뿐이었다.

 

나중에는 잠깐의 시간을 주고 개인적으로 티켓을 구하면 우루과이에서 하선할 수 있다는 방송이 나온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점점 고립될까봐 , 개인적으로 티켓을 구하고 배에서 내리는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인터넷도 잘 안 되는 배 안에서, 부부는 급하게 표를 계속 알아보게 되었고 한국에서 알아봐주는 표들이 예약하면 몇시간 뒤에 취소 되고 비행기가 아예 안 뜨는 상황도 발생하고 수십번의 비행기 예약과 취소의 상황이 반복되었다. 표를 다 예매하고 몇 번의 환승 부분의 내역을 우루과이 직원의 스케줄 발음을 캔슬로 알아듣는 실수로, 배에서 내리기 직전에 부부는 끝내 배에 갇히게 되었다.

 

그리고 배의 스탭들은 승객들이 다 하선하지도 못하는데 자신들이 먼저 탈출을 한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때 다른 배에서는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거나 기침 환자들이 점점 많아졌고, 승객들 중 다른 배로 옮겨탄 곳에서 사망자들이 나오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생사가 오가는 그런 상황 속에서 터무니 없는 직원의 실수가 원망스러웠고, 먼저 탈출하려는 스탭들의 책임감 없어 보이는 행동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 것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정착하여 식량도 없이 언제 구출 될 지 모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고립 18일차 몇 번의 비행기 예약과 취소를 계속 반복한 끝에 승객 비행기는 아니지만 화물 운반 하는 비행기의 운행 사항을 알아봐준 친구 덕분에, 우루과이 영사관님에게 부탁하여 비행기 좌석을 어렵게 만들어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배에는 여러 세계 나라 사람들이 타고 있었고 한국인은 부부 2명 뿐이었지만 매일 찾아와 안부를 물어봐주는 건 대한민국 영사관 뿐이었다.

 

24시간 밤낮 없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구출에 힘써주시는 모습이 너무 인류애가 전해지면서 동시에 짠하게 느껴졌다.

 

한국 글자가 쓰여져 있는 과자가 이렇게 반가운 일 인가, 구하기도 힘든 한국 과자들을 챙겨주는 소소한 정이 깊게 느껴지는 순간이었고 부부가 긴박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을 것 같았다.

 

마지막에는 짐을 한국으로 못 들고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노트북이나 카메라 같은 고가의 장비들과 10년간 세계여행하며 모은 물건들 중에 고르는 상황까지 왔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고르기 힘든 최대의 난제일 것 같다.

배에서 호텔 직원들이 불러주는 이별 노래를 들으며 부부들은 배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까지 비행기 입국에서 문제들이 있었지만 우루과이 영사님의 도움으로 출발할 수 있었고, 짐들도 다행히 영사님이 맡겨두었다가 잘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남극 탐험한지 34일만에 무사히 인천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계속 고난과 역경이 반복되어서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고립 일지였다.

배에서 땅까지 발을 내딛는 순간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던가 싶었고, 코로나19가 정말 무섭기도 한 일화였다.

남극이 궁금하다면,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볼 법한 동물들을 마음껏 보며 대리만족할 수도 있고

코로나19로 힘겹게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탈출하는 긴박한 이야기까지!

단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남극여행 에세이 '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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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완성 수프 도시락 - 쉽고 간편한 수프 레시피 60가지
아리가 카오루 지음, 이은정 옮김 / 푸른향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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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만에 수프를 완성 할 수 있는 솔깃한 제목을 보고 책을 보게 되었어요.

 

간단하게 수프를 만들어주는 레시피라서, 다이어트 도시락이나 직장인 메뉴나 도시락 메뉴로 좋을것 같았어요! 10분 완성 수프 레시피는 뭐가 있을지 궁금했어요.

 

건강하고 맛있는 초간단 수프 레시피! 저 같은 요리 초보자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예요.

 

수프 작가라는 수식어가 너무 귀엽고 따뜻해보였어요.

수프의 실험실 '수프 랩'을 비롯해 간단한 레시피로 요리가, 부담스러워지지 않는 생각 전환법을 알리고 있다는 아리가 카오루.

 

그녀의 따뜻한 수프 레시피는 뭐가 있을까요?

 

가을과 겨울의 수프 도시락, 봄과 여름의 수프 도시락으로 전체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가을과 겨울의 수프 도시락에는 양파, 당근, 소송채, 브로콜리, 대파, 버섯, 단호박, 배추, 순무, 연어, 돼지고기를 봄과 여름의 수프 도시락에는 양배추, 미니 토마토, 가지, 오크라, 피망, 청경채, 버섯, 캔 음식으로 수프를 만들 수 있어요.

 

끓인다 - 수프 도시락 통에 담는다 - 잠깐 기다린다 끝.

건더기는 많이 먹는 느낌으로, 편하게 시판 수프 재료는 사용하지 않고 볶거나 끓여서 단시간의 재료의 맛을 끌어낸다.

간단하면서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수프, 제대로 배워서 건강도 지키고 맛있게 수프를 만들고 싶어졌어요.

 





예전부터 양파 수프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책에서 순서가 정말 간단해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해보기로 했어요.

양파를 자르고 볶고 버터 넣고 캐러맬 색이 될 때까지 볶고 물을 넣고 끓이면 끝.





 


1. 양파 1개를 썰어서 준비해준다.

2. 후라이팬이나 냄비에 양파와 물 50ml를 넣고 볶아 준다.

3. 양파 물기가 사라질 때쯤 버터를 넣고 캐러멜 색이 될 때까지 볶아 준다.

4. 캐러맬 색이 된 양파에 물 200ml를 넣고 끓여준다.

5. 바게트 빵이나 기호에 따라서 빵을 추가해서 같이 맛있게 먹어준다.

 

직접 해보니 양파를 볶다가 버터를 넣고 캐러맬 색이 될 때까지 볶는 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시간을 들인 만큼 버터의 풍미와 양파의 단맛이 어우러져서 더 깊은 맛이 났어요. 파슬리가루도 톡톡 뿌려주고, 바게트 빵에 얹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요즘 같은 날씨게 따뜻하고 간편하게 먹기 좋은 양파 수프여서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양파와 비프로 먹음직스러워 보였고, 버섯과 당근까지 들어가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수프라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



좋아하는 단호박이 들어간 채소 카레와, 닭고기를 넣고 납작 보리까지 들어가서 씹는 맛이 있는 수프. 색다른 재료의 조합이라서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버릴 수 밖에 없는 닭 껍질을 향이 강한 대파와 감칠맛을 더하는 수프로 만들 수 있다니 놀라웠어요. 과정은 정말 간단했고, 닭 껍질과 대파의 조합이 어떤 맛을 낼지 궁금했어요.



 

사찰식 수프로, 아주 건강한 재료만 들어간 느낌이 들었어요.

청경채와 순두부의 조합이라니 정말 산뜻하고 깔끔한 맛이 날 것 같았어요.





팽이버섯과 스위트 콘과 달걀로 간단하게 수프로 만들 수 있다니,

요리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간단한 요리 방법 이었어요.

 

간단하게 만드는 10분 완성 수프 레시피북으로 직장인 아침 메뉴 추천으로도 좋고,

직장인 도시락과 다이어트 레시피, 도시락 메뉴로도 좋은 이 책 정말 유용하게 잘 읽어봐야 겠어요.

요리를 간단하게 만들고 싶고, 요리 초보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10분 완성 수프 도시락' 책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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