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 - 마음과 행동을 탐구하는 새로운 과학
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최재천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웅진 지식하우스에서 출간된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입니다. 저자의 경우, 학계에서는 이미 관련 연구로 입지론적인 인물이기도 하고요. <이웃집 살인마>와 <욕망의 진화> 등의 저술이 특히 유명합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드릴 <진화심리학>은 저자의 학술활동에 있어서 어떤 결정판이랄까요.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자 (Highly Cited Researcher)라는 점 역시 그러한 부분들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2.

  사실 심리학이라고 하면 국내에서도 상당히 다양한 방양으로 분기도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예컨대, 연세대와 고려대에서는 문과대학으로, 그 외 서울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에서는 사회과학대학 소속이라는 점이 그렇지요. 그런 면에서 데이비드 버스의 저술들과 <진화심리학>은 그러한 심리학의 포지션을 확실히 잡아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21세기형 심리학은 확실하게 인지과학적 방법론을 채택하여 연구되어야 할 이공계열 학제라는 것입니다. 





3. 

  책의 구성을 볼까요.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진화심리학이 발달해 온 족적을 들여다보고 있고요. 특히, 진화론과 관련하여 심리 기제를 면밀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데이비드 버스의 결정판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달까요. 일종의 개론서로서도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교재로 쓰이기도 하고요.)  2부에서는 생존과 관련지어서, 3부에서는 성과 짝짓기와 관련지어서 진화심리학을 얘기하게 되고요. 4부와 5부에서는 각각 친족과 집단과 관련하여, 마지막 6부에서는 '통합 심리 과학'이라는 테마로 앞의 주제들을 아우르게 됩니다.




4.

  책은 730페이지에 이르기 때문에 당연히 만만하게 덤벼들만한 책이 아닙니다. 하지만 친절한 서술과 적절한 사례들과 문장들이 유려한 책이고요. 그러한 부분은 저자가 그 동안의 많은 저술에서 진즉 선보였던 부분으로 충분히 기대하시더라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심리학이라는 흥미로운 이름으로 쏟아지는 함량미달 도서들이 많은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를 메워가는 시점에, 정공법으로 독자들 앞에 설 위엄있는 책이랄까요. 그동안 겉할기와 피상적인 연구들에 지적갈증을 느끼고 있던 많은 독자들에게 맑은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을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 - 10인의 과학자들이 뽑은 내 마음을 뒤흔든 과학책
강양구 외 지음 / 바틀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1.

 

다소 문학적인 제목이 붙었지만 쉽게 말해 10인의 과학자들의 추천 책 에세이입니다. 사람을 구획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굳이 사람을 분류하는 기준이 있다면그 중 한가지가 과학도와 과학도가 아닌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만큼 과학이라는 건 조금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고, 실제로 과학이 접점을 가지는 많은 분야에 비해 낯설게 느껴지는 장르이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과학자들이 권하는 과학책이라 함은, 큰 함의를 가지는 부분일 수밖에 없겠다.

 

 

2.

 

책의 형식을 볼까요. 그러니까 10명의 과학자가 총 두권씩 책을 추천합니다. 한 권은 과학과 관련된 책, 나머지 한 권은 소설이랄지, 에세이같은과학 외의 범주의 책을 추천하는 식이지요. 전자의 경우로는 <냉정한 이타주의자>라던가 <빅 히스토리>같은 명저들이 등장하고요. 후자의 경우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부터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같은 조금 과학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장르까지 확장해나가는 대담함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다보면 상당히 놀라운 지점들이 있는데 첫번째는, 과학자들은 왜인지 문장력이나 조어력이 떨어질 거라는 편견이 금세 사라진다는 것과 둘째로는 과학자들이 추천하는 과학책이라고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현학적이지 않다는 점.

 

 

 

3.

 

그런 부분에서 많은 부분들이 참고할만한 서적이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본인이 시나 문학을 다루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과학은 피해가지 못할 학문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세련된 접점을 여러 곳 제공해주는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과학이라는 단어가 두번이나 들어가는 제목이지만 비단 과학이라는 생각보다 일종의 독서와 관련된 특징적인 책으로서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01 워드 - 지적 리딩을 위한 고급 영단어 지적 리딩을 위한 보카 시리즈
머레이 브롬버그.줄리어스 리엡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국내에서 영어교육이라고 한다면 너무나 시험공학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실정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우선 실용적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함의를 가지는 책이라고 생각하고요. 저자의 유려한 통찰과 방향을 기대하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으로 읽는 유럽의 난민 - 구호 현장에서 쓴 생생한 기록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11
케이트 에번스 지음, 황승구 옮김 / 푸른지식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오늘 소개드릴 책은 그래픽 북입니다. 그러니까, 프랑스의 항구 도시인 칼레의 난민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활자와 일러스트를 적극 활용해 옮겨낸 책이지요. 칼레 난민촌은 정부 차원에서 철거를 단행했음에도 현재까지 1,000여명의 난민이 살고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난민촌입니다. 유럽이라고 하면 난민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기 쉽지 않은데요. 그런 부분에서 상당한 통찰을 엿볼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2.

  그림이나 만화란 장르는 장르 자체에 내재된 힘과 호소력에도 불구하고 종종 천대받아 왔지요. 그런 부분에서 인류사적으로도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할 '난민'이라는 테마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미 빼어난 구석이 있달까요. 심지어 저자가 경험으로 누적해 온 사연들을 상당히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시종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활자라고 해서 그림이나 사진보다 탁월한 것이 아님을, 오히려 그림이기에, 직선적이고 절절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책으로 관련 이슈를 환기시킬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3. 

  작금에도 난민 문제는 다양한 각도와 층위에서 들여다보아야 할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쉽게 단락지어버리는 어떤 맥락의 뼈아픈 사연들을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추천드리고요. 책은 유럽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 이야기란 것이 공감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결국, 이 사연들이 유럽의 난민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촌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들의 이야기로 쉽게 확장이 됩니다. <그림으로 읽는 유럽의 난민>은 그 생생한 기록을 어떤 활자보다 선명하게 그려낸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 괴짜 과학자들의 기상천외한 죽음 실험실
코디 캐시디 & 폴 도허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저는 한때, 저의 죽음을 항목별로 유형화해본 적이 있어요. 예컨대, 교통사고로 죽게 될 경우. 혹은 질병으로 죽게 될 경우 등등…그리고 각각의 항목마다 대비책이랄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랄지, 그런 것들 역시 함께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데요. 나만 이렇게 그로테스크한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인가, 착잡하기도 했었는데 지구 저쪽에서는 역시 이런 괴짜들이 한가득 있었나 봅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은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죽음을, 객관적인 실험치와 수치들로 흥미롭게 그려낸 멋진 책입니다.



2.

  책의 서문은 이렇게 운을 뗍니다.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그러니까, 책의 저자는 흥미로운 문장을 구사할 줄 아는 문학가이고 상당한 조어력을 가진 문장가입니다. 책은 약 50여가지의 상황들을 설정해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벼락을 맞는다면?'이란 챕터에서는 말을 길게 늘이지 않고 실제로 번개가 몸을 에워싸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원리와 수치로 설명해주는 식이지요. 그리고 이 50여가지의 상황들이란 게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지만, 대부분은 그 결과를 모르는 흥미로운 상황들이라는 겁니다. 

예컨대, '엘리베이터 케이블이 끊어진다면?' 


누구나 생각해보지만 왠지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직관이 있잖아요. 
(결과가 궁금하다면 책의 77페이지에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3. 

  어떤 면에서 엽기적인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책들은 정말 흔하지 않고 귀한 책이에요. 자칫하면 너무 가벼워진다거나, 혹은 쉽게 구심력을 잃기 마련이어서 기획단계에 그치는 책들이 많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저자의 유려한 문장들과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상당히 돋보이는 책입니다. 이상으로 강력하게 일독을 권하며 글을 마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