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 괴짜 과학자들의 기상천외한 죽음 실험실
코디 캐시디 & 폴 도허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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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한때, 저의 죽음을 항목별로 유형화해본 적이 있어요. 예컨대, 교통사고로 죽게 될 경우. 혹은 질병으로 죽게 될 경우 등등…그리고 각각의 항목마다 대비책이랄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랄지, 그런 것들 역시 함께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데요. 나만 이렇게 그로테스크한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인가, 착잡하기도 했었는데 지구 저쪽에서는 역시 이런 괴짜들이 한가득 있었나 봅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은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죽음을, 객관적인 실험치와 수치들로 흥미롭게 그려낸 멋진 책입니다.



2.

  책의 서문은 이렇게 운을 뗍니다.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그러니까, 책의 저자는 흥미로운 문장을 구사할 줄 아는 문학가이고 상당한 조어력을 가진 문장가입니다. 책은 약 50여가지의 상황들을 설정해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벼락을 맞는다면?'이란 챕터에서는 말을 길게 늘이지 않고 실제로 번개가 몸을 에워싸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원리와 수치로 설명해주는 식이지요. 그리고 이 50여가지의 상황들이란 게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지만, 대부분은 그 결과를 모르는 흥미로운 상황들이라는 겁니다. 

예컨대, '엘리베이터 케이블이 끊어진다면?' 


누구나 생각해보지만 왠지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직관이 있잖아요. 
(결과가 궁금하다면 책의 77페이지에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3. 

  어떤 면에서 엽기적인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책들은 정말 흔하지 않고 귀한 책이에요. 자칫하면 너무 가벼워진다거나, 혹은 쉽게 구심력을 잃기 마련이어서 기획단계에 그치는 책들이 많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저자의 유려한 문장들과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상당히 돋보이는 책입니다. 이상으로 강력하게 일독을 권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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