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입구에 보면 돌탑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남대를 대통령 개인별장에서 충청북도 재산으로 환원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아 문의면 주민 5800명이 그 숫자 만큼의 돌로 탑을 쌓았단다.
거창한 은공탑이 아니고, 유명 예술가의 작품도 아니고, 대통령의 친필도 아닌,
초등학생 글씨로 삐뚤빼뚤 새겨져 그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의면 주민은 매해 줄어들어 2010년 11월 현재 5,046명에 불과하다.
이는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오창읍으로 인구가 이탈한 까닭이 아닐까 싶다.
2003년 오창과학산업단지가 분양되기 시작하면서
오창은 세종시와 함께 노무현대통령의 충북경제공약의 중심이 된다.
지방에 있는 산업단지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오창은 입주율이 거의 100%에 달하고,
2007년 읍으로 승격되면서 인구 또한 3배나 급증함으로써,
공동화현상이 급격히 진행되던 충북은 이 해 인구수가 2만이나 껑충 뛰어올랐으며,
지금까지도 오창을 중심으로 충북의 인구수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다.

 

청남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세운 건 팻말 하나 덜렁이다.
역시 거대한 공적비가 아니라 더 가슴 깊게 다가온다. 
조금 재밌는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남대를 이관하기 전에 하룻밤 일부러 묵었다는 것.
대청호를 끼고 있어 절세의 풍광을 자랑하는 이 곳에 머무르면서
어쩌면 속으로 조금 아깝게 여겼을지도 모른다는 우스개 생각이 들었다.

 

청남대 건물 2층에 올라가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흔적이 하나 더 있다.
2003년 4월에 멈춰진 달력...
대통령 개인별장으로서의 역사가 끝났다는 의미일 것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청남대 안에 청와대 모델하우스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2003년에 멈춰진 시계바늘 때문에 인테리어며 가전제품이 어찌나 구식인지 웃음이 나왔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삼성, LG, 아남의 브라운관 TV(일명 볼록이)를 보니,
청와대에는 지금쯤 3D LED Smart TV가 설치되어 있는지 몹시 궁금해졌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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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1-03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3년 4월에 멈춰선 달력, 시간이 멈춘 듯 한 번 더 보게 되어요.
TV에 대한 관심은 혹시 직업 의식이 발동한 걸까요? ^^

조선인 2011-01-0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러게나 말입니다. 묘한 직업의식이지요.

순오기 2011-01-03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남대 입구의 돌탑을 나는 왜 못 봤을까요? 저런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ㅜㅜ
이렇게 알라딘에서 새롭게 알아가는 게 많아서 좋아요.^^

조선인 2011-01-0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청남대 정문 들어가기 전 대나무숲 있죠? 그 앞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