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 속에서
조 월튼 지음, 김민혜 옮김 / 아작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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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이야기는 판타지이기도 하면서 현실과도 엄청 가까운 이야기다.


모리는 강력한 힘을 가진 마법사이다. 

사악한 힘을 가진 어머니와의 대결에서 자신의 쌍둥이 자매를 잃었고 어머니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그녀는 상처입은 마법사다. 대결은 끝났지만 모리는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가 살던 터전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어머니와 마법에 대해 생각할 때, 모리는 숙련된 전사(마법사)의 모습을 보이고 

자기가 다루는 마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한다.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에서 멀어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건 미성년자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큰 결정인데

자기 인생에 없었던 아버지와 아버지의 가족을 찾아낸 것이다.


또한 자신이 가진 강력한 힘에서 멀어지기 위해 애쓰고 

동시에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마법적인 장소와 존재들에게 강력하게 끌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하기를 원한다. 


사고로 인해 다리를 저는 모습과 그에 수반되는 통증은 모리의 머릿속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생각하고 그녀는 늘 화가 나있거나 예민해져 있다. 이런 면에서 모리는 일종의 ptsd를 겪고 있는 군인같아 보인다.


모리는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버지의 가족들과 교류하게 된다. 아버지의 가족들은 은근한 힘으로 모리를 자신들과 비슷하게 만들려고 압박한다. 모리는 그 과정에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아버지와 점점 더 가까워진다. 모리는 이 과정에서 이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계급의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고 마법사-전사적인 고통이 아니라 좀 더 15세가 겪는 사회적 압박감을 겪게 된다. 


모리는 15세 학생으로 기숙학교에서 살고 있는 괴짜 성향을 가진 책벌레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SF와 판타지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는데 평소에는 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사람을 찾지 못해 요정들과 교류하고 독서모임이 생긴 후부터는 대화할만한 사람들을 찾아내서 안정감을 찾아가기도 한다. 동시에 그 외의 시간에서는 외로움을 느끼거나 책을 좋아하고 자신과 닮은 면모를 가진 아버지에게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책 읽기는 모리의 인간관계에 도움을 주고 고통을 잊게 해주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데에도 도움을 준다.


모리가 가진 마법사적인 고통과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고통 모두 책과 독서모임을 통해 조금씩 헤쳐나갈 수 있게 된다. 사람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모리에게 계속 도움이 된다. 사서인 캐롤은 모리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모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다. 모리가 책 이야기를 하면서 만난 윔도 모리를 이해하고 감정적인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이 모든 건 모리가 어머니를 완전히 떠나고 아버지와 연결되는 데 도움을 준다. 책 이야기도, 책 모임 이야기도 아버지를 이해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데 도움이 된다. 아버지가 윔을 모임에 초대하면서 아버지는 고모들이 다른 계급의 교양있는 젊은이와 대화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버지도 모리와 모리의 책 이야기에 도움을 받게 되었다. 


15세에 세상과 불화할 때 마법적인 존재가 주는 위로는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하는데, 

성장하면 마법과 헤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나 모리는 자신의 마법과 헤어지지 않고

책들과도 헤어지지 않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게 되고

소중한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는데도 성공하게 된다.


모리와 모리의 마법을 계속 응원하고 싶다.


책을 충분히 사랑하면, 책들도 당신을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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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유년기의 끝 - 아서 C. 클라크 탄생 100주년 기념판
아서 C. 클라크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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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에 나온 책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나머지

모든 사람이 그 내용을 알 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이야기 전부에도 식상해져서 

더 이상 그 자체로는 빛을 갖지 못하게 된 이야기도 있어요


그렇지만 <유년기의 끝>은 여전히 빛나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책 안의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책이 갖고 있는 강력한 이미지에

여전히 매혹되는 느낌이예요


유년기의 끝을 읽고 나면 느껴지는 압도적인 감정이 있어요

이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는 거대한 웅장함입니다

이게 어떤 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시대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이 독특한거예요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인류 전체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이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영향을 받은 많은 작품들을 떠올릴 수 있고요

동시에 이 시대에 존재한 나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겠다는 영감을 줍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작품들이 영향을 받았나봅니다(에반게리온부터 스타크래프트까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누구라도 이 책에 영감을 받아 어떤 글을 쓰더라도

유년기의 끝은 영원히 재밌을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작가의 의견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평균적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이 세 시간이나 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곧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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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모든 좀비는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10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조호근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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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기서 <너희 모든 좀비는>을 읽을 때 

저는 사실 장르적으로 약간 다른 것을 기대했어요

우리 시대에는 BL이 엄청 유행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건 다른 주제에 관해 더 중심을 맞추고 있었고

엔딩을 보면 약간 쓸쓸한 마음이 들어서 눈물도 약간 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어째서 이렇게 쓸쓸한걸까요?

인간이 자신의 고난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오로지 자기 자신이 필요하기 때문일까요?


이런 외롭고 쓸쓸한 부분은 종교로도 해결할 수 없고

결국 인간이 자유주의자이면서 동시에 회의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모든 과학적 마술적 트릭이 필요하고 

이런 과학적이고 마술적인 트릭들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결국 이 모든 것은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그런 슬픔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인라인에게서 사랑 말고 고독이 더 크게 느껴지는 단편은 

이게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것...



10권을 모두 달리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또 이런 멋진 전집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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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9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고호관 외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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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라인은 정말 다양한 것을 쓸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까지 재밌다니?


심연같은 경우는 정말 007을 읽고 있는 느낌이었고

우주를 누비면서 이런 모험을 하는 걸 보면 

스페이스 카우보이라는 말이 생각나더라고요

당연히 하인라인의 시대가 준 영감일 것이고...

후세대는 영향을 받았겠죠

그런 생각을 하면 이런 엄청난 업적을 남기다니 선대의 엄청난 작가가 대단해보이는 거예요


이번 책은 지난 하인라인의 책들보다 조금 더 폭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갑자기 사람을 고문하거나.. 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007같은 스파이물이라고 생각하니 납득이 되는 부분이긴 한데

이전과는 다르게 조금 긴장이 필요했습니다


만약에 제가 <심연>을 할리우드 영화 시나리오와 캐스팅으로 만든다면 

무조건 볼드윈은 잘생긴 사람으로 캐스팅할거예요

당신을 이 시대의 기깔나는 악역으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사실 볼드윈가 길리드가 뭔가 잘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너무 멋진 여자가 나타나서... 길리드를 채갔습니다

아... 뭐예요 하인라인 아저씨...

지금 잘되어가고 있었는데...

만약에 지금 이게 할리우드 영화로 나왔다면???

아마 볼드윈X길리드가 잘나갔을 것입니다

60년전이라 참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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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는 머저리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8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배지훈.조호근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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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과 아포칼립스 

아포칼립스와 핵전쟁


이 두 가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이죠

콜롬버스는 머저리에 실린 작품들을 보면

어떤 윤리적 실험들을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제리는 사람이었다>같은 작품이 갖는 대범한 윤리적 의식도 그렇고요

<콜럼버스는 머저리> 같은 작품은 짧은데도 하인라인의 글쓰기 전체를 통과하는 메시지가 담겨있어요


뭔가 어중떠중하거나 돌아가거나 머뭇거리는게 없어요

하인라인의 인물들이 그렇듯이

하인라인의 주제의식 역시 대범하고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걍 말해버립니다

판사고 군인이고 스파이고 혁명가고 상관없이

그냥 대범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에 관해 불평하지 않아요


이거 현대인에게는 별로 없는.. 멋진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게 하인라인의 책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사랑에 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요즘 사랑이 없는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로맨스 말고도 말이죠!

그냥 인류애도 바닥인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면

읽는 사람은 약간 기분이 언짢아질때도 있어요

그게 엄청 재밌는 이야기라도 말이죠


하지만 하인라인은 그런 우려를 접어두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안심하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네요 

정치든 연애든 전쟁이든 모험이든간에

사랑이 있다면(로맨스아님) 어떻게든 됩니다

하인라인이 정말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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