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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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품고 삶을 읊는 시의 역사

 시대가 바뀌어도 쉽게 잊히지 않는 시가 있다. 망망한 언어의 바다에서 시인의 사유로 건져 올린 몇 개의 단어와 그 배열에 일정한 운율이 달라붙어 한 편의 시로 읽힌다. 그런데도 어떻게 시는 시인의 수명을 훌쩍 넘어 그토록 오래도록 살아남을까? 이 책은 영문학의 거장 존 캐리가 들려주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와 시인들의 뒷이야기다. 신과 영웅, 전쟁 이야기를 다룬 대서사시부터 왕정 시대와 중세의 시인들, 근ㆍ현대의 낭만주의자와 모더니스트들의 시를 간결하고 품격 있게 소개하면서 각각의 시에 내재된 의미와 가치를 가늠한다. 단테, 셰익스피어, 워즈워스, 블레이크, 휘트먼, 예이츠, 엘리엇과 파운드, 월코트, 안젤루 등 시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시인들의 삶과 그 작품을 만나다 보면 숨 가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잊고 있던 감성에 흠뻑 젖어볼 수 있을 것이다._소소의책 펴냄

존 캐리(John Carey) 지음_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 비평가, 도서 평론가, 방송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지식의 원전(The Faber Book of Science)」, 「역사의 원전(The Faber Book of Reportage)」 등을 엮었고, 지은 책으로 「필독 실낙원(The Essential Paradise Lost)」과 「예술의 효용(What good ard the arts?)」, 존 던과 에밀리 디킨슨 연구서, 윌리엄 골딩의 전기가 있다. 회고록 「뜻밖의 교수(Unexpected Professor)」는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100명의 시인들(100 Poets)」을 집필했다.

김선형 옮김_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르네상스 영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이노센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프랑켄슈타인」, 「시녀 이야기」, 「미 비포 유」, 「수치」, 「도롱뇽과의 전쟁」, 「캐주얼 베이컨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센서스」 등이 있다.





 소소의책에서 새로운 역사 교양서가 출판되었다. <세계 종교의 역사>, <철학의 역사>, <고고학의 역사>, <언어의 역사>에 이어서 다섯번 째 역사 시리즈이다. 이전에 <세계 종교의 역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개의 역사 시리즈를 다 재미있게 읽어보았고,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시의 역사>도 기대가 되었다. 사실 시에 대한 역사가 궁금해본 적이 없고, 시와 역사라는 것 자체를 연결하는게 생소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문학에는 조예가 없었지만, 미술 작품을 시작으로 점점 글 또는 그림으로 메세지를 전하는 방식 자체가 생각보다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나 시는 단어 하나 하나, 문장 표현 하나 하나에 많은 뜻을 담은 함축적인 언어이기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시의 역사>는 펜이 칼보다 강하게 되기까지의 시의 역사를 담은 책으로, 시라 함은 따로 찾아서 읽지 않는 이상 우리가 학생 때 국어 시간에 접해본게 전부이기 때문에 삼국 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정도면 꽤 오래된 시라고 생각했지만, 시의 역사는 기원전 20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0세기경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인류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를 시작으로 단테, 셰익스피어, 워즈워스 등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시의 배경이나 소재로 분류하거나 시대로 분류하여 총 4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같은 소재를 가지고 썼거나 같은 시대에 태어난 여러 작품들을 비교해본다. 시는 당시 시대적 상황을 잘 반영하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시를 통해 당시 시대적 상황을 추측해볼 수 있고, 그 시를 쓴 작가의 성향과 표현법도 들여다볼 수 있다.




 "알 수록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작가와 당시 시대를 알면 작가가 원하는 해석을 도출해내는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시를 읽는 독자의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게 해석될 수가 있으나, 이 또한 시가 가진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라는 소재를 통해 시대의 흐름과 당시 시대적 상황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방식의 역사책이며, 이 책을 통해 시의 매력과 시가 가지는 힘을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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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일까?

음악이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된 소리라면, 시는 언어를 조직하는 한 방식이다.

언어를 특별하게 빚어내면 시가 되고, 시가 되면 기억되고 가치를 부여받는다.

언제나 목적을 달성하는 건 아니다.

수세기가 흐르는 사이 까맣게 잊힌 시가 수천수만 편에 달한다.

이 간략한 역사는 잊히지 않은 소수의 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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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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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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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부부가 동시에 퇴사하고 오백일의 세계여행을 다녀온 그 후의 이야기이다. 느슨한 어른으로 커가는 게 불안했던, 지금 하는 일이 10년 후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아 두려웠던, 치열하게 살아도 젊음을 낭비하는 것만 같았던 부부. 그들이 퇴사와 여행을 결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여행으로 인해 달라진 삶의 이야기, 여행 후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도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는지 등을 솔직하게 풀어놓음으로써 직장생활과 퇴사 사이에서 불안해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고민을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다녀온 후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꾸려가는 네 부부의 인터뷰도 함께 담아 퇴사 후의 삶을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했다._푸른향기 펴냄

곽새미 지음_5년간 외국계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다 퇴사하고, 남편과 함께 500일 동안 35개국을 여행했다. 귀국 후 서울에서 재취업을 하는 대신 제주에서 프리랜서로 살고 있다. 아침에는 요가를 수련하고, 낮에는 스타트업에서 브랜드를 만든다. 저녁에는 제주살이 에세이를 써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주간 백수부부’를 운영하고 있다. 장점은 자기 합리화와 정신 승리, 단점은 발등에 불 떨어질 때까지 미루기. 입에 딱 붙는다는 이유로 ‘망샘(망할 새미)’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퇴사하면 정말로 ‘망하는’ 줄 알았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백수의 복지, 자유를 누리며 행복한 반백수의 삶을 살고 있다. 사모예드를 키우는 돈 많은 프리랜서가 되는 게 꿈이다.




이제야 시작된 매일 매일 똑같은 직장인의 삶

 퇴사 후 세계여행, 그리고 제주에서의 프리랜서 생활. 직장인 누구나 한번 쯤은 꿈꾸는 인생이 아닌가 싶다. 오랫동안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나는 용기, 그 후 돌아와서 재취업이 아닌 프리랜서가 되기로 한 결심, 우리나라에 이러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며 적은 돈이지만 모아 모아 첫 유럽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 떄에는 돈이 없었지만 시간은 많았기에 돈만 있다면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떠나지 못하는 K-직장인이 되었다. 나는 내 나잇대 사람들에 비해 정규직 직장생활을 늦게 시작했다. 그동안 프리랜서같은 비정규직 일자리에서 적은 돈을 받으며 돈이 모으면 떠나고, 또 돈이 모으면 떠났다. 친구들이 과장이 되고, 연봉 4천이 넘고 더 도약하기 위해 대기업으로 이직한 후에야 비로소 정규직 사원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떠나고 싶은 마음은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바꿀 수 있는 시간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으니.

 우리가 일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돈이 있어야만 생활을 할 수 있고, 여가를 즐길 수 있고,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해야 하지만 동시에 퇴사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떠난 부부의 이야기이다. 여행 에세이인 것 같지만 여행하면서 퇴사 후 불안함과 다시 돌아가야 하는 막연함, 그리고 여행하면서 느꼈던 회사 밖의 삶을 담았다. 단순히 퇴사 후 여행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퇴사 후 세계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더욱 와닿고 용기가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 곽새미는 퇴사 위기가 온다는 회사생활 3년을 넘어서 서른 공포증을 이겨내며 5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후배 직원 하나 없는 막내 신세였다.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그저 현실에 안주해버릴 무렵 마흔 공포증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매일 똑같은 생활에 현타를 느끼며 어디선가 들려온 북소리에 퇴사를 결심한다. 북소리라 하지만 그저 우리나라 직장인 누구나 겪는 매너리즘의 절정이 아니었나 싶다. 혼자도 아니고 부부가 함께 퇴사하고 떠날 결심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을까. 그렇게 떠난 여행. 24시간 붙어있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티격태격 싸우곤 하고, 세계여행을 떠나면 무언가 삶의 변화가 있는줄 알았는데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귀국일이 다가올수록 커져갔던 불안함...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늦은 나이에 퇴사하고 여행이 끝나서 다시 돌아가면 뭐 해먹고 살아야 할 지 앞으로의 삶을 걱정했지만 걱정한 것의 십분의 일도 현실로 일어나지 않았다. 원래 인생은 걱정하는 것의 반의 반의 반도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을 마주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가도 마냥 좋지 않고 걱정만 될 것 같았지만 저자는 세계 일주하고 불안으로부터 해방이 되었다고 한다.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저자만의 행복을 찾은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아직 회사에 입사한 지 몇달 되지 않은 신입이지만, 언젠가 나도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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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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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삽질여행

 세상에 완벽한 여행법은 없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처럼, 우리 모두에게 여행이란 결국 삽질의 연속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그건 이미 여행이 아니다. 저자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24개국 100여 개 이상의 도시를 여행했다. 일본에서 1년 넘게 교환학생으로 지내기도 했고,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에 5개월간 머무르며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세계지리에 대한 여행인문교양서인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된 『웰컴 투 삽질여행』은 작가가 혼자서, 혹은 둘이서, 혹은 가족과 함께 여행하며 겪은 당혹스럽고 어처구니없는, 때로 부당한 일들만 모아 엮은 여행 에세이다._푸른향기 펴냄

서지선 지음_지도가 좋아 여행을 시작했고, 여행과 지리에 관한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는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가 있다. 취미는 여행책 뒤적거리기요, 몇 없는 특기 중 하나는 세계지도 외우기다. 지리학을 전공했을 것 같지만, 일본학 그리고 문화관광학을 전공했다. 지도 위를 직접 걷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24개국 100여 개가 훌쩍 넘는 도시를 여행했다. 여전히 귀를 쫑긋 세워 새로운 곳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미래의 여행 계획을 세운다. ‘지도를 알고 떠나니 여행의 가치가 달라졌다’는 말을 듣기 위해 책과 여행매거진, 때론 강연으로 여행과 지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렇게 웃긴 여행 해봤어?

계획대로 된다면, 그건 여행이 아니야!

24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여행,

완벽주의 여행자가 파괴왕이 될 때까지

 요즘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항로가 슬슬 풀리고 있지만, 여전히 전염병의 우려는 존재한다. 또한, 이제 막 여행산업이 활발해지면서 비행기표도 꽤나 비싸서 선뜻 떠나기가 망설여지기도 한다. 그러한 와중에 여행 에세이를 접하게 되었고, 이 책은 읽는 내내 지난 나의 해외여행을 여러 번 떠올리게 했다.

 저자 서지선의 책은 <지리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라는 책으로 먼저 접해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지도를 보는 것을 좋아했던 저자는 이제는 직접 전세계 24개국을 돌아다니는 여행자가 되었다. 나 또한 어릴 때부터 세계 지도나 각 나라의 국기들을 보는게 즐거웠던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직접 세계 지도 위를 걸으며 책을 낸 저자가 참 멋지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 <웰컴 투 삽질여행>은 저자가 그동안 다녔던 여행지에서 있었던 웃픈(?) 해프닝들을 위주로 담은 책으로, 나도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이야기가 여럿 나와서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결국 여행은 삽질의 연속이다

 설렜던 내 인생 첫 유럽여행은 1달 여행을 떠나기 전 3달동안 계획을 짰었다. 하지만 도착한 첫 날부터 일정대로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삽질을 한 것은 아닐까 싶다. 전문가가 짠 패키지 여행도 간혹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데, 자유 여행이면 오죽할까.

 이동하면서, 날씨때문에, 벌레와 질병으로, 와이파이가 터지질 않아서 등 여행자라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생긴 해프닝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특히 일본에서 1년동안 교환학생을 지내면서 의사소통으로, 또는 문화차이로 생긴 일화가 흥미로웠다. 나는 저자처럼 일본학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일본어를 오랜 기간 배워서 일본에서 살아보고 싶었기에 흥미로웠고, 만약 내가 실제로 일본에서의 생활을 실행에 옮겼다면 나도 이런 일들을 겪었겠지? 하면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24개국 100개가 넘는 도시들을 여행하며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경험을 통해 계획대로 되지 않고 돌발 상황이 생기더라도 의연하게 또 떠날 준비를 하는 저자의 다음 삽질여행이 궁금해진다.




여행길에서 따라오는 삽질은 언제나 두렵다.

이 삽질을 막기 위해 가능한한 꼼꼼히 계획을 세우고 떠난다.

하지만 삽질이 들어올 가능성을 모두 막아두지는 않으련다.

그렇다면 여행이 너무 재미가 없어질 테다.

나는 지금껏 내가 해오던 그대로, 내가 좋아하는 모든 방식의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친구와, 때로는 또 가족과.

처음 가는 길을 용감하게 걷고, 자주 가던 도시를 여전히 또 방문할 것이고,

갈 때마다 잇아한 에피소드를 하나씩 얻어 올 것이다.

이에 딸느 삽질은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 모든 것을 안고 가련다.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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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 1 안전가옥 오리지널 19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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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은 특별자치시로 승격하며, 25년 만에 서울보다 더 큰 도시가 되어버린다. 덩치가 너무 커버린 나머지 평택만의 법, 그리고 정부까지 형성된다. 샌드박스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펑크 범죄수사극을 주인공인 검사 진강우와 민간조사원 주혜리가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SF 소설인 만큼 미래적인 배경과 소재들이 한 번에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으나,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현재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이경희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사건을 SF 배경을 통해 참신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로, 여러 작품들이 올해의 SF에 선정되거나 SF 부분에서 수상을 했다. 출판사 안전가옥은 이번 작품 이전에 <칵테일, 러브, 좀비>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된 곳으로, 다수의 흔치 않고 참신한 소설들을 출판하고 있다.

 이번 작품 <모래 도시 속 인형들>은 <x Cred/t>, <저 디지털 세계의 좀비들>, <파멸로부터의 9호 계획>, <슈퍼히어로 프로듀서>, <트윈플렉스> 이렇게 총 5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샌드박스라고 불리는 평택자치도시 안에서 복제 인간, 좀비, 인공지능 등 다양한 SF 소재들을 등장시킨다. 또한 이미 출판되어 있는 저자의 작품인, 2020년 SF 어워드 장편 부분 대상을 받은 <테세우스의 배>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작품으로, 이 책에 처음 등장하는 내용인 <x Cred/t>는 이미 안전가옥의 단편집 <대스타>에 등장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x Cred/t>을 읽으면서 무언가 다소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껴졌으나, 읽다 보면 조금씩 이해가 되면서 오히려 자세하게 배경을 설명하지 않은 점이 궁금증과 흥미를 더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디지털 세계의 좀비들>은 민간조사관 주혜리와 인공지능 에이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폭력 사태를 일으키는 문제와 더불어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는 극성팬의 실태가 SF 배경에 절묘하게 스며들어 있다. <파멸로부터의 9호 계획>의 사람이 직접 홀로그램 게임 속으로 들어가 플레이하는 모습에서 메타버스, VR 등이 생각났다. 또한, 나머지 두 작품인 <슈퍼히어로 프로듀서>와 <트윈플렉스>에서는 권력과 이에 따른 차별, 괴리를 다루면서 전체적으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익숙한 현대 사회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SF라는 미래 배경에서 등장하는 현대 사회의 이야기는 앞으로 우리에게 일어날 일일 것 같다는 예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러한 점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오히려 현대 배경에서 다루는 것보다 더 크게 와닿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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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 1 안전가옥 오리지널 19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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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SF 배경에 개연성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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