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번영,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악의 번영 - 비판적 경제 입문서
다니엘 코엔 지음, 이성재.정세은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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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도 했지만, 사실 현실에서 긍정적인 내용만을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난감하기 이를때 없다. 반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너무도 냉정하게 판단하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서늘해지고,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다.  

글에서 만난 멜서스는 아마도 그런 사람이었을 것 같다. 냉정한 그의 진단에 사람들이 질색을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서양의 물질문명이 다른 세계를 압도하여 이렇게 전지구적인 기준이 된 것은 어쩌면 이러한 냉정함의 힘 덕분이다. 한가지만 예로 들어본다면 분업을 통해서 생산성을 향상시킨 포드의 방식은 사실 그 안에서 일하는 인간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추진하기 힘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 나온 악이란 그런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냉정하지만 효과적인 판단, 그러나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그리고 그 여파에 대한 고려가 생략된 것.  

제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도 중국에 뒤졌던 서양이 대세가 된 이유도 이런 '차가운 효율성' 때문인데, 중국은 그동안 자신들이 발명한 화약은 장난감으로 쓰면서 변화 대신 안정을 추구 하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서양의 성공한 역사를 차근차근 짚어보고 있다. 결국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방식으로 서양이 성공했지만, 여러가지 폐해가 많아, 전쟁과 공황, 경쟁과 낙오로 점철된 역사라고 할 수 있으며 이제 변화하는 앞날에는 이런 역사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한다는 이야기이다. 단 그 대안을 딱히 중국이나 인도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대안을 중국이나 인도로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비서구의 강대국 후보이긴 하지만 서구의 방식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기는 힘들어서가 아닐까?  

대신 이 책은 막연하나마 성찰의 시간을 갖을 것을 권하고 있다. 결론이 없는 단계에서 결론을 굳이 내지 않는 것이 좋을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현재의 방식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을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여러가지 풍성하고 적절한 이야기가 읽는 재미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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