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2010년 새해 독서계획을 알려주세요. 적립금 100만원을 쏩니다!

간단한 문제 하나ㅡ'새해 계획'을 다르게 표현하면? 별로 자랑은 아니지만, 내 경우에는 '연말 반성문'이 정답이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전자와 후자에는 몇 글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내용은 거의 같아서, 이를테면 이렇게 짝지어서 나타내면 좀 더 분명해진다. "새해계획ㅡ연말 반성문 : 배에 왕자를 새기자ㅡ배에 왕자를 못 새겼다,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보자ㅡ일본어 공부는 다음에 시작해보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자ㅡ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등등. 그러니까 결국 극단적으로 말하면, 연말에 반성문 따위를 써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애초에 새해 계획 따위를 세웠기 때문이고, 말할 필요도 없이 이건 바보같은 짓이다. 새해 계획이 찬란하면 찬란할수록 연말의 반성문만 구접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애시 당초 올해는 좀 더 연말의 반성문을 고려해서 계획을 세울 참이었다. 가령, '올해 로또 1등 당첨금은 타지 않겠다.'랄지, '월드컵을 보러 남아공에는 가지 않겠다.'랄지, '포루투갈어는 절대로 배우지 않겠다.' 등. 범위를 좁혀 굳이 '독서계획'으로 한정해서 말해도 비슷하다. 나는 2010년이 시작되고서도 여전히 방구석에서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책들을 둘러보며, 몇 년 전 삼촌이 꼭 읽어보라며 건네주신 <禪의 황금시대>를 올해도 읽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물론, 가끔 만날 때마다 책을 선물해 주시는 삼촌의 호의에는 언제나 감사한 마음뿐이지만, 삼촌의 취향과 내 취향이 언제나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게 그 책을 읽지 않기로 한 첫 번째 이유이고, 그보다 더욱 중요한 이유는 역시 그 책을 읽겠다는 확고한 결심은 나중에 가열찬 자기반성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게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이건 그 책의 서문만 읽어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애석한 일이지만, 연말의 반성문은 가벼울수록 좋은 법이니까(삼촌, 미안!).

하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연말 반성문만을 의식해서 새해의 계획을 오로지 부정적,소극적인 것들로만 채워 넣는 건 역시나 내키지 않는 일이다. 모름지기 새해란 좀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로 접근해야 마땅하거니와, 기실 그것이 그 놀라울 만큼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끝내 '새해 계획'을 '연말 반성문'으로 부르지 않는 이유일 테니까. 더욱이 솔직히 말해서, 중대하고 거창한 것이 전혀 아닌, 그저 한 달에 한 권쯤 읽을 책들을 미리 선정해두는 것으로 족한 독서계획은 대단히 흥미롭고 또한 자극을 주는 일이다. 읽고 싶은 책들은 널리고 널렸고(어디까지나 마음만), '계획'이란 적어도 그 시작만큼은 본래 의욕과 즐거움이 가득한 법이므로.

아래의 리스트는 그래서 계획된 것이다. 한국 성인의 평균 독서량을 높이는 데에 별 기여는 하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적어도 평균을 까먹지는 않을 수준으로 '널널'하게, 그리고 새해에 대한 부인할 수 없는 기대와 희망으로 '과감'하게, 하지만 또한 연말에 대한 일말의 우려와 자제로 '적절'하게. 그리고, 그렇기에 이 새해 '독서계획'의 주제는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2010년 '독서계획'ㅡ이것은 2010년 '연말 반성문'이 아니다." 뭐, 언제나 연초에는 적당한 정도의 치기가 쉽사리 용서 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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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수학자 폴 에어디쉬의 삶
폴 호프만 지음, 신현용 옮김 / 승산 / 1999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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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 2010년에 처음으로 집어든 책이다. 간단히 말하면 한 미친 수학자에 관한 이야기이고, 조금 더 성의 있게 말하자면 진지하고 유쾌하며 또 종종 경이로운 수학자들의 삶과, 그들이 다루는 수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해를 시작하는 책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하다.
살아간다는 것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0년 10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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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월 - "시베리아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이미 경이다." 며칠 전 시베리아에 관한 TV프로그램에서, 이런 비슷한 말을 했었던 것 같다. 물론, 지극히 옳은 말이다. 하지만, '살아간다는 것'의 경이로움은 비단 시베리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0년이 시작되고도 여전히 새로울 것 없이 살아가는 2월, 이 책을 읽는 일은 어쩐지 또 다시 위로와 용기를 안겨줄 것 같다.
어퍼컷- 신성 불가침의 한국 스포츠에 날리는 한 방
정희준 지음 / 미지북스 / 2009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1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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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이 책이 얼마나 흥미로울지는 큰 목차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제1부 위대한 영웅, 불편한 진실'이랄지, '제2부 금메달 뒤에 가려진 괴물의 얼굴'이랄지, '제3부 아, 올림픽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랄지, '제4부 스포츠적인, 너무나 스포츠적인' 등. 각 '부'에 실린 소제목들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
팔리 모왓 지음, 곽영미 옮김, 임연기 그림 / 북하우스 / 2005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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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월 - <울지 않는 늑대>를 읽고 팔리 모왓의 글에 반했었는데, 그의 다른 책을 읽는 일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4월 즈음에는 마음먹고 그의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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