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차이나 - 오늘의 중국을 읽는 키워드 33
길호동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업무차 1990년대 초.중반에 중국을 자주 다녔다.짧게는 4박5일,길게는 1달 정도 중국에 머물렀다.중계무역을 하는 회사의 일원으로 원 바이어는 일본이고 생산지는 중국이었던 관계로 공임 및 리드(Lead tim)을 조정하는 한편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을 직접 시찰하면서 사무직 카운터 파트너 및 공장 책임자들과 만남이 주된 업무였다.장소는 웨이하이 및 칭다오,상하이로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대외개방을 열었던 동부 연안도시였다.그 시절 내가 업무 출장으로 다녔던 도시들의 모습이 엊그제 본 것과 같이 선연하게 상기된다.

 

 인천에서 웨이둥페리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었고 비행기(칭다오 및 상하이)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제일 처음 중국땅을 밟은 것은 1994년 무렵 여름으로 기억되는데 웨이둥페리를 타고 인천에서 웨이하이를 향해 떠났다.인천에서 웨이하이로의 직항로가 없어 인천에서 남쪽 서해상으로 내려가 다시 웨이하이로 북상하여 가는 방법을 취했다.그것은 북방 한계선을 침범할 수가 있어 부득이 직선 항로가 없었던 것이다.장장 22시간 정도를 배 안에서 꼼짝없이 인내하고 기다려야 겨우 웨이하이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당시 웨이하이의 모습은 몸통은 흰색,지붕은 주황색 건물이 획일적으로 지어진 것이 인상적이었고,거리의 중국 인민들의 모습은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띠기도 했지만 실제 만나 본 중국인들의 생각과 감정은 매우 단순하고 경직되어 있었다.궁금해서 뭔가를 물으면 "예스"다,"노"다와 같이 단순명료하기만 했다.좀 더 구체적인 자상한 답변을 기대했지만 그것으로 끝이다.또 하나  그들은 낮술을 마시며 업무 협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 특색이다.술 도수도 50도에 가까워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도, 중국인과 친구가 되려면 직급이 높은 사람이 주는 것은 사양하지 않는게 예의라고 하여 못이긴 척 마셔보지만 목이 타들어 가는 것처럼 독하기 짝이 없었다.

 

 기나긴 중국 봉건 왕조체제와 마오저둥의 공산 혁명,신중국 성립과 문혁의 시대를 거쳐 중국은 중국이 스스로 가야 할 길을 찾게 된다.중국신 시장경제 체제이다.체제는 공산주의를 고수하되 먹고 사는 방식은 자본과 개인의 노력에 의해 경제적 수입이 발생하는 자본주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시장경제를 도입하던 초창기에는 동부 연안도시를 중심으로 경제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내륙 지방도시를 중점 개발화하고 있다.개발초기엔 외자 도입,공장과 노동력 제공을 바탕으로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게 현재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중국이 주도적으로 제품의 기회부터 생산,수출,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괄목상대할 정도의 발전을 이룩했다.동시에 중국 인민들의 생활수준,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패턴,여가 선용도 거의 선진국 이상의 수준이다.억만장자,백만장자의 수도 세계 최고가 아닐런지.시장경제가 중국 인민들의 기(氣,사유재산 인정)를 살리면서 욕망과 이재(理財)에 쌍불을 켜고 있다.더욱 놀라운 것은 중화사상이 발현하면서 정신적으로는 공자 사상이 부활하고 물질적으론 돈이 되는 것이라면 먼 나라의 부동산까지 모두 사들여야 직성이 풀리는가 보다.한국 제주도의 금싸라기 땅이 중국 거부의 손에 이미 팔렸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글로벌 경제하에서의 경제행위는 국경이 따로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나는 고작 10여 차례 업무 관계로 중국을 드나들었을 뿐이다.개인적 사정에 의해 지금은 중국을갈 기회가 나지 않는다.『리얼 차이나』길호동 저자 20여 년 이상을 중국에서 체류하면서 중국인들의 변화상을 생생하게 경험한 바를 33가지 키워드로 나뉘어 들려 주고 있다.중국 및 중국인에 관심과 애정이 많은 내게 길호동 저자의 중국 현지 체험담은 소중하고 유익하기만 하다.고작 3년 남짓 '수박 겉핥기 식'의 중국 및 중국인에 대한 인상과 지식은 극히 일천하기만 하다.내가 알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지식을 플러스하고 변화된 모습은 새롭게 수용하여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중국을 읽는 33가지 키워드는 신중국,돈 맛을 알게 된 중국인,독특한 중국 사회,신 문화코드,특별한 중국인,일의대수(一衣帶水) 관계인 한국과 중국,세계 제국을 꿈꾸는 중국으로 대별하고 있다.놀라운 것은 근간 중국의 꿈(中國夢)은 미국을 꺾고 세계를 리드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비유하자면 중국은 누가 옆에 없어도 스스로 기획하고 꾸미면서 멋지게 연출하는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나라이다.

 

 중국 속을 만화경으로 들여다 보면 다양한 소식들이 줄지어 있다.소득이 낮은 중국 인민의 소득세를 징수하지 않고,주택은 개인 소유이되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나라이고,선물은 상대방의 권위에 맞게 수수(授受)하는 것을 암묵으로 인정하고,자전거 왕국에서 자동차 왕국으로 변신한 나라로 의미 부여를 할 수가 있다.나아가 종교를 인정하지만 (중국)내국인과 외국인의 미사 시간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으며 전통 중국차를 음용하는 것에서 스타벅스를 이용한 커피 음용 인구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만 하다.1자녀를 두고 있는 요즘 부모들은 자녀를 소황제로 깍듯이(?) 대한다.뒤에서 밀어줄 여력이 있는한 최대한 돈과 물질을 아끼지 않는다.한국의 부모와 다를 바가 없다.산업화,도시화의 진전에 따라 소득 수준이 제고되고 있지만 빈부 격차,환경 오염이 크게 대두하고 있으며,노령화 시대에 따른 젊은층의 인구 증가를 위한 두 자녀도 점차 허용하고 있다.그런데 중국이 시장경제,생활 수준.패턴이 서구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어도 크게 바뀌지 않는 것이 중국식 인간 관계(관시)이다.업무상 중국 직원에게 지시하고 질책을 할 경우 그들의 체면과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한국인이 지사장,사장인 경우 한국식으로 그들을 대하면 언제 자신에게 불똥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 출장 기간 중 어렵사리 중국인 집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아파트였던 중국인 집은 가옥 구조가 한국과 판이하게 달랐다.바닥에 앉은 좌식 문화가 아닌 서서 가사와 용무를 보는게 대부분이었다.그런데 외국인(한국인)이 찾아 온다고 해서 그런지 채소,과일,고기를 장보기 해서 정성껏 요리를 하고 손수 밥을 지어 대접해 주었다.중국인 부인,시어머니 모두 같은 황인종 얼굴에 생각과 감정도 한국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중국인은 진심으로 대하고 진실로 사귀어 가면 그들도 자신을 친구로 인식해 나간다.그러면서 소소한 만남과 주고 받는 인정 속에서 우의가 돈독해져 가는 법이다.업무,연구,관심 지역이든 변화해 가는 중국의 실정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려면 우선 중국어(한위)를 기본부터 착실하게 익히는 한편 중국의 역사.문화 및 정치,경제 동향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관심으로 끝나지 않고 메모와 정리를 통해 중국의 참모습을 수시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