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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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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이야기,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에 꼭 다른 사람의 입이나 책을 통해 수시로 듣고 읽어야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내게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다. 제목을 보자마자 두근거리는 마음에 솔직하게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고 다 읽고난 지금 그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 자체는 다들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중간에 제시되는 50개의 스텝들 역시 산만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저자의 시행착오에 공감할 수 있다면, 저자처럼 '오늘 해야 할 일을 다했다고 느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라면, 그가 사용했던 방법들과 생각의 방식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이 낫다

육아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크고 작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육아와는 별개인 나의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그 죄책감은 이미 깔려버린 필터처럼 나의 성과라 할 만한 것들을 더 보잘 것 없는 것처럼 여기게 한다. 결국 이렇게 악순환에 빠져버리면 다 무너져서 그나마 하던 것들도 그만두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거대하게 느껴지고 아마득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럴 때 나는 어떻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다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완독도 하고 짧고 거칠게나마 지금 이 리뷰도 쓰고 있다. 이만하면 의미있는 시작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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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풀꽃도 꽃이다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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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기보단 강연을 들은 느낌.

 

2권 p.279
이 세상에 할 일은 많다. 그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다면 그게 성공한 인생이다. 이 세상 모든 직업은 성심껏 하면 굶지 않게 해준다.


 

풍부하고 폭넓은 자료조사와 다방면의 이야기들을 가져온 것은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했지만, 캐릭터 설정 및 어조는 물론 그걸 전달하는 방식에서 작가의 목소리-기성세대 남자 어른의 훈화, 계몽적 어조-가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 '문학', '소설'을 기대하고 읽은 사람으로선 당황스럽고 읽기 힘들었다.

 

거기에 모든 문제에 있어 악(!)의 근원으로 등장하는 '엄마'에 대한 시선ㅋ 아이 문제에 있어 엄마의 역할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 등장하는 여러 엄마들이 아이와 남편만 바꿔갈뿐(!) 모두 하나의 캐릭터라는 것 자체가 교육 문제를 너무 단순화시켜 바라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안 그러니까~ 라는 마음으로 본다면 뒷담화하듯이 읽을수도 있겠지만.)
 

 

다채로운 자료를 토대로 현 교육 현장의 문제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 있어서도 방향은 옳지만 다소 거칠다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려 하지 않고 글을 쓰지 못하고 기본적인 생활태도를 갖추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것을 오로지 부모 특히 엄마의 SKY 학벌 집착으로 집약, 문제를 너무 평면화, 단순화, (이 책의 표현을 따르자면) 후지게 표현한 것이 아쉽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대안학교나 혁신학교, 혹은 드러나진 않았지만 알짜(?) 기술을 가진 장인들의 사례-만화가, 대장장이, 수타면 장인-들은 성공담으로는 볼 수 있어도 대안으로 보기엔 미흡하다. (역시 여기에서도 그 방안들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한 디테일은 떨어진다.)  


물론 미시적인 시선보다는 역사를 관통하는 거시적 차원에서 큰 방향과 큰 그림을 그리고, 계기로서 작용하여 다양한 논의과 개선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의 몫이 아니라 독자의 몫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이 문제는 문제의 거론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익히 거론되어온 문제이고 어찌보면 가장 근본적인 사회적 병폐이기에 이것을 거론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지닐 수는 없다.(아무리 그것이 거장의 입을 빌렸을지라도.)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문제의 이면,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들을 짚어주고,혹은 뻔한 내용,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표현되어' 있어야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뜨끔했던 것은 이 부분들이었다.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동시에서 잔혹한 표현으로 화제가 되었던 10세 소녀에 대한 매스컴의 태도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비판. 소녀의 시를 기존 가치(학벌사회)를 전복하려는 시도로 보았기에 매스컴이 나서서 자극적으로 소녀를 매장하려 하였고, 부모들은 '내 자식은 저렇지 않으니까, 저렇게 키우면 안되겠다.' 정도의 안이한 생각만으로 사태를 바라봤다는 것.

 

그리고 알바문제를 통해 아이들을 아이들로도, 그렇다고 정당히 대우받아야 할 대상으로도 보아주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 위한 편리한 소모품으로 여기는 어른, 사회의 모습을 꼬집은 것.

 

 

 

이같은 뜨끔함과 일렁임을 책을 읽는 내내 좀더 많이 느낄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 기대가 어긋나서 아쉽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책에 등장한 아이들의 모습은 진정한 '풀꽃'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가.

자신의 꿈이 있지만 부모님의 성화에 꿈이 꺾여가는 아이들, 가정형편이 어려워 소외되고 내몰리는 아이들, 중산층으로 남부럽지 않게 자라고 있지만 나름의 고뇌가 있는 아이들  등 많은 유형의 아이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실제 교육현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진정한 풀꽃들,

'이야기'가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여기서도 잘 비춰지지 않는다. 쓱 지나갈 뿐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아직은 잘 모르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이 굳이 대안학교나 혁신학교를 택하지 않더라도, 기본 공교육을 통해서 당장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없더라도 안정적인 직업을 얻어 자신의 인생을 통해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발견해가는 것.


그것이 진정 '풀꽃도 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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