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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 Just Stories
박칼린 지음 / 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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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칼린.  그녀를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프로에서 잠깐 본적이 있다.  TV,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잘 시청하지 않는데 주말저녁 채널을 돌리다 눈에 띄어 잠시 보는 순간에도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그녀는 이국적인 외모와  왠지 모를 분위기로 사람을 끄는 카리스마 같은게 느껴졌다.  그 부분이 합창단 단원을 캐스팅하는 회였는데 그 이후는 TV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보지 못했지만 남격의 '넬라판타지아'는 감동적이었다며 주변 지인들이 꼭 찾아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던 그런데 찾아보기도 전에 그녀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이럴줄 알았어~'라며 살짝 비꼬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TV출연으로 뜨고 나니 바로 책으로 에세이 출간.. 정해진 스토리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녀의 이야기도 살짝 궁금하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건 먼저 읽어본 지인의 말은 딱 한마디였다.  "읽고 나면 훌쩍 떠나고 싶어질거다."

 

 

어딘가에 가서 뭔가를 하나 더 배우고 돌아온다는 것(그게 무엇이든), 뭔가를 하나 더 알게 된다는 것은 아주 고급스런 행복이다.  거기에 정신적인 성장 같은게 있다.  세상의 퍼즐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삶의 정보를 하나하나씩 주워담는 것, 나에게 여행과 새로운 곳이란 언제나 이러한 의미였다. /p088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  아무리 작은 여행일지라도 그 속에서 엄청난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자랄 수 있다.  /p133 

 

 

오늘의 그녀가 있기까지 자신이 많은 노력도 했지만 유년시절 여행으로 많은 것을 직접체험하고 보고 느끼며 쌓아온 경험들이 오늘의 그녀가 있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릴때 부터 엄마의 여행길동무로 길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자란 그녀는 지금도 훌쩍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충동적으로 떠나는 짧은 여행속에서도 작지만 배울것들이 있고 특히 한국을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건 1일 생활권, 다양한 먹거리들 그리고 어딜가든 작은 산들이 있어 오르내리며 자신을 다독이는데 충분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제안하는 여행코스들, 여행방식들은 그녀가 어린시절 체험으로, 또 혼자서 다녀본 여행의 경험들로 추천하는 것들이어서 생각만으로 멈추어 있기보다 움직여서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하며 여행이란 이런 것이구나 직접 내 것으로 느끼는게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 번 알게 해준다.

 

 

준비 없이 진행하는 것은 무모하고 여행의 어디쯤에서 실패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한번쯤은 준비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른 채, 떠나는 여행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걸 보고, 느끼고, 재지 않고 박장대소하는 여행, 해볼 만하다. /p252-253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 출신의 미국이민자였던 어머니, 세자매의 막내인 그녀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어머니 나라인 리투아니아 이 세나라의 문화적, 역사적, 교육적인 혜택도 골고루 잘 받았고 적절한 시기에 인생의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멘토들과의 만남.  그리고 집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한 국제화된 생활등 일부러 가르치지 않아도 습득된 어린시절의 경험들도 살아가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똑같은 기회나 환경이 주어졌다고 해서 다 그녀처럼 될 수 있었을까?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사랑하고 연구하면서 열정적으로 살아왔기에 오늘날의 그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무대의 특성상 자신에게나 배우들에게 더 혹독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별명은 '마녀'라 불리운다.  그래도 그녀는 이야기한다.   무슨일 이있어도 무대와의 약속은 지켜야 하며, 무대에서 빛나고 그 무대가 너희들의 것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마녀'가 되어주겠노라고...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나누어 줄줄 알고  성장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줄 수 있는 그녀이기에 더 멋있었다.

 

 

오히려 그녀가 유명한 음악감독인 것을 모르고 읽었기에 순수하게 읽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유년시절이던 30년전 부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했던 그녀의 성장기, 조금은 남다른 추억들, 삶과 일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사랑등 작은 것 하나에도 사랑을 담아 보고자 하는 그녀의 작은 일상들이 우리가 흔히 대충 말하는 '그냥' 이 아닌 열정을 다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그냥' 인 것 같았다.  책장을 덮으며 편한 운동화에 단촐한 가방 하나 메고 서울역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그녀 처럼 그냥 살았다, 그냥 여기에 있다, 그냥 사랑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나 자신도 수많은 '그냥'을 만들며 살아가기를...

 

 


무엇을 하느냐는 중요치 않다.  그 무엇은 자기 삶의 표현법일 뿐이지, 우리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어떻게'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할 거라면, 살 거라면 가장 뜨거운 곳 그 한가운데에서 가장 뜨겁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밋밋하게 죽으러 살 바에야 활활 타오르고 싶다.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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