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작가와의만남 부암동골목길 김남희작가와함께
2010.11.27.토요일

길은 걷는 사람이 곧 주인이라고 하지요. 먼 타국 남미의 길도 작가님이 걸어서 추억을 만드시면 작가님만의 소중한 길이 될거라고 믿어요.
그 곳에서 만나는 사람과 정이 또 하나의 선물이 될테고요. 그리고 부암동 골목길에서 저희들과(뽑혀야겠죠^^) 만들어가는 추억도 외로움의 좋은 친구가 되리라 믿습니다.
길 중에서도 정겹고 무언가 기대되는 골목길을 가장 좋아합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골목길에 대한 향수를 가을의 끝자락에 함께 걷고 싶습니다. -신청글-
 


여행도 좋아하지만 여행보다는 '길'에 더 끌려 신청했던 늦가을 김남희 작가와의 부암동 골목길 여행
[외로움이 외로움에게]라는 제목도 또한 끌림을 주었던 김남희작가와의 만남을 위해 부암동 골목길로 향했다.
1박2일의 코스라거나 드라마 커피프린스 촬영지로 알려진 화려한 면모가 아닌 골목길이 주는 그 아련함에 끌렸지만
멀어서 엄두가 나지 않았던 부암동골목길
빨간색 머플러를 멋스럽게 두른 작가님 갑자기 부는 찬바람과 추운 날씨에 장갑 안 낀 내 손을 보고 걱정부터 해주신다.
부암동 주민인 김남희 작가와 함께 아가자기한 가게와 골목길을 지나 백사실 계곡으로 향했다.
미친 돌풍이 우리를 삼킬 듯 사정없이 분다. 한 켠에서는 재밌다고 깔깔대기도 하고 어이쿠 이런....비명같은 단말마를 지르며 산책길을 걸었다.
자연이 우리를 폭 감싸주는 듯한 소박한 길과 숲이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단풍이 많이 떨어져 아쉽다고 하셨지만 발밑에 싸인 단풍이 또 멋스럽게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드라마 촬영장이어서가 아니라 예쁜 소품과 그림같은 풍경이 커피향을 더욱 돋보이게 한 [산모퉁이]카페에서 작가와 독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고 오지 못한 괘씸한 독자들 때문에^^; 살짝 당황하셨지만....여행을 좋아하는 모두의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다.
여행 중에 사 온 의미있는 선물을 받은 행운의 독자들도 있었다. 


사진에 관한 질문이 있었을 때 "사진이 오히려 그 감동을 반감할 수 있다. 찍는 것 보다는 보는 게 좋다" 는 사진과 글을 남기는 여행작가로서는 의외의 대답을 하셨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공감가는 말이다. 눈으로 보고 마음에 담기 전에 우리는 꾹꾹 셔터를 먼저 누르고 있으니....
셔터를 누르는 것 보다는 피사체의 일부가 되어보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좋아하는 여행이 일이 되어 행복하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남겨두어라' 는 말처럼 때론 쓰기 위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자 기록이 될까봐 항상 조심스럽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상황이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사람이었다며 얼마전 다녀온 일본여행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공동체인 베델하우스에서의
만남이 너무나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힘으로 낸 책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앞으로도 작가의 여행이야기에서는 따스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겠다 싶다.
여행을 좋아하고 자신을 위해 떠나고 싶지만 지금의 안정된 생활에서 떨어져 나오기를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젊은이들에게
시스템 밖에 또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알게되는 그 도전과 경험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격려해준다.
또 가고 싶은 부암동 길이었고 또 만나고 싶은 김남희 작가와의 만남이었다.
중남미로의 긴 여행을 준비하는 선생님께 힘이 되어 주고 싶어 신청한 동행이었는데 氣를 뺏어온 건 아닌지....

집으로 오는 길에 같은 관심사를 가져서인지  우연히 한 테이블에 앉은 인연이 더해져서인지 네 명의 여인네들은
저녁까지 함께 하면서 뒷풀이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뜻하지 않은 만남과 우연이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내맘대로 해석해보는.....

여행이란 돌아오기 위해서 떠난다는 말처럼 나를 돌아보고 나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나는 거라고.....
  

따스한 독자와의 만남이 있었던 카페의 정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