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강연회라는 걸 처음 가봤다. [하우스 푸어] 강연회였는데 정작 저자인 김재영PD는 '남극의 눈물' 촬영때문에 남극에 가서 오지 못하고(아, 처음엔 비때문에 길이 막혀서 못온다는줄 알았다. 남극이면 음속으로 달려도 늦겠구나...) 대신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과 우석훈 박사만 진행자의 질문에 대담을 나누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선대인 부소장은 후덕한(?) 인상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진행했고 우석훈 박사는 개구쟁이같은 목소리로 유머를 많이 섞어가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2시간이 언제갔는지 모르게 듣고있었다.
기억나는 말들을 정리해 본다.
-. 지금은 하우스푸어지만 곧 credit 푸어들이 나타날것이다. 거기서 더가면 병원도 못가는 health poor들이 나타난다.
-. 하우스푸어 지원은 배부른 소리다. 30~40대는 하우스 푸어지만 20대는 그냥 푸어다. 누구를 지원해야겠나?
-. 2008년부터 삼성은 토지구매기록이 전혀 없다. 현대등 대기업도 비슷하고 땅장사로 흥한 롯데는 오히려 매각중이다. 그런데 정부는 국민에게는 집사라고 DTI규제를 풀었다.
-. 대학교근처 모텔이 줄고 원룸이 늘었다. 젊은이들이 모텔갈 돈도 없다는 거다. 연애도 못하는데 아이 둘 낳으면 지원해준다는 소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리다.
-. 전쟁이 난것도 아닌데 평균결혼연령이 4세가 올랐다. 별것아닌것 같지? 결혼한 경우에 그렇다는거다. 많은 이들이 아예 결혼을 못하니 진짜 결혼평균연령은 한 10세쯤 오를까?
-. 많은 교수,금융기관 책임자들도 위기에 동의하지만 월급쟁이이기 때문에 제 목소리를 못낸다고 고백한다. 증권사의 의견과 신문기사를 그대로 믿으면 곤란하다.
-. 엄마가 파출부를 해서라도 과외를 하는 우리나라인데 사교육비지출이 처음으로 줄기시작했다. 이젠 가계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증거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2배정도 올라야할 상황이고 공기업들의 부채는 심각한데 서울시마저 7월에 모라토리엄 직전까지 갈 정도로 정부 및 지자체의 버틸 힘이 없다. 미래의 세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있다. 이런 흐름이면 내년 4월경에 미뤘던 문제들이 터질 것으로 본다 (우석훈)
- 우리나라는 50대가 가장 성공한 세대다. 40대는 얼추 따라했고. 불쌍한건 30대. 선배따라했다가 빚만 잔뜩지고. 자신들의 뒤를 받아줄 20대는 아예 돈이 없고.
마지막으로 우석훈 박사가 한 말씀
"몇 년 뒤에 살아서 다시 만납시다."
잘못된 경제구조 때문에 소수의 특정계층을 제외한 모든 세대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세대가 엄청난 빚부담을 져야하는 상황이다. 재밌게 들었지만 고민이 되는 강연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