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와이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9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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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와이어에선 살인 도구가 전기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담을 쌓은 분야지만 꽤 어려운 기술적인 설명이 나올 때도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은근 링컨 라임 시리즈로 배우는 게 많단 말이지.


페이지 수도 엄청 많아서

며칠을 읽어도 줄지 않는 남은 분량 %를 보며 좌절하기도 했으나

역시나 반전에 반전에... 실망시키지 않는다.


별 하나 깎은 이유는...

링컨 라임 시리즈가 좋은 건 라임과 범죄자의 대결도 볼 만하지만

링컨과 주변 인물들의 개성과 사연과 그들이 이루는 팀워크가 좋아서다.

근데 이번 편에서 다들 너무 고생을 한다.

내가 애착을 느끼는 캐릭터를 언제든 작가가 죽여버리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하다.


이젠 다소 패턴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챕터 하나 끝날 때마다 알고도 당하고 모르고도 당하고

심장 쫄깃, 뒤통수 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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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고 의아했던 번역, 남들도 다 지적했던 번역에 대해 역자는 아니지만 약간의 변명을 해본다.


클라우드존을 구름 지대라고 번역했다.

IT에 무지해서 그렇게 번역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과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내에 종이책으로 출간된 게 2012년이니... 클라우드를 몰랐을리 없다.

역자가 몰랐다고 해도 번역 시스템상 감수자나 편집자가 몰랐을리 없다. (특히 여기 나오는 전기 관련 용어나 시스템을 제대로 번역하려면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감수자 말고 이쪽 전공 감수자가 있었을 거라고 본다.)

(보통 역자 번역해서 원고 넘김 -> 감수자 감수 -> 번역 오류, 어색한 문장 감수자와 역자가 원고 주고받으며 교정-> 편집자 원고 검토 수정 등등 여러 손을 거치게 된다)


출판사에서 해명하지 않았지만 내가 역자라면 클라우드 존이라고 쓸지, 구름 지대라고 쓸지 감수자나 편집자와 충분히 상의했을 것 같다.


굳이 국내에서 통용되는 용어 클라우드를 쓰지 않고 구름..이라고 한 이유는 현장을 중시하는 아날로그 언더커버 형사 프레드가 느끼는 이질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우린 구름과 클라우드를 구분하지만 (클라우드에서 구름을 떠올리는 사람을 드물거다) 영어가 모국어인 그들에겐 구름이나 클라우드나 다 클라우드다. 그러니까 "정보를 구름에 올려놓는다"로 프레드는 들은 거다. 우리가 구름 지대란 번역을 보고 느낀 황당함과 어색함이 프레드가 느낀 바로 그 감정일 것이고, 그걸 전달하기 위해 구름 지대란 용어를 고집한 거다.


사실 번역이 잘못됐다고 역자 깔 때마다 안타까운 건 번역을 역자 혼자 하긴 하지만 출간된 결과물은 역자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란 사실이다. 충분히 검토 끝에 구름 지대란 번역이 나온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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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꿈 2017-02-12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ㅇㅇ)b
번역에 대해서는 정말 적절한 해석인 것 같아요.
설사 역자나 출판사에서 의도치 않은 해석이라고 해도 출간이 이루어져 독자의 손에 들어간 이상, 공은 독자에게 넘어간 거죠.

블랑코 2017-02-12 01:25   좋아요 1 | URL
얼마 전에 오타가 하나 나오길래 버럭 했었는데 바로 다음 장에서 작품의 등장 인물이 헷갈려서 잘못 쓴 거라고 나왔어요. 그래서 주변에 물어보고 철자를 고치는 장면이 ㅎㅎㅎㅎ 그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별 생각을 다 했었어요. 와 이런 간단한 맞춤법도 틀리나 이런 오타를 못 잡아냈을까 어이없어했는데 ㅋㅋㅋ

구름지대도 처음 나왔을 때 뭐지? 구름 지대에 정보를 저장한다니? 하면서 당혹스러웠는데 ㅎㅎㅎ 나중에 그게 클라우드라고 적혀 있었다면 당혹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았어요. 번역 ㅠㅠ 쉬운 일이 아니에요 ㅎㅎㅎ

까치의 꿈 2017-02-12 01:27   좋아요 1 | URL
번역... 동감이예요. 오죽하면 번역은 반역이라는 소리도 있을까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