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과 코드 - 그림으로 읽는 동아시아 미학범주
임태승 지음 / 미술문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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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학적 깊이가 얕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겠지만 미학, 특히 동양철학과 미학에 문외한 대중들을 위해서 조금 더 쉽게 쓰여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에 나오는 여러 한자어들을 이해하기 쉽게 우리말로 풀어 써주기만 했어도 필자의 배려에 감사할텐데 아쉽다. 작고 가벼운 책에 다양한 그림 예시들을 곁들여서 동아시아의 미학(철학에 더 가까운 것 같지만) 아이콘을 끄집어 낸것은 신선했고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책 한권을 온전히  읽고 나서도 여전히 동아시아 미학은 알듯말듯 알쏭달쏭하여 찝찝함이 남는다. 조금 더 풀어쓰는 설명과 예시들을 통해서 동아시아의 미학을 설명해준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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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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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교훈이 더해지는 e시리즈의 책들은 항상 나오자마자 산다. 그리고 읽으면서 설레이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느낀다. 이번에는 ‘역사’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에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며칠 안에 후딱 읽어버린 역사e는 또다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대단한 스테디셀러도 있지만 어려운 말과 빙빙 둘러대는 설명으로 솔직히 나는 그 물음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이해하지도, 느끼지도 못했다. 내가 이 책을 감탄하면서 읽은 이유는 장황하고 복잡한 설명이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역사의 한 장을 꺼내 얘기하고 그때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며 물음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굳이 책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아도 과거의 한 사례만으로 현재의 비슷한 맥락이 떠오르고 해답을 저절로 찾는다. 따라서 우리가 역사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도록 인도해주는 굉장한 책이다.

역사e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가장 최근의 문제나 추세들과 비슷한 맥락의 과거 사례들을 추려놓았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이 선조와 인조 때의 두 차례에 걸친 전쟁과 백정에 대한 차별이었다. 특히 선조와 인조 그리고 그 사이의 광해군 세 명의 임금이 모두 거론되면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탁월한 지도자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 큰 실감을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독자들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전쟁이 불러오는 고통과 참혹함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여러 사회적 문제들과 문화적 타격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덧붙여 사람들이 망각하고 있는 지도자의 참된 요소가 무엇인지도 깨달을 수 있다.

두 번째로 백정에 대한 오랜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다문화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었다. 조선시대에도 현재 정부와 같이 우리와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정부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은 냉소적이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 시절보다 훨씬 민주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지금도 여전히 과거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독자들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과거 그 시대를 돌아보면서 그런 차별과 편견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현시대 우리는 그 시절의 백정이 누구였는지 알지도 못하고 인식도 못한 체 섞여 살고 있다. 그저 모두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간다. 결국 지금의 외국인들이 익숙하지 않은 언어, 모습, 문화를 가지고 살아갈지 모르나 결국에는 다 같은 사람이고 그들의 후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저 자신과 국가에 충실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편견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게 하여 나라의 분열과 갈등만 더욱 초래할 뿐이다. 결국 백정은 1920년대에 그들의 차별에 대해 불만을 폭발한다. 정부차원의 노력도 그들이 최대한 빨리 대한민국에 정착함으로써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 하고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 하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미국은 오래도록 고착화된 유색인에 대한 편견이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들을 낳고 있으며 이것은 사회가 진보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는 역사의 이러한 중요성을 망각하고 과거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역사e는 현재 우리 삶의 문제들과 모순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시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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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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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렝 드 보통. 너무나 익숙하지만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선뜻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문득 도대체 어떤 책일까 호기심이 일어나 한번 시도해보마 하고 읽어 내려갔는데 정말 내가 여태껏 읽었던 책 중 거의 최고이다. 이 책 한 권에는 내가 가장 최근에 읽었던 김두식의 ‘욕망해도 괜찮아’와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담겨있었다. 이 책 두 권 모두 우리나라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자랑했던 책들인데 알렝 드 보통의 책 한권에 집약되어있으니 너무 감격스러웠다. 게다가 글은 여러 가지 이해 할 수 있는 근거들을 조목조목 명료하게 써놓았는데 정말 한 문장 한 문장이 명언이었다.

알렝 드 보통은 프랑스인 이다. 그들은 일찍부터 우리가 지금 처해있는 현실을 몇 세기 전에 벌써 겪었다. 그들은 지금 그나마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나(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는) 우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아니, 어느 때보다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그가 이미 겪었던, 그리고 지금에 와서 분석을 하는 서방국들을 참고하면 조금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그의 주장에 따르면 불안은 민주주의 사회와 자본주의 사회가 오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나에게 이 견해는 굉장히 신선했다. 그런데 일리가 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사회가 오면서 사람들은 모두 평등해졌으며 부자의 삶을 가까이서 보고 듣게 되었다. 따라서 그들의 삶을 나의 평범한 삶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믿음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믿음과는 달리 노력만으로 쉽사리 그들처럼 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괴감과 좌절에 빠지다가 결국 분노하기까지에 이른다. 이러한 좌절과 분노는 사회전체를 불안하게 한다.

그렇다면 행복해지기 위한 결론은 무엇일까? 쓸데없는 기대와 희망을 버려라?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전반부에서 현실과 문제점을 제시한 후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 전에 읽었던 김두식의 ‘욕망해도 괜찮아’의 단점은 현재 사실들만 나열할 뿐 특별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알렝 드 보통은 나름의 해결책을 여러 가지 근거들을 통해 제시해준다. 특히, 철학적인 해결방법은 혜민스님의 조언들과도 비슷하다. 혜민스님 글과의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이러한 지혜로운 처신법을 철학적 관점들을 예시로 끌어와 더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해결책은 ‘예술’ 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은 한마디로 ‘쓸모없는 것’이다. 예술은 재화를 생산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렝 드 보통은 예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급한다. 즉, 예술은 일상의 평범하고 사소한 것도 아름답고 가치 있게 보는 눈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예술을 통해 사회를 고차원적으로 비평할 수도 있다. 예술은 인간을 상상하게 하고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도록 해준다. 예술이 없다면 인간과 기계의 차이가 있을까? 이러한 새로운 시각과 상상력은 인간을 더욱 성장시킨다. 덤으로 예술을 통해 인간은 영혼을 정화시킨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단 한번도 예술과 손을 놓아본 적이 없다. 심지어 구석기 시대인들도 동굴에 벽화를 그렸다. 그만큼 예술은 산소와 같은 존재이다. 예술을 통해 영혼을 정화하고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되면서 마음이 여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은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해결 방법이다! 여태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이 뻥 뚫린것 같이 후련했다. 또한 예술의 장르 중 하나인 비극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겸손을 제공한다. 김두식의 ‘욕망해도 괜찮아’에서도 그랬듯이 언론은 인간에 대한 이해심이라고는 전혀 없다. 김두식씨는 그 예로 신정아 사건을 든다. 누군가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 어찌 감히” 시선만 난무한다. 인간적으로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언론의 비난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해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만 지껄일 뿐이다. 사람들은 생각할 여지도 없이 언론의 장난에 휘말린다. 그런데 비극작품을 통해 사람들은 비극적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보고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을 느끼고 이해를 하게 된다. 이 또한 인간이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비극이 아니라도 이러한 감정 이입은 어떠한 문학 작품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예술작품 감상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하지 못했던 점은 현대사회에서의 돈=도덕이라는 개념이 팽배하다는 알렝 드 보통의 주장이었다. 아담 스미스가 처음 출현해 물질만능주의에 완전히 사로잡혀 자본주의를 맹신했던 시대에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대의 사람들이 실제로 돈과 미덕이 정비례한다고 생각할까? 나만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해왔던 걸까? 만약 현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나에겐 큰 충격일 것이다.

알렝 드 보통과 김두식씨는 참 통하는 점이 많았다. 그 둘 다 공통적으로 욕망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그 욕망을 채운다고 해서 불안해소와 평안에 이룰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물질=행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음악을 듣고, 따스한 햇볕을 받고, 사랑을 하는 등 사소한 일상적인 행위에서도 충만한 행복과 감사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돈은 무한대이다. 따라서 돈의 노예가 된 순간부터는 끝이 없는 돈에 대한 갈구 때문에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김두식씨가 그랬듯 알렝 드 보통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예로 들며 타인들은 사실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으니 남의 시선에 너무 영향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나 또한 사람을 평가하거나 받고, 되거나 안된다고 결정하는 이런 사회가 너무 싫었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에 불평불만도 많이 했고 어쩌다 내려진 나에 대한 낮은 평가에 분노했다. 그런데 알렝 드 보통 말대로 사실 우리는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결정할 자격이 있을까? 나를 평가하는 기준은 절대적일 수가 없는데 이런 기준으로 내가 울고 웃는 것이 바보 같았음을 깨달았다.

혜민스님의 글이 불교철학과 수행을 통한 인간존중에 대한 자각이라면 알렝 드 보통의 글에는 기독교적 철학에 따른 인간존중을 이야기한다. 기독교적 공동체주의는 인간과 인간의 격차를 없애준다고 얘기하며 그러므로 공적 시스템이 질적으로 우수해지면 사람들이 일반 시민으로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글에 어떤 이들은 복지포퓰리즘과 이득창출의 효율성 저하를 예로 들며 비판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90퍼센트가 이러한 공공재의 질적 효율성 증가를 위해 오히려 열심히 일하며 세금을 더 잘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한 구석에 큰 욕심 없이 평범하고 안락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자리한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그렇게 평범하고 안락하려면 일단 경쟁에서 승리하고 봐야한다고 은근히 세뇌시킨다.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평범한 삶을 얻기 위해 남을 짓밟고 물어 죽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뒤에서 이를 지켜보며 승리의 미소를 짓는 것은 힘과 돈이 있는 계층들이다. 왜냐하면 소시민들이 죽기 살기로 노력한 대가는 고스란히 대부분 상위계층들이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더욱 밀어부친다. 더 더 더 열심히 해라! 더 더 더 경쟁해라!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식의 변화인 것 같다. 나 혼자 잘 살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사회보다는 다함께 잘사는 것이 더욱 얻는 게 많다는 인식 변화 말이다. 이것은 결국 김두식의 ‘욕망해도 괜찮아’의 마지막 작은 해결책과도 연결된다. 연대에 익숙해지자. 그러면 우리 삶도 조금은 ‘덜’ 불행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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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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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씨는 처음부터 못을 박았다. 이 책에서 해결책이 제시되기를 바라지 말라고. 솔직히 말하면 아직 젊고 세상물정에 대해 잘 모르는 20대는 해결책이 조금이나마 보이길 바랐다. 너무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가끔은 알고 싶지 않는 사실을 알아버림으로서 역겨움도 들었고 실망도 했다. 너무 많은 의문점은 누가 답해줄 수 있을까. 나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내려야 하는 걸까. 차라리 모르는게 나았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욕망에 정직하라.

여러 가지 핑계와 변명, 비난을 했지만 사실 나도 욕망에 가득 차있고 방어기제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비겁하게 아닌척했던 것이다. 이제는 인정하자. 받아드리면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제목이 ‘욕망해도 괜찮아’ 니까 그 욕망을 억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 설사 그 욕망이 누군가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 하더라도? 물론 아니겠지. 그러면 내가 욕망해도 괜찮은 선은 어디까지 일까? 그래도 나름 개념있고 밥맛‘있고’ 도덕적이고 남에게 최대한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주지 않으려 애쓰며 욕망을 삼키는 내가 욕망을 그냥 인정해버리고 나처럼 욕망을 실현하려는 자를 손가락질 하지 않고 우리 함께 욕망을 실현할래? 라고 했을 때 사회가 이상적이고 올바르게 유지가 될까? 너무 이기적인 사회가 되지는 않을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예 내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알렝드 보통의 불안과도 많이 관련이 되는 것 같다. 김두식 씨의 사회를 보는 통찰력은 대단하다. 그런데 해결책은 제시해 주기 어렵다 하였다. 그렇다면 지금 읽고 있는 알렝드 보통은 나름대로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 하지만 김두식씨는 마지막에 해결책 같은 제안을 던진다. “사람이란 욕망의 동물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같은 길을 걷는 친구들과 아주 작은 연대를 이루면 험한 정글 속의 삶도 한결 견딜만 하다” 이 말이 참 와닿는다. 혼자 끙끙대면서 자신은 아닌 척 남에게만 뒤집어씌우지 말고 그냥 서로 당당히 인정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보라는 것. 그게 차라리 피해보는 이가 없는 길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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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순례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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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만 잡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읽고 넘어가야 하는데 한 장 읽고 생각하다가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유홍준의 국보순례의 더더욱 그랬다. 사진에 담긴 유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감탄을 하며 꼼꼼히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대단한 명품이 외국에 건너가거나 어디 있는지 조차 찾지 못하는 아픔 때문에 속상해서 책장을 넘기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유물들은 모두 한국에’만‘ 있어야 한다‘ 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한국의 유물을 세계에 조금이라도 알리기 위해 오히려 외국 박물관이 한국유물을 사드릴 수 있도록 후원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조금 놀라웠다. 우리나라에는 왜 아직 없는 것일까. 예술품을 너무 사랑하여 후원하시는 분들.

“문화는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가 만들어 낸다. 공예는 사회적 수요와 대접만큼 만들어졌다.“

유홍준씨의 말씀이 참 와 닿았다. 그렇다면 지금 역사를 하는 분들 아니, 총체적으로 인문학을 포함한 순수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평가절하 되는 것도 우리시대가 그 만큼 그들에게 큰 가치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인걸까?

또한 양식사로서 미술사를 바라본 점도 흥미로웠다. 예술의 형식도 시대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생각지 못했던 점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현실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미술사에 대해 심층적으로 연구해보고 싶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미술관과 박물관에 가서 유물작품의 아름다움에 취해보고 싶었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그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은 그 지역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 내에서 보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여행자들은 지역의 고유 색깔을 몸으로도 느끼고 유물과 작품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게 됨으로서 여행의 재미가 두 배, 세 배가 될 것이다.

유홍준의 국보순례는 이전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비해 깊이감이 얕아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다양하고 넓은 범위의 문화재를 다룬다는 점과 짧고 간략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글이 쓰여져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 더불어 해외 문화재들을 다루면서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보다 오히려 생각할 점도 많고 느끼는 점도 많았다.

문화재에 관심이 없어 깊이 있게 생각해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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