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우는가?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 성향을 보아하니 누구 말대로 늘 역사속에서 좌파세력이요, 친북세력이다. 나는 적어도 아버지로부터 그러한 정신을 물려 받았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단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은 찍었지만, 김영삼은은 찍지 않았다. 노무현을 찍었지만 이명박은 찍지 않았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는 투표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누리당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을 지지한다.


90년대 초반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나올 때 아버지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래도 전라도 사람이 한 번 대통령이 되야 하지 않것냐?'라고 하셨지만 나는 반대했다. '아버지, 출신이 아니라 정치철학을 보고 찍어야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나의 말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때는 낙성하고 말았다. 나중에 대통이 되기는 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너무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나를 운디드니 묻어다오>, 절처럼 들리는 외침이다. 미국 인디언 역사를 담은 슬픈고 아픈 이야기이다. 운디디드는 미국 인디언 역사의 마지막 전투이자(사실은 전투가 아니라 총살이다) 백인들의 잔인한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장소이다. 백인들은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인디언들에게 보호구역이라는 곳으로 가도록 강요했다. 이젠 수렵을 하지 말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호?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곳으로 이주하게 했다. 인디언들을 보호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은 자신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였다. 인디언들은 습성상 수렵 즉 살인하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부족들이 이를 거부하고 백인들과 전쟁을 불사했다. 그중에서 가장 강한 부족이 바로 헬기에도 이름붙여진 아파치족이다. 승리는 백인들의 것이었다. 그들은 많았고, 무기는 강했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순진한 인디언들은 말을 믿고 이주하다 결국 죽임을 당하거나 이주지에서 얼어죽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 마지막 쟁투이자 이주의 여행이었던 운디드니에서 200명에 가까운 인디언들이 학살 당한다. 잔인하고도 이기적이었던 백인들의 횡포였다.


Wounded Knee Creek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백인들은 왜 인디언들을 무차별 학살했을까? 그들은 노인들이고, 부녀자들이며, 어린아이들이었다. 대부분이 아무런 저항할 힘도 없는 이들이었다. 나는 여기서 몇 가지의 이유를 생각해 본다.


1. 백인 우월주의


미국에서 백인은 모두 똑같지 않다. 소위 양키라 불리우는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이주해온 오리지널 백인들이 있고, 일반 유렵에서 이주해온 이들이 있다. 양키들은 지금도 미국의 명문가이며, 정치와 경제를 대부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렇다고 이들만이 범죄자들을 한정 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이들은 주동자들이다. 그들이 이러한 파격적인 행동은 한 이유는 백인 우월주위가 깊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러한 백인 우월주의 진화론이라는 묘한 비과학적 음모가 스며있다. 흑인은 가장 낮은 진화의 형태이고, 황인종은 조듬더 진화했고, 백인은 진화의 극치였던 것이다.


2. 제국주의


미국은 초기 뉴잉글랜드로 불리는 식민지였다. 동부는 영국, 남중부는 프랑스와 다른 여타 유럽국가의 식민지였다. 그들은 헐값에 땅을 사들여 그곳에 농사를 짓고 많은 이득을 보려고 했다. 문제는 그곳에는 이미 다른 주인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인디언들이다. 초기 미국 정착역사를 보면 백인들과 인디언들은 경쟁적이거나 비타협적인 그런 관계는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공생과 협력의 관계였다. 그러나 이주민이 점점 많아지면서 인디언들의 땅이 점점더 필요하게 되었다. 결국 부당한 방법으로 그들은 인디언들의 땅을 빼앗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에서 행했졌던 제국주의가 미국안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제국주의를 움직이는 원리는 바로 '힘'이다. 힘만 있으면 얼마든지 약자의 것을 빼앗아도 된다는 논리다.


3. 미국의 실용주의 정책


미국의 대표하는 정책은 '실용주의'이다. 유럽은 이론을 지향하지만, 미국은 험한 개척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수단을 정당화하는 실용주의가 대세였다. 이러한 실용주의는 교육과 정치, 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힘을 발휘했다. 유럽이 미국을 저질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순수한 이론을 목적을 위해 수단을 파괴하고 변질시키는 것에 대한 비판에서였다. 존 듀이의 도구주의 또한 실용주의이다. 이러한 실용주의는 참 진리를 추구하기 보다 현실을 추구하며, 플라톤적 보편보다는 실용적인 아리스토텔레스의 개체를 선택한다. 실용주의 다른 이름은 황금만능주의다. 서'부개척은 곧 '골드러쉬'와 이어진다. 서부로 서부로... 황금을 찾아 헤매던 역사이자, 소를 키우기 위한 목초지를 찾는 여행이다. 이곳에서 인디언들은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약자였고, 과학이라는 거대한 힘에 밀려 죽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 미국과 새누리당은 어쩌면 너무 많이 닮아있다. 오로지 목적을 향해 내 달려가는 미국의 기병들처럼 보인다. 그곳에 약자가 있든지 말든지, 그들이 무기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다. 내가 개인적으로 민주당은 좋아하지 않아도 노무현 대통령을 끔직히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강자이면서 약자였고, 약자이면서 강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렴 임기가 끝났을 때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갔던 강자였고, 강자들의 포악함에 힘없이 주저앉은 약자였다. 그러기에 그는 미국의 인디언들과 너무 닮았고, 나의 고향 사람들과 많이 닮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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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5-1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다오'를 알라딘에서 구입해 놓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ㅠ.ㅠ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어요 ㅠ.ㅠ
리뷰나 페이퍼로 쓸 날을 기다립니다 ㅠ.ㅠ

위 한장의 사진은 참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