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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니체를 읽는다 / 박찬국/ 아카넷/ 2015-12
책모임에서 니체의 대표작을 함께 읽었다. 다양한 번역본을 접했는데 박찬국의 번역이 가장 친절했고, 이해하기 쉬웠다. 철학 초보자들이 겁없이 도전한 니체 읽기는 쉽지 않았다. 문장 너머의 깊은 사유를 추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니체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내삶의 주인이 되라는, 내가 당연하다 믿는 것들을 의심해보라는 니체 덕분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내삶을 위태롭게 만드는 문제들을 제대로 살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 나만의 삶을 창조해낼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박찬국 교수가 <니체를 읽는다>를 새로 냈다. 목차를 살펴보니 니체의 핵심 사상을 정리하고, 니체와 대적했던 사람들과 니체를 해석했던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실었다. 니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나 나처럼 니체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책 같다. 아카넷에서 나온 박찬국 번역의 <비극의 탄생>을 즐겁게 읽었던 경험이 떠오른다.
아카넷, 박찬국, 니체. 믿고 읽어도 되지 싶다.
2. 제국의 역습 진격의 일본/ 조용택/북클라우드/2015-12
한국과 일본의 문제는 감정적인 접근으로 해결될 수 없다. 두 나라의 관계를 면밀히 살피고,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일본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들이 어디를 보고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 책은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한일 관계를 두루 살피고,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 한국이 일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쓰였다. 과거를 아파하고 분노하는데 그치지 않고 영리하게 일본과 상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지식인 것 같다. 추천사 중에 '한국의 역사에서 고려시대는 평균 1.09년에 한 번, 조선시대는 1.44년에 한번 꼴로 침략을 당했다.'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배우고, 깨닫고, 행동해야 한다.
3. 교실을 위한 프레이리 / 아이러 쇼어/ 살림터/ 2015-12
'배움이란 혼자 떠드는 교사로부터 수동적인 학생에게로 기술이나 정보가 옮겨 가는 것이 아니다. 교사는 말하는 교과서를 넘어, 그저 시험지를 돌리고 수업 계획서대로 의무적으로 가르치는 지식 기능공을 넘어, 크나큰 희망을 품고 성장해가야 한다. 가르침은 교사와 학생 모두로 하여금 우리를 옥죄는 사회적 제약을 통찰하게 하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에 눈뜨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책 소개글을 읽고서 어찌 읽지 않을 수 있겠나.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다. 교사가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멸종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 되는 건 당연하다. 교사는 성장, 성찰의 길에 학생과 손잡고 나아가는, 큰 그림을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해야 하는가. 이 책을 통해 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4. 전문가들의 사회/ 이반일리치 외/ 사월의 책/2015-12
'전문가는 우리의 타고난 능력을 무능력으로 만듦으로써 삶을 지배한다. 육아, 심리, 교육, 인간관계, 심지어는 삶의 지향까지 그들에 의해 결정된다. 전문가에 의해 시민은 '고객'으로, 국가는 '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우리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공동의 정치 역시 실종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 사회의 허구를 꿰뚫어 봄으로써 가능성의 존재인 인간을 회복하기 위한 지침서이다.' 지인들과 집 안에 의사 한 명, 변호사 한 명쯤 있어야 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자주 한다. 일반인들은 의학이나 법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피해자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끼리 정보를 독점하고, 자신들만 아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것을 이용해 막대한 부를 누린다. 이 책은 전문가 사회의 허와 실을 낱낱이 들춰낸다. 이반일리치 전집 중 한 권이라 반갑다. 읽고 싶다.
5. 왜 분노해야 하는가/ 장하성/ 헤이북스/ 2015-12
'한국의 불평등은 재산 불평등보다 소득 불평등 탓이 크고, 그 원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고용 불평등과 대기업, 중소기업 사이의 불균형이다.'라는 문구에 눈이 간다. 얼마 전에 한 방송에서 장하성 교수를 인터뷰 했던 기억이 난다. 세세한 내용은 떠오르지 않지만 한국 사회의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그의 말이 꽤나 명쾌하게 와 닿았었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의 목차를 살펴보니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의 원인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대안을 '정의로운 분배'로 제시하고, 그 희망을 청년 세대에게서 찾는다. 답답하기만한 현실에 속만 끓일게 아니라 문제를 알아보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노력을 해보고 싶다. 우리 사회는 뭐가 문제인가, 우리는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