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지 않는 법 - 싸게 팔지 마! 힘들어도
최병철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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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 이쯤되면 괜찮을 줄 알았지 하지만 밑도 끝도 없었다. 이것도 탓해보고 저것도 탓해보고 혼란스럽게 지내다 책을 폈다. 처음 시작은 잘 살고있는걸까?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 음 아무래도 많이 부족하다, 나를 잃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을 시로 쓰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보이는 느낌이다. 괜찮겠지? 조금씩 해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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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의 나와 그림자》

내 마음속에
그림자 하나 살고있다
그림자가 짙어서
늘 걱정이었다

어느 날 알았다
빛이 밝을 때
그림자도 짙어진다는 것을
내 안에
밝은 것이 있기에
내 그림자도 짙다는 걸

내 마음속에
그림자 하나 살고 있다
그림자가 너무 커서
걱정이었다

어느 날 알았다
모습이 커야
그림자도 크다는 것을
내 안의 나는
거인이라는 증거다

💥

내 마음속에
그림자가 살고 있다
그림자가 무거워서
걱정이었다

어느 날 알았다
의미가 클 때
그림자도 무겁다는 것을
그러고 보면
내 안에 있는 나도
제법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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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빛 따위가 어둠을 어찌 알랴🎇
-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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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
전대호 지음 / 해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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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발달하면서 과학적이지 않은 것, 과학적인 것의 구분이 생기고 과학적이면 좋고 과학적이지 않으면 나쁜게 됬다. 생명윤리만 생각하다보니 인간의 삶에 ˝인간적인 면모˝를 앗아가며, 흑백논리에 더욱 빠지는 형국이다. 현대사회로 가며 과거보다 더 흑백논리가 심해졌고, 유명한 과학자들은 주목 받으면서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은 딱히 업적이 없는 사람처럼 그림자에 드리워진다. 이 사회 못지 않게 과학과 과학자들의 세계도 문제가 많다. 과학을 증명한다고 해서 올바른 것도 아니며 과학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른것도 아니다. 인간의 윤리와 마음을 훼손시키지 않으며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근대와 다르게 현대과학자들의 과제가 되었다. 특히 일자리나 인간이 할수있는 최소한의 역할들이 박탈당하며 과학자들은 옳은 과학기술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윤리적이면서 과학적이고 안전하며 쓸모있고 인간의 역할을 훼손하지 않는 것, 알았다 그게 단순한 연구비로 해결될 수 없는 과제인가보다.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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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단순화해서 말하면, 과학적 실재론자는 과학이 정답에 도달하거나 최소한 접근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 맥락에서 주로 실재론자들이 거론하는 ˝성숙한 과학˝ 이란 정답에 도달한 과학, 또는 정답에 상당히 근접한 과학이다. 그런 과학은 통일성과 안정성을 지녔다. 정답이 단 하나일 테니까 통일성이 보장되고, 어떤 논의도 정답 근처를 맴돌 테니까 높은 수준의 안정성이 확보된다. 반면에 미성숙한 과학이란 아직 정답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채 이리저리 헤매고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실은 ‘과학‘ 이라고 부르기도 곤란한 암중모색이다.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이런 미성숙한 과학을 논의에서 배제하고 성숙한 과학만 주목하고자 제안하는 경향이 있다. _ 40

✍ 무릇 성숙은 안정성과 통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우리의 통념은 ‘정답‘ 이라는 허튼 관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하다. 정답이 있고, 정답을 움켜쥘 수 있으며, 꼭 움켜쥐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내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웬만큼 살아보면 다들 깨닫듯이, 인생에 정답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과학에도 정답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정답에 대한 집착이 과학의 생산성을 해친다고 장하석은 설득력 있게 논거한다. 마지막으로 니체의 말을 되세기자. ˝어릴 적 놀이할 때˝ 우리는 배고픈 줄도 모를 만큼 ˝진지˝ 하면서도 아냥 즐거웠고, 놀이에 어떤 거창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겸허했으며, 정답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때의 진지함을 되찾는 것이 진정한 성숙이다. _ 42

✍ 이 대목에서 논의를 철학의 수준으로 심화할 필요가 있다. 나는 과학을 우리와 자연의 공동작품으로 이해한다. 더 일반적으로, 우리의 앎과 삶도 우리와 자연의 공동 작품이다. 굳이 공동작가들의 기여도를 따지고 싶다면, 우리의 몫이 절반, 자연의 몫이 절반이라고 보면 공정할 듯 하다. 앎에 이를 때 우리는 자연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적는 어린아이처럼 굴지 않는다. 우리는 예측하고 관찰하고 실험하면서 자연에 질문하고, 성공적일 경우 자연으로부터 명확한 대답을 듣는다. 자연의 대답은 결정적인 성분이지만, 우리의 자발적 탐구 활동 역시 불가결한 성분이다. 이 글에서 다룬 제임스웹 사진들도 우리와 자연의 공동 작품이다. 우리가 제임스웹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 올렸고, 화려하고 다채로운 사진으로 완성될 만한 광경들을 물색하고 선정하여 그 방향으로 망원경을 조정하여 작동시켰고, 자연은 근적외선 신호들로 응답했으며, 우리는 다시 그 신호들을 처리하여 아름다운 사진들을 완성했다. 우리와 자연이 함께 그 사진들을 제작했다. _ 54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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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도 참 괜찮은 어른
이서원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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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남들보다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봐도 결함이 많았고, 사회적인 결여가 컸다. 다수의 사람들과 다르게 뭔가 유별났고 이겨내야 할 점도 많았다. 어른이 됬다고 느끼는 점은 현타는 오고 씁쓸하지만 내가 더이상 나를 증오하지 않는 것이다. 여전히 내가 나의 장점을 찾지 못하고, 가까운 사람이 보기에도 걱정거리지만 나를 대하는 자세가 조금 더 유연해졌다는 큰 변화를 겪었다. 어른이 된다는건 자제력을 발휘하고 충동성을 줄여나가는 일이었다. 넘기면 넘길수록 지금껏 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이었고, 따끔한 일침에 별 수를 찾지 못해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시종일관 ˝그럴수도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글의 투에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희망을 보았다. 어렵다, 어른이 된다는 것. 아마 누구든 내가 가장 못하는걸 바꿔나가는 것이 큰 숙제가 아닐까. 특히 안해야되는 걸 안하는 것에 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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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존경할 만한 미덕을 모두 가진 그런 어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존재할 수 없었다. 여러 요소가 합쳐져 내가 되는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는 닮고 싶은 부분도 있고 닮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이 사람에게는 이런 모습을, 저 사람에게는 저런 모습을 닮고 싶은 게 내 정확한 속마음이었다. _ 36

✍ 세상에는 별난 일이 가득하고, 그것을 발견하느냐 못 하느냐는 오직 사람의 마음이 달려 있다는 걸, 마음먹기에 따라 작은 일도 충분히 큰일이 될 수 있고, 고난이나 시련도 시선을 달리하면 기회와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을 제대로 보지 않으려는 내 시선이 문제였고, 크고 대단한 것만 별거라고 생각하는 비관적인 마음이 문제였다. _ 43

✍ 생각이 많을수록 듣기는 어려워진다. 내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나를 맡기면 자연스레 듣기에 성공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의도와 감정이 내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걸 느낄 수 있다. 내 생각은 물의 흐름이 멈춘 뒤에 말해도 충분하다. 아니, 어쩌면 말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대개는 말을 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답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_ 65

✍ 농담이 사람을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그 사람을 향하는 데 마음이 차가운가 따스한가로 판가름 난다. 유명한 카피라이터의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 말은 오븐에서 나와야지, 냉장고에서 나와서는 안된다. ‘
_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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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니티 플랜 - 우리는 어떻게 나쁜 세상과 싸우는가
양정훈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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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를 향한 응원과 박수, 그리고 우리와 가까이 있으면 곧장 쏟아지는 야유 ˝우리 앞에선 자제해줘˝, ˝너네들끼리 해˝ 과연 응원 다음으로 쏟는 이 무의식적인 생각과 행위가 인권폭력이라고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필자도 여러 정신질환과, 뇌전증으로 사람들에게 차별을 받고 반드시 입을 닫으라는 명을 받들어야되는 입장으로서 읽지 않아도 그 입장은 무조건 이해가 될 정도였다. 허나 흔히 말하는 혐오시위처럼 내 소수질환과 특징이 소수가 아닌 다수에게 혐오 대상이 된다면 그건 버틸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투쟁하는 입장이라고 해도 자신을 ‘소수자‘다 우리 모두는 소수자다 라고, 명명하는게 나도 당신도 그들도 과연 ˝소수자‘, ˝약자˝ 라는 표현을 올바르게, 선넘지않고 쓰고 있을까? 우리는 모두 소수자이지만 다수자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하다 나라는 영웅, 그리고 모두를 위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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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싸움의 효능이나 성공, 혹은 실패가 아니라 수많은 나를 불러 우리로 묶어내는 아름다운 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결국 이런 답에 도착하지 않았는가 싶다. 나의 존엄과 당신의 존엄을 감각하는 힘, 존엄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인권을 이해하는 힘, 인권의 눈으로 약자와 소수자에게 다가서는 힘, 약자와 소수자의 입장으로 반인권을 해석하는 힘, 반인권에 마주 서 존재하는 나와 우리와 수많은 다른 약자와 소수자를 잇는 네트워크와 정체성의 힘. 이런 낱낱의 힘과 작용이 우리 싸움의 근간이 되지 않는가. 이것이 디그니티 플랜, 존엄을 향한 정직하고도 효능적인 전략이었다. 한 사람이 인간의 눈물을 알아채는 순간부터 긴 여정의 끝에 함께 발맞춰 연대에 나서기까지 작용하는 이런 힘들을 모아 인권마인즈라고 부르고 싶다. _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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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가 산만한 게 아니라, 세상이 너무 느린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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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여러 진단명을 전전받다가 작년에 ADHD진단을 받았다. 이미 너무 많은 진단명으로 뭐가 뭔지 혼선을 빚던 중 약이 추가됬을 뿐 내 모든 것 중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이 되지 않았다. 서너개의 진단 중에 시작점을 찾으면 오히려 시원할 것 같았다. 책을 보고 모든 것의 주요원인을 찾았다. 체크하면 할 수록 ADHD의 기준에 엄청 맞았고, 잠깐 아파만 했다가 정신을 차린 것 같다. ADHD에게 충동성과 인간관계는 엄청난 과제였다. 오해를 만들고 오해를 빚고 실수를 만들고, 수습하고 해야할 건 안하면서, 하고싶은 건 즉각 해버린다. 내 또래 남자들 중 어릴때 모두가 그랬듯 ˝ADHD아냐?˝ 라고 하여 엄마들은 모두 소아시절 손에 손잡고 상담을 받으러갔고 나는 얌전해서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성인이 되고나서 나니 이상하리 만큼 ADHD상담은 유행을 타고 있었다. 유행에 따라가지 않던 중 의심이되어 다니던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했고 (컴퓨터로 뭐 누르는거였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변이 워낙 지쳐있음에도 불구하고 약만 받았지 별 처치가 없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기 일쑤였다. 이 책을 보면서 이해가 됬으나 이해시키긴 힘들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 중 가장 좋았던 건 규칙을 만들고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ADHD가 양심이없고 ADHD가 고칠 의지력이 없어서 자기 질환을 자꾸 광고한다고 생각한다..(씁쓸하게도) 그들은 당신에게 기회를 주길 바라고 도움을 받길 바랄뿐이다. 보호자와 질환자가 함께 이 책을 보면서 정리가 됬으면 좋겠다. ˝~ 하면 됩니다˝보다 ˝ADHD십니다˝ 라는 진단명만 우선시 되는게 씁쓸해 여러 책을 접하는 게 더욱 중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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