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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함께, 혁명
안희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2017년 3월 10일자로 대한민국의 최초 여성대통령이었던 박근혜가 파면되었다. 모두가 기대했던 결과로 대한민국은 한 번 들썩였다. 나도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기다리며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 방송에 집중했다. 주문이 끝나고 그 짧은 탄성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안도의 표정이 머리에 아직도 선명하다. 하지만 그 행복은 짧다. 어제 내가 썼던 글처럼 우리는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발걸음을 떼었고, 그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 없이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과연 무엇일까? 과연 누가 앞으로 우리의 지도자이자 동업자가 될 것인가?

그 변화의 첫 시작으로 난 이 에세이를 선택했다.
최근 대권주자로 떠오르면서 조명되고 있는 충청남도 도지사 안희정. 그리고 그의 자전 에세이 <안희정의 함께, 혁명>. 그의 자전적 에세이지만 우리가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와 함께 그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안희정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솔직히 나 스스로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안희정이란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만 있을 뿐 과연 그가 어떤 정치인인지는 정치인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안희정이 누구이며, 과연 이 정치인이 우리나라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의 에세이는 그가 정치에 입문(?)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입문이란 표현이 어색한게, 그는 그 스스로도 직업정치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직업이 있다가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직업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정치인으로서 어떤 이익을 바란다기 보다 정치 그 자체를 위한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행보가 조금은 남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그의 에세이를 읽으며 가장 그에 대한 애정(이라 말하기엔 아직 어색한 우리의 관계지만)이 높아진 부분이 있다.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생각. 민주주의가 다수결의 원칙을 택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넘쳐나는 사공 많은 배다. 그 사공들끼리 합의해서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에 따라 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그 어떤 배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점.

최근 자유의 범위를 어디까지 둬야 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자유의 범위는 싸움을 통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싸움은 유혈사태가 아니라 서로 대화와 토론을 통한 설득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 하나의 의견이 옳다는 판단이 아닌 모두의 의견으로 절충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가 작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도 자신 또는 나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니 우리는 계속 말하고 싸워야 한다.

우리는 탄핵 이후 민주주의에 새로운 변화를 말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의견은 정말 우리나라 정치가 성장하고 바뀌는 밑거름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민주주의의 첫 시작을 이 부분부터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급(?) 호감도가 상승해서 인지 안희정이 앞으로 어떤 정책으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지 궁금해진다.

<안희정의 함께, 혁명>는 에세이인 만큼 그가 어떤 행보와 정치적 대선 공약을 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그의 가치관과 그가 추구하는 목표, 그리고 미래는 확고하다. 바로 휴머니즘이다. 결국은 사람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문제를 통해 제도와 물질만으로 행복을 성취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각종 비리문제는 물론, 세월호, 그리고 최순실과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통해 증명되었다. 그래서 그의 행보는 휴머니즘으로 계속될 것이다. 휴머니즘의 형태는 어떻게 보여질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약자가 억울하지 않고, 강자에게 굴복할 필요 없으며, 서로에게 존중받는 세상. 안희정이 원하는 세상은 이런 휴머니즘이다.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시대다. 백성이 주인이 되려면 백 가지 성을 가진 이들이 합심해 뭔가를 결정하고 머슴을 부려야 한다. 안 그러면 머슴이 주인행세를 한다."

우리는 머슴이 주인행세를 하는 모습을 봐왔고, 그걸 직접 주인 손으로 내리 끈 현장의 주인공들이다. 이제 우리가 주인공이니, 우리가 주인이니 주인으로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주인이 원하는 것을 머슴에게 제대로 알려주자. 머슴이 딴 생각 하지 못하게, 머슴이 법 위에 군림하지 않도록...

그의 에세이는 솔직하며 따뜻하고 방향이 뚜렷하다. 그가 앞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의견을 펼치고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아주 많이 기대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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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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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듣고 싶었던 말

정희재 作


항상 나에게만은 솔직했던 못했던 나에게...

나는 나 자신에 대한 강박이 있다. 항상 공부를 잘 해야 한다. 무엇보다 완벽하게 해야하며, 한 번 하면 끝까지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다른 사람들은 더 해!"라며 내 자신을 부족한 사람으로 내몰았다. 물론 어느 정도의 강박은 참 좋게 쓰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다. 내가 이렇게 치열하게 내 강박에 갇혀있으면 그걸 바라보는 내 친구가 말한다.


"적당히 해~ 너 진짜 충분해. 대단하지만 그래도 너 힘들어보여."


이 말이 칭찬으로 들렸던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럽다. 하지만 이 말은 정작 내가 나 자신에게 해주지 못한 말이었다. 그리고 며칠 가지 못해 나는 그대로 쓰러졌다. 비루한(?) 정신과 몸뚱아리를 보며 나는 왜 일어나지 못하냐고 재촉했다. 하지만 몸과 정신은 마치 대답이라도 하는 듯 절대 제정신, 제 몸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내 자신에게 갇혀 있었던 터라 정작 정말 내 몸이, 내 정신을 돌보지 못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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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삶이 힘들다는 건 당연하다. 취업이나 일자리의 물리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세 끼 밥 챙겨먹는 밥벌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건 우리의 엄마 아빠들도,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모든 사람들이 겪은 것이다. 그러니 이걸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이며 위선이다. 거기다 살아 남기 위한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인데 어떻게 힘들지 않다고 하겠냐. 하지만 우리는 이제 이게 너무 익숙해서, 너도 나도 다 이렇게 살기 때문에 자신이 힘들다는 걸 인지하지 않고 살아간다. 아니, 잊는다. 그래야 기계처럼 돌아가는 삶이 편해지니까... 하지만 그런 삶을 얼마나 버틸까. 점차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어질 것이다. 보상 받고 싶어지고, 자신의 삶을 포기한 만큼의 댓가를 바라게 된다. 그렇게 다들 변해간다.


하지만 힘들다는 걸 잊는 것보다 힘듦을 알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건 어떨까?

정희재 작가는 참 따뜻하게 누구나 다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니 그 힘든 걸 인지하고, 스스로에게 그 힘듦을 위로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다른 이의 천 마디 위로보다, 내가 내 자신에게 주는 한마디 위로.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 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11p


"그래, 별일 없어도 그런 날이 있지. 허허벌판에 홀로 서 있는 것 같고, 심장이 유난히 쿵쾅거리고 머리에 열도 나는 거 같은 날이. 하지만 알잖아. 그런 순간도 곧 지나간다는 거. ... 난 네가 약한 모습 보일 때도 참 좋더라.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잖아." 191p


작가는 하루하루 견디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절대 더 힘내라, 더 노력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저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지난 날 힘들어하는 나에게, 바쁜 삶 속에 혼자 때 늦은 식사를 하는 나에게, 사랑과 아픔에 지친 나에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이모처럼 따뜻하게 안아 감싸준다. 작가는 아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었으며, 우리의 작은 흔들리는 그림자까지. 그 흔들리는 그림자까지 겹쳤기에 더더욱 헤아려졌다는 그의 말이 더더욱 위로로 다가왔다. 다들 그렇구나, 나도 당연하구나. 하지만 내가 소중하구나...


여행 중 문뜩 돌아갈 현실에 대한 생각을 한다. 덜컥 겁이 난다. 당연하다. 내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지치지 않게, 외롭지 않게 옆을 끝까지 지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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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니어스 - 실리콘밸리 인재의 산실 ‘스탠퍼드 디스쿨’의 기상천외한 창의력 프로젝트
티나 실리그 지음, 김소희 옮김 / 리더스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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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건 타고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이다. 하지만 저자 티나 실리그는 창의력은 타고 나지 않아도 되며, 충분히 다양한 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수업을 바탕으로 책이 짜여져 있다.

창의력을 기른다는 것. 창의력이라고 하면 대부분 우리는 기존의 사고를 새로 바꿔야 하며, 무조건 차별화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일반인은 선뜻 손대지 못합니다. 하지만 티나 실리그는 그 강박을 깨면서 새로운 창의력 프로젝트를 설명한다. 

리프레이밍, 아이디어 자극, 브레인스토밍, 관찰, 공간, 제약, 보상, 팀플레이, 실험, 포지셔닝 등 등 11가지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우리에겐 이미 창의력이 있으며 그걸 발굴하지 못하다는 점을 먼저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챕터별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새로운 생각을 할까, 어떻게 세상을 다르게 보며, 그곳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을 찾아나가야 하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하며, 어려운 훈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개인적으로 정말 쉽고 재밌게 읽었던 부분이 세 챕터 있었다. 리프레이밍, 관찰과 실험이다. 그리고 이 셋은 긴밀한 관계로 이어진다. 기존 갇혔던 사고방식에서 새로운 질문과 새로운 해결방법을 도출해내는 리프레이밍. 추측을 자제하며, 기존의 것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관찰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는 도출. 마지막 실험은 실패를 데이터로 삼아 계속 도전. 이와 관련된 내용을 계속 티나 실리그가 지도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결과를 보여준다.

창의력과 예술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사실 이 방법들이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창조적 예술을 행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창조적 예술을 하는 사람은 항상 일상을 새롭게 봐야 하는 리프레이밍, 그리고 주위 환경과 사람들에게서 소재를 얻어내는 관찰, 이를 접목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실험까지 모두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도 이와 같다. 관찰을 통해 소재를 얻어내며, 새로운 프레이밍으로 기존과 다른 질문을 만들어내며, 끊임없는 수정 과정을 통해 하나의 새 시나리오를 만드는 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해 이 책이 조금 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특별한 건, 지금까지 마냥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진, 또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 가졌다고 생각한 창의력이 훈련을 통해 길러지며, 그것을 전문적으로 기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대에 다니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나에게 티나 실리그가 말한 기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지 않았다. 내심 알고는 있지만 교육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특히 책에서도 강조했던 팀플레이는 참 아쉽게도 자주 접해보지 못했다.(팀플의 폐허...) 개인적인 상황, 국내 대학과 학교 교육을 통해서도, 창의력에 도전하는 디스쿨이 부러워보이는게 참 아쉽고 씁쓸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면 이 책의 내용이 전혀 새로운, 이전과 전혀 다른 시도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굳이 디스쿨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우리가 응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며, 우리가 더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창의력은 더 이상 예술가라는 타고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소유가 아니다. 어느 누구든 창의력은 있으며 이를 발전 시킬 수 있다!

계속 생각하라, 그리고 계속 질문을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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