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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 기본적인 송가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38
파블로 네루다 지음, 김현균 옮김 / 민음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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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시가 무언지도 모를 때부터 시를 쓰고 있었다"는 네루다는 어릴 적부터 시를 쓰고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키우며, 이미 20세에는 『황혼의 노래』,『스무 편의 사랑시와 한 편의 절망노래』2권의 시집을 출간한다. 

1927 년 미얀마 주재 명예영사로 임명받아 그뒤 5년 동안 아시아의 여러나라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외로움과 아픔으로 『대지에 살다』를 쓴다. 그렇게 시인으로서 발전을 거듭하다가 그의 친구 가르시아 로르카의 죽음과 스페인 내전으로 그는 변한다.

 

 

 

 

 

난 삶 없이는

살 수 없고,

사람 없이는 사람일 수 없어,

난 뛰고 보고 듣고

노래하네,

별들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고,

고독은 꽃을 피우지도 열매를 맺지도 못해.

나의 삶을 위해 모든 삶을 내게 다오,

온 세상의

모든 고통을 내게 다오,

내가 그 고통을

희망으로 바꾸리니.

 

-보이지 않는 사람

 

 

 

 

 

넌 천체의 씨앗처럼

영원하고, 옹글고, 순결하게

땅에서 고개를 내민다.

부엌칼이

널 자를 때

하나뿐인 고통 없는

눈물이 솟는다.

넌 괴롭히지 않고도 우리를 울게했다.

양파여, 난 지금껏 존재하는 모든 것을 찬양했다.

그러나 내게는 네가

눈부신 깃털의

새보다 더 아름답다

 

-양파를 기리는 노래

 

 

 

 

 

 

 

세상은 변하고 그도 변한다.

친구의 죽음과 내전은 그의 정치적 의식과 민중에 대한 사랑에 영향을 미친다. 희망, 기쁨, 사랑, 불안 등의 감정뿐만이 아니라 양파, 토마토, 옷, 빵 등의 사물에 이르기까지 작고 소박한 '모든 것'들을 보고 느끼고 구현한다. 이것은 엄중한 시대에 살고 있는 그 자신과 민중들에게 일상을 살게 하는 작은 위로가 되어준다.

 

 

네루다는 1971년 노벨상 수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리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동떨어진 어느 나라의 이름 없는 변방에서 왔습니다.

그동안 나는 시인들 가운데서 가장 소외된 시인이었으며 지역의 한계에 갇힌 나의 시에서는

늘 고통의 비가 내렸습니다."

 

시대적 한계와 위기를 극복해온 그의 삶을, 그의 시를,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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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필립 k.딕이죠. 단편집이어서 읽기도 편하고 그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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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자들 - 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혐오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가
이졸데 카림 지음, 이승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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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혐오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가

 

 

우리는 다원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새로우면서고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다. 비(非)다원화 사회, 즉 동질 사회로 돌아갈 방법은 이제 없다. _p11

 

동질 사회라는 상상은 언제나 허구였다. 그러나 잘 기능하는 허구였다. 민족은 게다가 기능이 대단히 뛰어난 허구였다. 베네딕트 앤더슨 이후로 우리는 민족이 '상상된 공동체(Imagined community)'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상상된 공동ㅊ체'란 민족이 표상으로, 상상으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정치적 구성물인 '민족'의 기초, 동질 사회의 기초가 정치려적 상상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민족을 실재라고 믿어 왔다. _p14-15

 

변화는 두 가지 차원에서 일어난다. 첫째는 소속의 변화이다. 즉 우리가 사회에 속하는 방식이 변한다. 둘째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의 변화이가. 다원화는 타인과의 관계를 바꾸고 우리 자신과의 관계, 즉 우리가 자기 자신과 관계 맺는 방식도 변화시킨다. _p37

 

"한 사회 안에 한 기관이 증명되려면, 의식 안에 대응물이 있어야 한다." 피터 버거는 이렇게 적었다. 그렇다면 비자리는 의식 안에 어떻게 기입될 수 있을까? 추상적으로 말하면 공제, 빠짐으로 등록될 수 있다. 빈자리는 자신을 덮어 주던 민족 형상처럼 형상으로서 실증적으로 드러날 수 없다. 단지 빠진 존재로, 감소되고 작아진 존재로 드러내고 보여줄 뿐이다. 바로 이것이 3세대 개인주의, 다원화된 개인주의의 본질이다. 감소된 주체, 작아진 자아. _p58-59

 

다원화는 경험이 먼저다. 자신의 정체성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경험이 다원화의 시작인 것이다. 이는 오늘날 자기 자신에게 결정이 필요하다는 경험이며, 자신의 삶과 세계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경험이다. 이 경험은 각자 정체성의 심장에 우연성이, 다시 말하면 개방과 불확실성이 침입함을 뜻한다. 이 심대한 경험은 오늘날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모두에게 도달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의 당연함을 변화시킨다. _p106

 

"개인적 실존 전체"를 추구하는 3세대 개인주의 시대에는 이런 통합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개인을 적절하게 대의하는 체제나 기관이 없으며, 다원화된 주체들의 관계망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포퓰리즘적 국면에서 감정의 방출은 또한 굴욕 경험들의 방출을 의미한다. 이 감정 상태를, 정확히 감정을 통해 표출된 어떤 욕구로 이해해야 한다. 포퓰리즘은 이 방출된 감정을 여기에 주목하라는 외침으로 인수한다. 그런데 포퓰리즘이 그것을 충족시키기도 하는가? 이를 위해 포퓰리즘은 세 가지를 제공한다. 새로운 정치인 유형, 감정 공간 그리고 국민이다._p205

 

 

동질 사회라는 환상에서 다원화된 지금, 우리 모두가 변한다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작가는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된 공동체', 피에르 조장발롱의 공존을 위한 핵심 질문 등 여러 학자들의 주장과 예시를 가져와 동질 사회의 기초와 다원화된 변화를 설명한다.

예를 들면, 배가 침몰할 위기에 처했는데 선장은 사람을 어떻게 바닷속으로 뛰어들게 할지 고민했다. 영국인에게는 입수하지 않는 것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인에게는 입수는 멋지다고 말했다. 독일인에게는 입수는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인에게는 입수 금지라고 말했다. 이런식으로 약간의 농담으로 민족적 차이와 형태를 설명한다. 

 

계속 읽다보면 개념과 예시가 너무 혼용되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점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모를 정도로 정리가 안되는 지점이 있었다. 거기다 '다원화'를 유럽과 북미에 국한 시켜, 세계적 변화에는 조금 둔감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며, 개인의 경험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 이야말로 다원화된 지금과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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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의 민음북클럽이 마무리되고 2019년 새로운 민음북클럽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어 기대된다.

 

 

01  세계문학전집 or 세계시인선 3권 선택(일부도서제외)

02  민음 북클럽 에디션 2권 선택

03  북클럽 에코백 증정

04  세계문학전집 북커버 증정

05  독서기록노트 증정

06  민음 북샵 상품 및 각종 이벤트 할인

 

 

 

 

다른 출판사 책으로 갖고 있지만 또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세계문학전집과 에디션.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는 부담스러웠지만 집순이인 나에게 맞는 소소한 독서 이벤트들이 있어서 지난 1년동안의 민음북클럽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올해는 오프라인 이벤트도 참여해볼까하는 약간의 용기와 부지런함이 발현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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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침묵 - 소음의 시대와 조용한 행복
엘링 카게 지음, 김민수 옮김 / 민음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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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을 여는 행동이야말로 침묵으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침묵은 무엇일까?

 

극지 여행을 하는 작가가 '침묵'을 주제로 강연을 한 후, 학생 몇 명에게 받은 세 가지의 질문으로 작가의 고민이 시작된다. 그 세 가지 질문은 이랬다.

 

침묵이 뭐죠?

침묵은 어디 있죠?

다른 때도 아니고 왜 지금 더 침묵이 중요하죠?

 

 

 

나는 산책을 할 수 없거나 등산을 할 수 없을 때, 혹은 세상에서 벗어나 항해를 할 수 없을 때마다 세상을 차단하는 법을 배웠다. 세상을 차단하는 법을 배우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내 안에 침묵에 대한 근원적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세상을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 나설 수 있었다. 그런 방법을 찾아나서자 그곳에서, 교통 소음과 셍각들의 불협화음 속에서, 아이폰과 제설차의 불협화음이 자리 잡은 그 깊은 곳에서 그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침묵이었다.

-p 9

 

 

"어쩌면 침묵은 경이로움과 잘 어울리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침묵은, 그래요, 마치 대양이나 끝없이 탁 트이고 눈 덮인 벌판처럼 일동의 위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이러한 위엄 앞에서 경이로움을 ㄴ,끼며 서 있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그러한 위엄을 두려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침묵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리고 음악이 사방에서, 온 사방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는)이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포세가 말하는 두려움은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리라. 그러한 두려움을 회피하려 할 때마다 나한테서 비겁한 악취가 확 풍긴다.

-p 20_21

 

 

 

모든 사람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뭔가 근본적이고 진짜 같은 것으로 돌아가려는 열망과 평온을 찾으려는 열망을 품고 있다. 그들은 소음에 맞서 작고 조용한 대안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그러한 취미에는 뭔가 느리고 지속가능하며 사색적인 측면이 있다. 당신이 지하실에서 맥주를 양조할 때, 혹은 뜨개질을 할 때 방해를 받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덕분에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내가 방해받지 않으리라는 것, 이번만큼은 내가 혼자서 이 일을 하고 싶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걸 아는 것만도 아주 신나는 사치이다.

-p 41

 

 

 

읽을거리를 가져오는 것을 깜빡하고 볼만한 영화도 없이 비행기 50번 좌석에서 밀실공포증을 느끼며 앉아 있거나 회의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종종 어렸을 때 느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경험의 빈곤이다. 이러한 빈곤이 단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경험의 결핍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활동의 풍부함 역시 경험의 빈곤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흥미롭다. 활동은 정말이지 많아지고 있다.

-p 84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말로 표현될 수 없다." 말은 경계를 만든다. "나의 전체적인 의도, 그리고 내 생각에 한 번이라도 윤리나 종교에 대해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하려고 시도해 봤던 모든 사람들의 의도는 언어의 경계레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의 새장을 둘러 싼 벽에 부딪히는 이 시도는 완전히, 절대적으로 가망이 없다." 여기서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윤리는 인생의 본질적인 의미이다.

-p 124

 

 

이 세계에 있으면서 동시에 있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수평선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에 마음을 빼앗길 때, 혹은 다른 일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초록색 이끼가 낀 바위만 보면서 거기서 눈을 떼지 못할 때, 또는 그저 아이를 내 품에 안고 있는 그런 짧은 순간들이 나에겐 최고의 순간이다. 시간은 갑자기 제거되고 나는 마음속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생각은 완전히 딴 데 가 있다. 돌연 짧은 한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질 수 있다. 마치 그 순간과 영원이 정반대의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순간과 영원은 저울의 양쪽 끝에 놓여 있다. 그러나 가끔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가 그랬듯이 영원과 시간의 그 짧은 조각을 구분할 수 없다.

 

한 알의 모래 알갱이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야생화에서 천국을 보기 위해,

네 손으로 무한함을 쥐어라

그리고 시간의 영원함을 쥐어라.

-p129_130

 

 

 

"...... 누군가는 오로지 창조된 물질, 물리적인 것만이 존재한다고 확신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경우라면 시(詩)도 철학도 바흐의 음악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손해라고 포세는 결론 내린다. 소멸하는 것은 시와 철학, 바흐의 음악만이 아닐 것이다. 포세는 당신과 나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당신이 경험하는 침묵은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침묵과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라.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침묵이 있다.

-p136_137

 

 

 

작가의 극지 경험의 사진과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추구한 방법론이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쉬웠지만 읽는내내 작가의 침묵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침묵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단순히 말을 안 하는 행위가 아닌 사유의 언어로써의 '침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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