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읽는 습관 - 모든 기획의 시작 좋은 습관 시리즈 4
김선주.안현정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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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경제경영.마케팅] 트렌드를 읽는 습관. 김선주. 안현정. 좋은습관연구소. (2020)

코로나시대를 살아가느라 정지 상태로 2020년을 보냈다. 일자리를 잃었고, 대출을 받았고, 홧병을 얻었고, 무기력한 나날을 보냈다. 알 수 없는 무서움에 건강 염려증이 생겼고, 사람들을 경계하게 되었다. 반면에 환경을 생각하게 되었고, 인간관계가 정리되었고, 필요없는 에너지 소모가 줄었다. 나와 우리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졌다. 아직 벗어나려면 한참 멀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그래서 어떻게?’를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그러한 이유로 읽기 시작한 이 책 ‘트렌드를 읽는 습관’은  습관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는 좋은 습관 연구소에서 만든 4번째 시리즈이다. 기획자나 마케팅에서 다루는 트렌드 뿐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서 주위를 돌아보며 알아차릴 수 있는 흐름을 읽는 능력 같은 것, 그런 습관을 만드는 법을 제시한다.

트렌드라는 말은 현재의 모습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성도 함께 포괄하는 말이다. 그래서 트렌드를 잘 읽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지금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길게 갈 것인지 반짝 떴다가 바로 사라질 것인지, 일부 사람에게만 해당될 것인지, 그게 아니면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하게 적용될 것인지, 트렌드 유형을 잘 구분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28)

정리 잘 하는 사람들이 만든 책 답게 군더더기가 없이 똑 떨어진다. 서문만 읽어도 책 전체가 느껴진다. (서문이 가장 강렬하다.) 1부는 트렌드를 읽기 위한 4가지 질문을 제시하여 트렌드가 무엇인지 예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2부는 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3부는 비즈니스로 연결시킨다.

1, 2부에서 알아낸 트렌드를 어떻게 적용시키는지를 3부에서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조금 두리뭉실하게 읽혀진다. 트렌드라는 게 어떤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를 들 수 없기 때문일까? 내가 실무자가 아니어서 이해가 부족한걸까? 3부가 다소 아쉽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트렌드를 읽는 습관’이라는 제목에 딱 부합한 책이다. 1,2부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어떻게 트렌드를 읽는 습관을 만들 수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알 수 없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느라  남들 가는대로 쫓아가야하는건지, 중심을 지킨다는 일이 무엇인지 해답 없는 고민을 늘 하고 지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막연하게나마 생각이 정리되었다. 코로나 시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트렌드들을 읽어내어 금방 사라질 무엇인지, 새롭게 관심갖고 지켜봐야할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아침 물 마시기’ 같은 유익한 습관을 만들어 나를 길들이는 색다른 방법이 되어줄 것 같은 책.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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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생각 - 고전 미술의 대가들, 창작의 비밀을 말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61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외 옮김 / 필요한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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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1 / 예술, 미술에세이] 예술가의 생각.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박민혜 옮김. 필요한 책. (2020)

미대 재학시절, 나만의 영감 노트가 있었다. 작업하다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당장 그릴 수 없으니 글로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그림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내 작업에 대한 깊이를 더하고 싶을 때 사용하던 노트이다. 일기장과 별도로 적어가던 수첩, 거의 모든 예술가가 작가 노트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학부를 졸업하고 순수미술에서 멀어지면서 영감 같은 건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삭막한 삶을 살고 있다. 미술 언저리에 있는 직업군으로 살아왔지만, 당장 먹고살아야 할 업무를 처리하기만 해도 바빴다. 학교 다닐 적만큼 순수하게 미술 그 자체에 몰입하는 시간은 더는 없었다. 내겐 생계가 중요했고, 더 작가 같은 창의적이거나 엉뚱한 생각 같은 것도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

오랜만에 예전의 내가 그리워 선택한 책, ‘예술가의 생각’은 고전 미술의 대가들의 창작 노하우와 비밀 같은 것들을 적은 기록물이다. 예술가의 작품에 대한 성찰의 기록물을 저자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이 한 권으로 엮어냈다. 화가와 조각가들이 그들의 삶과 시간의 전형으로 작가가 주고받은 편지나 일기, 작업 노트 등에 기록된 것들을 14가지의 주제로 구분하여 정리해놓은 이 책은 예술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지 궁금한 사람,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는 데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중간중간 명화가 삽입되어 있는데, 본문과 그림이 어떤 관계로 그 장에 들어가 있는지 수수께끼 하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겼다.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졌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미술 전시장을 관람할 때 벽에 쓰여 있을 만한 의미 있는 기록물들을 한데 엮어 만든 책이라 글자 수가 많진 않지만, 그 의미가 가볍지 않아 좀처럼 쉽게 책장을 넘길 수는 없었다. ‘화가들의 생각 요약정리 판’ 예술가의 생각 훔쳐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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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시장의 조건 - 동양의 애덤 스미스 이시다 바이간에게 배우다
모리타 켄지 지음, 한원 옮김, 이용택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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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9 / 경제경영] 정의로운 시장의 조건. 모리타 켄지. 한원 옮김. 이용택 감수. 매일경제신문사. (2020)

몇년 전 노자 사상에 대한 관심으로 ‘도덕경’을 읽은 적이 있다. 원서에 충실한 ‘원문(한자)+해석’이 전부이던 그 책이 너무 어려워 읽다가 포기했다. 도덕경 원문을 작가가 체화하여 에세이 형식으로 엮은 ‘새로운 도덕경’을 또 읽었다. 하지만 역자의 재해석이 구체적으로 내게 와닿지 않아 원저자의 본질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원문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고, 일상생활과 비교하여 설명한 -청소년 대상의 깊이 정도- 도덕경을 또 읽었다. 읽어본 도덕경 중 가장 재미있었고, 한 번 더 읽기도 했다. 아무리 대단한 사상을 담은 책이라도 보통 사람인 내가 그 전부를 이해할 수는 없으니 적당한 수준으로 해석하는 재탄생하게 하는 번역자, 역자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시대를 맞이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 출간되었다. ‘정의로운 시장의 조건’은 동양의 애덤 스미스라고 불리는 이시다 바이간의 사상과 석문심학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도덕과 정의, 검약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시다 바이간은 1685년 교토에서 태어나 20여 년 동안 상인으로 일했지만, 책을 읽고 공부하기를 즐겼다. 45세부터 강의를 시작하면서 학문에 매진했고 <도비문답>(1739)와 <제자론>(1744)을 펴냈다. 소박해 보이는 전직 상인의 사상은 수제자 데지마 도안이 설립한 교육 시설, 심학강사를 통해 널리 세상에 알려졌다. 데지마 도안은 바이간의 사상을 ‘이시다 문파의 심학’이라는 뜻으로 석문심학이라고 명명했다.

‘일을 포함한 일상적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심학강사에 모였다. (47)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본위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 팀워크는 조화를 통해 이루어지며, 조화는 자기본위적인 행위를 삼감으로써 실현된다. (74)

내가 타인의 성실함과 불성실함을 잘 살피고 있듯 타인도 나의 성실함과 불성실함을 항상 살피고 있다. (120)

어쩌다보니 자영업자가 되어있는 나는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해 ‘왜 나는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종종 하곤 한다. 단순히 ‘돈’을 쫓는다면 더 많이 일하고 요령을 부리면 되겠지만, 그렇게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서 틈틈이 책을 보고 마음을 다스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가끔은 요령 없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일을 포함한 일상적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대체로 유익했다. 흔들리고 있던 나를 다독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이시다 바이간의 사상을 정리한 데지마 도안의 석문심학과 에도시대 서민문화와 사상을 연구하고 있는 모리타 켄지의 경제경영서이다. 이시다 바이간의 사상이 궁금했지만, 모리타 켄지의 해석이 많아 이시다 바이간 자체를 알기에는 아쉬웠다. 하지만 모리타 켄지가 에도시대 사상과 이시다 바이간, 석문심학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정의로운 시장의 조건’이라는 제목에 부합하는 내용으로는 유익하다.


일본 에도시대 사상가와 석문심학을 설명하는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시기인 조선 후기 문예 부흥기 시기 우리나라 학자의 연구도 알고 싶어졌다. 우리나라에도 이시다 바이간처럼 뛰어난 사람이 있을 텐데, 우리 역사에도 눈을 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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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 서울 밖에서 답을 찾는 로컬 탐구 보고서
김동복 외 지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기획 / Storehouse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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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토박이로서 서울을 떠난 삶을 상상하지 못한다. 이따금 여행을 통해 느꼈던 외딴곳의 고즈넉함 정도가 나의 로컬생활 경험의 전부다.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은 도시를 떠나 로컬에 자리 잡은 사람들의 성공담을 엮은 책이지만, 실패한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고 짐작한다. 나의 삶과 다른 곳에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어렵고도 버거운 일일 것이다.

이 책의 대표 저자 윤찬영은 강화에서 터를 잡고 청년 중심의 지역경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시골 생활, 창업, 독립은 도시에서 기계 부품처럼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꿔본 바람 같은 것. 로컬생활의 현재진행, 로컬에서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쳇바퀴처럼 사는 서울 삶 말고 다른 인생을 간접경험 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가 내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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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허밍버드 클래식 M 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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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8 / 소설. 독일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허밍버드. (2020)

두번 째 읽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몇 년 전 감성 충만한 한 청년의 일기 같은 이 책을 읽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도중에 덮었던 적이 있다. 지인들의 추천과 권유로 꾸역꾸역 끝까지 다 읽긴 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 같은 건 없고,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남아있는 이 책을 완독했다.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 중 04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작고 가벼운 문고 판형 책자여서 들고 다니며 읽기 좋았다. (지난번 읽은 더 클래식 출판사의 책도 비슷한 느낌으로 좋아한다.)

지은이 괴테는 독일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인물로 1774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하고, 문단에 이름을 떨치며 18세기 후반 독일 문학운동인 ‘슈투름 운트 드랑(질풍노도)’의 중심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였다. 자서전 ‘시와 진실’, ‘파우스트’ 등 위대한 문학작품 다수를 남겼고,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세계적인 작가이다. (책날개 참고)

주인공 베르테르는 자신의 모든 감정을 전부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찌질해 보일 만큼 깊숙한 일거수일투족과 생각을 모두 기록하여 친구 빌헬름에게 전한다. 일기 같은 편지글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주인공은 로테라는 한 여성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베르테르는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그 감정 자체를 사랑하는 듯 젊고 순수한 청년이 느껴진다.

로테를 향한 왜곡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주인공 베르테르 일상의 모습과 생각도 편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감성지수(e.q)가 상당히 높은 사람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감정에 솔직하며, 세상사에 관심이 많다.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남들까지 힘들게 하지. 하지만 산을 넘어야 하는 여행자처럼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네. 산이 없다면 당연히 갈 길이 한결 편하고 줄어들겠지. 하지만 산이 있으니 넘어갈 수밖에. (111)

공작님은 또 내 판단력과 재능을 내 마음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이 마음이야말로 내 유일한 자랑거리이자 모든 힘, 모든 행복과 불행, 즉 모든 것의 원천이다. 아, 내가 아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마음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133)

로테와의 사소한 순간을 다 기억하고 의미부여 하는 생각들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내가 빌헬름이 된 듯, 베르테르가 된 듯, 로테가 된 듯, 그 무거운 감정 기복이 옮겨붙어 책장을 넘기기가 힘겨웠다. 어지간한 연애소설보다 찐득하고 무거워서 한쪽 읽고 쉬고, 한쪽 읽고 쉬고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지겹게만 느껴지던 묘사가 후반부(특히 2부 뒤쪽부터 편저자가 독자에게)로 갈수록 편지글을 가장한 실화처럼 느껴져 문득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인가 의심이 생겼다. 다른 출판사의 동일 제목의 책을 살펴보고서 이게 원래 이 책의 구성임을 알게 되었고, 250여 년 전 작가 괴테의 구성과 글솜씨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이래서 고전인가 보다.

어려웠던 고전 한 권을 읽어낸 뿌듯함과 베르테르의 허망한 죽음에 대한 연민, 찝찝함이 남는 이상한 책이다. 작고 가벼운데 먹먹한 감정이 가시지 않는 건 나 역시 베르테르처럼 감정 기복과 감정이입이 심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의 글솜씨 때문인가? 그 시절 자살한 사람들이 많았다던데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다음 책은 가볍고 따듯한 이야기로 기운을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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