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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왜 삶이 불편할까?” 라는 의문을 갖고 책을 폈다. 때로 나의 삶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지 않던가? 책의 표지와 1장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하늘에 물들다’에 펼쳐진 푸르디 푸른 창공을 배경으로 한 티벳 사원의 그림이 책을 읽기도 전에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체 3부 63장으로 이루어진 현진 스님의 수필집인 이 책은 객관적인 눈으로 나의 일상을 바라보고 잠시나마 명상에 젖게 만들었다. 티베트 산하의 사진이 곁들어진 시원한 책이었다.

현진 스님은 그곳 현지인들의 삶의 방식을 동서고금의 철학자, 종교인, 문학가 등등의 지혜로운 말과 접목시켜 가면서 삶의 불편이나 고통, 행복이나 즐거움이 외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며 업이나 인과응보의 관계망 속에서 바라봐야한다고 말한다. ‘우리 인생에서는 정해진 결과는 없다. 다만, 원인과 조건에 의해 형성될 뿐이다.’(157p.) '정해전 팔자와 운명은 없다. 설령 있다 해도 그것은 자신 스스로가 만든 원인의 결과일 뿐 어떤 신이나 절대자가 정해준 것은 하나도 없다.‘(157p.) ‘잠아함경’에서 인용한 “탐내고 인색하나 가난을 벗어나지 못함은 과거세에 베풀지 않은 것이다. 만약 복덕을 누리고자 한다면 마땅히 베풀어야 한다.”(61p.)는 말은 미래의 나의 행복을 바라거나 혹은 더 적은 고통을 당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베품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현진 스님은 삶을 애닯아 하지 말고 애걸복걸 하지 말라고 한다. 인생살이의 여유를 찾아 책을 읽으라고 하면서 후한 때 학자 동우라는 선비의 독서 삼여설(三餘說 - 일년 중 겨울과 하루 중 밤, 비오는 날)을 말하고 (63p.) '즐거움이든 괴로움이든 그것은 그저 커다란 조화의 물결일 뿐이‘(94p.)며 ’행복은 삶의 목표가 아니라 내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95p.)고 말한다. 항상 여유로운 삶을 원하였던 나 자신에게 좋은 교훈이 된 말들이다. 늘 애닯아 하면서 현재보다는 미래의 나를 찾고, 목표만 원대하게 세울 뿐 현재 삶의 방식에는 별반 변화를 주지 못하였던 시간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현재 나의 삶의 방식에 충실하면 미래의 행복이 또 다른 현재로 다가올 것이며 흘러 간 현재는 과거가 되어, 이 또한 후회로 남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3부 5장의 ‘곡선의 삶이 아름답다’에서는 ‘곡선이 없는 인생길은 가속도 때문에 스스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와 낭만이 없’(202p.)으며 ‘좌절과 실패는 곡선의 묘미’(202p.)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현정부가 들어서고 난 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문제가 떠올랐다. 그냥 그대로 제 유속대로 물이 흘러가도록 해야 하고 필요한 제방이나 관리만 있으면 될 것을 인간이 나서서 굳이 곡선의 강을 직선의 강으로 만들고 유속을 높여 대형운반선을 띄울 이유가 뭐인지 다시 곱씹어 보았다.

티베트가 처한 정치, 경제, 종교적인 상황을 애정을 갖고 서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티베트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없어서 실감 있게 읽지는 못하였다. 그냥 재미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지만 밋밋하게 겉만 훑고 넘겼다. 티베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한 잔의 시원한 산속 물을 마신 느낌이자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스러지는 아침안개 끄트머리에서 나는 냄새를 맡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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