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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EBS <인문학 특강> 최진석 교수의 노자 강의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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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전의 노자의 사상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에 어떤 조언을 들려줄 수 있을까. 노자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면면이 이어오는 동양고전 노자의 사상은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위즈덤하우스. 2015)은 최진석 교수가 EBS<인문학 특강>에서 보여준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노자 철학을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소개하며<도덕경>에 담긴 노자의 사상에서 현대인들의 삶과 접목시켜 통찰력 있으되 쉽게 안내한다. 그동안 인문학 특강에서 노자의 철학과 사상을 지식과 경험으로 명쾌하게 강연한 동양철학 교수답게 2500년 전의 노자의 생각법을 통해 삶을 바꾸는데 필요한 인문학적 모험을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노자는 인간의 능력으로 갈고닦은 길을 道라고 했다.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란 '생각하는 힘'을 말한다. 천명을 따르던 인간이 이제 도를 따라야 한다. 이런 생각의 전환에서 비롯하여 마침내 도의 출현이 중국 문명을 가져온다. 최초의 중국 문명은 결국 인간의 독립선언이다. 도의 출현 이후 중국인들은 세계와 관계를 해석하며 삶의 의미의 중심축을 도道와 덕으로 갖게 되며 그게 도덕이다.

 

 또한 저자는 노자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인식능력을 지知의 방법 말고 明의 방법이어야 한다고 일갈한다. 내용은 이렇다.

 

 "해를 해만으로 보거나 달을 달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달을 해와의 관계 속에서, 해를 달과의 관계 속에서 보는 것이지요. 해를 해로 보고, 달을 달로만 보는 것은 해와 달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지요. 분리된 것으로서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을‘지’라고 합니다. 반면 해와 달을 상호 연관 속에서 인식하는 것을‘명’이라고 하는데, 달과 해가 존재적으로 따로따로 분리된 두 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이루는 한 벌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죠. 해와 달을 동시에 포착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명’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자의 통찰입니다."(194쪽)

 

  지금까지 노자의 사상을 잘못 이해하는 예도 많다. 흔히 알고 있기를 노자의 도가 철학은 복잡한 세속의 관계를 벗고 무위자연으로 돌아가 입신양명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무위라는 것은 관계 속에서 수동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세계의 변화에 자발적으로 유연하게 접촉하기 위한 시도, 즉 자신 앞에 펼쳐진 세계를 자기로부터 나오게 하는 삶을 살기 위한 태도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저자는 노자의 꿰뚫는 사상에서 내가 주인으로 나답게 사는 길이란 기존의 이념에서 벗어나 '경계에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그래야 인문학적 통찰이 생긴다고 전한다. 본연의 '나'로 돌아간다는 건 세계와의 관계 방식이 나로부터 나와야 삶이 정상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현대인들의 불안, 사랑, 소통 등 삶의 불안한 문제들에 대한 답도 풀어준다.

 

 도대체 철학은 무엇일까. 고대철학이 현대의 삶을 어떻게 조명해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현대의 철학자 최진석 교수가 들려주는 '노자 읽기'를 권한다.그동안 잊고 살았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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