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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거지를 찾습니다
홍선주 지음 / 한끼 / 2025년 4월
평점 :

신림역 근처에서 출몰하는 꽃거지
그를 찾아나선 의연에서 자신도 찾고 있다며, 대학생 건우가 동행을 제안한다.
목격되었다는 주변을 건우와 함께 다니며
의연은 자신의 지난 기억들을 되돌아보게 되고,
꽃거지의 흔적 대신 자신이 잊고 있던 사실까지 기억해 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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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거지를 찾는 두 사람.
그리고 과거의 기억들.
180이 넘는 키에 모델 몸매.
원빈과 이민기를 섞은 듯한 꽃미남.
절대 구걸하지 않는 당당한 태도와 도도한 눈빛.
그 이름하여 꽃거지.
꽃거지를 찾는 의연에게 동행을 제안한 건우.
남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던 그에게 집요하게 물어보자,
그는 영혼과 얘기할 수 있는 영매탐정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놀라운 능력(?)에 의연은 과거 자신이 겪었던 일을 떠올리고,
건우와 함께 할수록 지난 기억에 연결된 후회가 뒤따른다.
건우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본 의연은
한 카페에서 들려온 이야기에 잊었던 기억이 떠오르고,
신림역 칼부림 사건에 기억하게 된 그것은
의연이 그 사건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었는데....
의연과 건우, 그리고 꽃거지.
세 개의 선이 맞닿은 곳에서의 기억.
그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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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이야기 속에 담긴
충격적인 기억의 저편.
꽃거지를 찾는다는 제목과,
꽃거지를 찾아다니는 이야기의 시작에
두 사람이 함께 찾아다니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반전의 힌트는 표지에 있었다.
표지에 있는 아이들의 실루엣.
의연이 선생이기 때문에 담긴 건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런 게 아니었다.
누군가는 기억해야 할, 잊혀져선 안 되는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불운한 일.
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할 끔찍한 사건.
신림역 칼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다소 민감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아닌가 싶었는데,
영매탐정이라는 건우와의 만남을 통해
떠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위로를 건네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임을,
개개인의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려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의연은 건우를 통해 깨닫게 되며 지난 잘못을 되뇌인다.
그 과정에서 '꽃거지'는 그냥 잊혀져버려서
그 부분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야기가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음에도
'꽃거지'는 끝끝내 찾지 못했는데,
꽃거지는 두 사람을 만나게 하는 매개체이자,
의연이 신림역 주변을 맴도는 이유로만 사용되어서
에필로그에서라도 그 부분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아이들의 다큐멘터리 작품.
'꽃거지를 찾습니다.'
선생님을 기리며 아이들이 작품을 공개하고,
그 장소에서 건우가 영화를 보는 엔딩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책의 겉표지 안쪽이 영화 포스터이긴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 여러 메시지를 담아내어 좋았던,
떠나지 못하는 이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꽃거지를 찾습니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