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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주목하는 죽음 이후의 일들 - 사후 세계와 윤회에 대한 물리학적 고찰
김성구 지음 / 불광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나는 죽으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의 뒷표지에 적힌 질문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호기심인 것 같다. 죽음의 개념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되는 시절부터 사후 세계에 대한 상상은 평생에 걸쳐 이어지게 된다. 죽기 전에는 명확한 답을 알 수 없으니 언제나 물음표를 지니고 살아가는 수 밖에.
이 분야에 대한 종교와 과학의 입장은 정반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역시 실제로 존재했던 사례들과 과학적 근거부족으로 평가하는 반대의 입장이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예비적 고찰에서 '움벨트'를 설명하며 우리 인식의 한계와 주관성에 대해 강조한다. 삶과 죽음을 포함하여 우리가 움벨트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리학에 대해 공부하면 세상이 좀 더 선명해질 것 같지만, 많은 물리학자들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인정할 수 밖에 없고, 모든 걸 이해해야한다는 것은 인간의 오만일뿐 인간이 이해못할 일들이 분명히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왜 꼭 모든 것을 인간이 알아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이 이해못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자체가 인간의 거대한 착각이다. '까마귀는 모두 검다'는 명제을 깨는 데에는 흰 까마귀 한마리면 된다는 말처럼... 증명해낼 수 없으니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극히 드물더라도 현상이 있었다면 그 존재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1, 2부는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보는 기분으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임사체험이나 최면, 전생, 윤회에 대해 다양한 사례가 잘 정리되어 있는데 저자가 물리학자인만큼 학계에 보고된 사례들과 반론에 대해 균형있게 다루고 있다.
3부에서는 불교철학의 여러 개념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해 풀어 설명하는데, 양자역학과 불교 철학이 이어질 때 세상의 비밀을 훔쳐보듯한 느낌이 든다. 3부마저 흥미진진한 이유이다. 😊
이 책을 읽으며 죽음과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 보면 '메멘토 모리, 아모르 파티'라는 말이 떠오른다. 죽음에 대해 숙고하며 우리는 삶의 의미를 더 생생하게 느끼고, 운명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 죽는다. 그것만큼은 이견없는 불변의 사실이다. 아직 인간이 해석할 수 없는 그 너머의 세계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죽음과 삶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보게 하는 이 책을 읽고나서,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생의 중심에 서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준 책이다.
📗 과학의 지평이 넓어지더라도 정신과 물질이 하나라는 것을 우리가 깨닫지 못한다면, 사물은 여전히 과학의 지평이 넓어지기 전에 보던 것과 똑같이 보일 것이다. 우리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지구를 평평한 것으로 느끼는데, 이러한 경우가 그런 예다. 그러나 세상이 똑같아 보이더라도 우리의 움벨트 너머에 끝을 알 수 없는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의 삶의 자세도 바뀌게 될 것이다. 움벨트 너머에 펼쳐진 세상이 어떤 것인지 부처님의 설법을 들어 보자.
"언표불가능하고 무한하며 빛나는 의식, 이것은 땅의 견고함, 물의 촉촉함, 불의 뜨거움, 바람의 움직임, 피조물의 피조성, 신의 신성, 브라흐만의 브라흐만성... 일체의 일체성에 참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