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수다를 위한 상식 퍼즐
기명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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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시사를 즐겁게 퍼즐로 풀고 자세한 해설을 통해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책이다. 모든 언어의 기본은 어휘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외국어 어휘는 열심히 학습하면서 정작 모국어인 한국어는 다 안다고 생각하고 소홀히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피상적인 언어생활에 머무는 경우가 태반이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시사, 놀이/문화, 영화/음악, 과학/기술, 정치/사회, 경제, 역사/철학, 베스트셀러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단 가로, 세로 설명을 이용하여 크로스퍼즐을 풀어본다.

"관심병의 일종. 누군가를 괴롭히고, 상대가 괴로워하는 것을 즐긴다. ... 놀부야말로 ○○○의 대가"?

정답은 트롤링이다. 나의 대답은 장하게도 '심술보'이다. 정말 낯이 화끈화끈하다. 트롤링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봤다. 최신 용어에 너무 어두웠다. 저 단어를 매체에서 접하더라도 모르고 넘어갔을 텐데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치킨엔 맥주, 피자엔 콜라, 고구마엔?"

정답은 사이다이다. 내 답은 동치미! 언제부터 고구마엔 사이다였나? 하지만 가로를 풀다보면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교차하기 때문에 사이다가 맞다.

그리고 크로스퍼즐에 나왔던 용어 6개씩 2세트, 총 12개의 개념을 심층적으로 해설해주는 부분은 정말 유익하다.

통근, 통학이나 심심한 시간을 이용하여 퍼즐을 풀고 다른 사람에게도 퀴즈를 내고 맞춰보면 정말 재미도 있고 지식의 공유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페이지의 크로스 퍼즐 중에 50퍼센트 정도밖에 답을 못 하는 게 부끄러웠지만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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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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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가키야 미우 작가의 책이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작가만의 독특한 발상과 스토리텔링 능력이 진정 발군이다. 사회파 미스터리 장르에서 사회 이슈는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명쾌하게 일반소설로 풀어낸 것이 대단하다.

저출생대책으로 국가 주도의 추첨맞선정책이 도입된다는 전제이다. 결혼 문제를 논하고 있지만 다 읽고 나서의 감상은 각 개인의 성숙과 독립에 관한 성장소설의 의미도 크다는 생각이 든다.

알코올 중독, 폭력 남편으로 인해 결혼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남편 사후에 딸에게 의존하며 딸을 정신적으로 옥죄고 지배하려는 중년여성과 그 엄마의 인생의 무게에서 벗어나고픈 간호사 딸.

자수성가한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 딸과 함께 해외여행, 쇼핑만이 낙인 부잣집 마나님과 낙하산으로 입사했지만 일의 보람도, 삶의 보람도 찾지 못하며, 멋지고 돈 많은 남자 잡아서 호의호식하며 친구 같은 엄마와 하하호호 지내는 게 꿈인 그 딸.

그리고 오타쿠 3인조. 인기는 없고 연애는 책으로만 배웠지만 본심은 착하고 배려심 있는 남성. 그러나 그 역시 부모와 동거하며 엄마가 신변의 모든 것을 챙겨준다.

이런 그들의 삶을 180도 뒤집어놓은 것이 추첨맞선법. 세 번 거절하면 테러박멸대에 입대해야 하기에 온갖 전략이 난무한다. 거절하고 거절당하며 점점 낙오자들만 남는다.

우여곡절 끝에 각자 마땅히 추구해야 할 가치, 즉, 진부하지만 '진실한 사랑'을 깨닫고 사필귀정, 자기가 찾아야 할 상대에게 골인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자녀 각각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다. 의존은 사람을 숨막히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관계를 파괴하는 것 같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더 눈에 들어왔던 부분이다. 결혼을 얘기하지만 결국은 성숙한 한 인간으로서의 독립적인 삶을 제시해준다. 참 멋진 시각이다.

작가의 상황파악능력, 예측 능력, 인간에 대한 통찰력 정말 끝내준다. 누구도 처해보지 않은 이 상황들에 대해 각기 다른 양상으로 대처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이렇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비현실적으로 대단한 능력이다. 인간에 대해 콕 꼬집어내는 이 대사, 아 정말 김수현 작가 이상이다. 이런 살아있는 캐릭터들, 기상천외한 사건, 얘깃거리가 있는 시사성으로 인해 드라마화에 성공한 것 같다.

세 시간 정도면 완독할 수 있는 필력 속에 두고 두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깊이가 담겨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작가이지만 1959년생 관록 있는 여류 작가이다. 앞으로의 번역서 발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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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최신 이슈 & 상식 12월호 - 공기업ㆍ대기업ㆍ언론사ㆍ대입 NCS+적성+논술+면접 대비
시사상식연구소 지음 / 시대고시기획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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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 한 권을 보면 윤곽이 잡힌다.

국내 10대 뉴스와 해외 10대 뉴스가 맨앞에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눈에 확 들어온다.

그리고 이어서 정치/외교, 경제/산업, 사회/교육, 국제/북한, 문화/미디어, 과학/IT, 스포츠 분야로 나눠 이슈들을 훑어볼 수 있다.

제일 좋았던 것은 본문 옆에 그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용어 정의가 명확히 되어 있다. 뉴스를 보거나 기사를 읽을 때 그런 용어들부터 막힐 때가 있는데 기본부터 공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취업활동하는 분들이 많이 보는지 뒷부분에는 시사상식퀴즈, 직무적성검사, 한국어 시험, 언론사 상식 기출 문제 등이 실려 있다. 요즘 취업활동 했으면 난 취직을 못 했을 것 같다.

사실 우리가 모두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활용의 넓이와 깊이는 정말 천차만별일 것이다. 나 자신의 언어 구사력에 한계를 느끼고 언어 구사력을 높이기 위해 꼼꼼히 봤다. 그런데도 문제를 풀어보면 틀리는 걸 보니 확실한 이해에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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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의 사자 와타세 경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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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기준으로 믿고 보는 작가 반열에 등극한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님의 '와타세 경부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복역중인 무차별 살인사건의 범인의 어머니가 같은 수법으로 무참히 살해당한다. 살해현장에 남아있는 '네메시스'라는 글자. 피해자는 거의 즉사였을 것이므로 다잉메시지라기보다 범인의 메시지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네메시스는 의분을 의미하는 그리스 신화 속 여신이다.

범죄자의 가족을 향한 의분, 더 나아가 온정 판결로 가해자의 마음의 응어리를 더 굳히는 사법체제와 경찰을 향한 복수가 아닐까 하는 와타세 경부의 불길한 예감대로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하고 세 번째 사건을 향해 간다.

철면피 같은 가해자의 모습, 피해자 가족의 붕괴된 모습, 현대사회의 심판의 권위를 부여받은 사법체계의 주자들, 즉, 판사, 검사, 경찰들의 모습을 클로즈업하여 비춰준다. 그리고 사형의 존재가치에 대해 묻는다. 사실상 일본인의 80퍼센트 이상이 사형의 존치를 지지한다.

인간의 반성과 갱생이 가능한가? 바꿔 말하면 인간의 본성이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는가?

범죄의 대가로서 응당 받아야 할 형벌을 시행해야 하는가?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하는가?

감정적으로는 전자를 택하게 된다.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 자리에 선다는 것은 정말 보통일은 아닌 것이다.

그건 그렇고 작가님의 마지막 한 방, 역시 좋았다. 왠지 너무 술술 이차원적으로 평면적으로 사건이 종료되나 조금 실망하려 했는데 역시 뒤통수를 쳐주시니 맞고도 '그럼 그렇지.'하며 유쾌해지니 이건 무슨 조화인지...

와타세 경부님, 앞으로도 활약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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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잠 못 드는 시리즈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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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잘 모르지만 미술관이 주는 특유의 분리감,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과 분리되어 있는 듯한 고요하고 흰 이미지가 좋아서 찾아다니던 때가 있었다. 정동길을 거닐다 서울 시립미술관에 들어가 전시회 보고 그 뜰에 앉아 광화문, 시청 일대가 어둑어둑해지는 것을 보는 것을 참 좋아했다. 동물원 옆 미술관인 과천 현대 미술관의 널찍한 뜰의 조각상들, 실내의 웅장하고 고전적인 느낌이 좋았다.

또한, 도쿄는 미술 혹은 미술 좋아하는 사람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크고 작은 많은 미술관, 그리고 무척이나 다양하고 풍부한 레파토리들로 연중 심심할 틈이 없다. 이젠 꽤 오래된 건물로 인식되지만 롯폰기의 고층에 자리잡은 모리 미술관은 작품을 봐야 할지, 통유리창 밖의 야경을 봐야 할지 망설여질 정도로 공간 자체가 멋지다. 여의도 같은 분위기의 빌딩가인 신주쿠 서쪽 출구에 위치한 솜포재팬은 고흐의 해바라기를 소장하고 있어 장맛비 쏴쏴 내리던 날 굳이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바깥은 회색빛이지만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 갤러리 조명이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좋아하기에 더욱 잘 알고 싶고 제대로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잘 모르면 기껏해야 색감이 아름답거나 사실적이고 웅장한 묘사이거나 기존에 알고 있던 그림들 외엔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다.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는 가벼워 보이는 제목과는 달리, 선사시대에서부터 현대 미술 직전까지 철학, 신화, 종교, 시대상, 미학 등 인류의 전 분야를 망라하여 미술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인문학 서적으로 손색이 없었다.

미술 하면 보통 보편적으로 많이 알려진 인상주의, 고전주의 정도를 떠올리는데 동굴에 소를 그리던 선사 시대부터 인간에게 표현의 욕구가 있었었고 주술의 의미를 담은 벽화들도 엄연한 미술 작품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간의 문화의 산물이므로 그 시대의 인간들의 정치사상, 사회제도가 미술작품에도 반영되어 그 시대를 엿볼 수 있는 역사적 사료가 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깊이있지만 어렵지 않은 미술사를 공부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인물 중심, 즉, 화가 중심으로 미술을 바라보면 더욱 다채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미술을 더욱 제대로 즐기기 위해 앞으로도 공부할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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