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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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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들은 일반인과 시각장애인 중 누구를 더 많이 속일까. 실험 결과, 택시 운전사들은 일반인들에게 부정행위를 더 많이 저질렀다. 시각장애인들을 태우면 부정행위 빈도가 일반인에 비해 훨씬 적었다.

 

학생들에게 20문제를 풀게 하고 채점하도록 시켰다. 채점한 시험지를 문서 파쇄기에 넣은 후 맞힌 개수대로 50센트를 받아가도록 했다. 한 집단의 학생들은 맞춘 개수를 속일 수 없도록 통제했고 다른 집단은 속일 수 있는 여지를 줬는데, 속일 수 있는 집단의 학생들은 맞춘 개수를 네개에서 여섯 개로 속였다. 한 두 사람이 맞춘 개수를 월등하게 높게 속인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학생들이 약간씩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러는 걸까요? (개그콘서트 불편한진실 버전)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왜 착한 사람들(스스로 ‘나는 도덕적이야’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사소한 부정행위에 너그러워지는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에 다양한 실험과 사례로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가 누군가하고 봤더니 “댄 애리얼리”이다. 상식밖의 경제학과 경제 심리학을 통해 이미 국내에 많은 충성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나 역시 댄 애리얼리라는 이름만으로도 이제는 믿음으로 그냥 책을 집어든다.) 댄 애리얼리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로 기존의 크로스 경제학과는 또다른 재미난 주제를 찾아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도덕적인 이미지와 이기적인 여러 욕망 사이에서 갈등을 하며 그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도덕적인 삶’이란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점심과 저녁으로 샐러드만 먹었으니 쿠키 몇 조각은 먹어도 괜찮아”라고 합리화 하는 것과 같다. 이 얼마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비유인가.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서 말하는 것 중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바로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하는 동기가 경제성이 아닌 도덕성’이라는 부분이었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이 논지에 대해 수년간 관찰하고 수집한 다양한 사례들이 나 역시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부분들과 너무도 닮아있어서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다.

 

책은 단순히 이러한 사례의 재미만에 끝나지 않는다. 한 집단의 학생들에게는 십계명을 외운 후 부정행위를 유도하자 대조 실험그룹인 십계명을 외우지 않는 집단보다 부정행위를 덜 저질렀다는 실험 등을 통해 ‘도덕적 각성장치’를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등 ‘왜 착한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를까’라는 이 책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안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상식밖의 경제학과 경제심리학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을 읽으면서 더욱 깊게 느낀 것은 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가 (어쩌면 정치인, 인류학자 등 ...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떠드는 그 어떤 많은 사람들보다도 더) 얼마나 인간에 대해 깊은 애정과 성찰, 고민을 하는 사람인지이다. 댄 애리얼리는 책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완전하게 선하거나 완전하게 악한 사람은 양쪽에 1%씩 2%만 존재하고, 나머지 98%의 사람들은 선함과 악함이 공존한다고 말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도 등장한다.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며 댄 애리얼리는 소소한 부정행위가 사회에 퍼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렇기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면인 부정행위의 통제 방안(앞에서 예를 든 ‘도덕적 각성장치’ 등)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댄 애리얼리의 다음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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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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