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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성교육 하자 -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아들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 ㅣ 성교육 하자
이석원 지음 / 라온북 / 2021년 6월
평점 :
텔레그램 성착취(소위 n번방) 사건이 보도된 이후, 아들을 키우는 많은 부모들은 '내 아들이 성범죄를 저지르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을 했을 것이다.
n번방을 모방할 수도 있고,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상대의 동의 없이 촬영한 것을 SNS에 공유할 수도 있고, 친구가 공유한 불법 촬영물을 볼 수도 있고,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성적 사진 합성)하거나 디지털 그루밍(피해자를 길들여 성착취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을 당할 수도 있고...
아들을 키우다 보면 으레 겪게 되는 성문제만으로도 머리를 싸매고 있을 부모들에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졌다. 『아들아 성교육 하자』는 그런 부모들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준다. 성폭력, 디지털 성범죄, 10대 임신, 음란물 중독 등으로부터 아들을 보호하고, 건강한 성가치관을 가진 아들로 키울 수 있도록 그 지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들 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부모 교육서라,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성궁금증은 물론 아들들의 성궁금증을 심도 있게 다룬다. 저자의 이전 저서와 대체로 유사하지만, 『세상 쉬운 우리 아이 성교육』이 기본편이라면 이 책은 심화편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의 권유대로, 이 책과 함께 나온 김민영의 『딸아 성교육하자』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딸을 키우지 않더라도 아들이 또래 여자아이들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저자는 '아들아 성교육 하자' 이전에 '부모가 먼저'를 강조한다. 부모가 "자녀의 몸과 마음을 존중해야만" 자녀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고, 타인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성교육이고, 성교육은 '사랑'을 가르치는 것이라 여겨진다.
알다시피, 사랑은 일방적으로 주입한다고 배워지는 것이 아니다. 관계 속에서 체득되는 것이다. 저자가 자녀와의 대화를 거듭 강조하듯, 성교육의 시작과 바탕은 친밀한 관계이며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하루 단 10분 만이라도 자녀와 대화해보자." 그래야 자연스럽게, 부모가 함께하지 않더라도 자녀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하게끔 도울 수 있으며, 문제가 곪아 터지기 전에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할 수 있으니.
아무래도 성이 다르다 보니, 엄마로서 아들을 이해한다는 건 남편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같다. 계속해서 아들을 이해하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해야겠지만, 각종 성 문제들에 대비하고 대처하는 데에, 그리고 건강한 성가치관을 가진 아들로 키우는 데에는 이 책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설령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더라도,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밀지 말고, 믿어주고 보호해 주길 바란다." 는 저자의 말처럼 부모는 '네 편'이라는 걸 아들의 마음에 심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