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쉬운 우리 아이 성교육』부모 또한 실제적인 성교육을 원한다

세상 쉬운 우리 아이 성교육 - 성교육 처음 시작하는 부모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이석원 지음 / 라온북 / 2020년 3월

시작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였다. 정치적 여론 몰이에 성교육 교재로 배포되었던 도서가 회수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구시대적인 성교육 관점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자극적으로 쓸 때는 언제고 구시대적이라니. 다양성 존중을 이야기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기사와 저자인 페르 홀름 크누센의 인터뷰 글에 뿔이 났다. 사회적 합의가 아닌 논쟁을 이끌어내는 행태가 불편했다. 그리고 무엇이 올바른 성교육인가, 혼란스러웠다. 아마『세상 쉬운 우리 아이 성교육』을 읽지 않았다면 여전히 인터넷을 유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혹, 헤매고 있는 부모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초반부터 대놓고) 권한다.

한국의 요즘 부모들은 그리 무지하지 않다. 아이에게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배우고, 실천하는 부모들도 있다. 『세상 쉬운 우리 아이 성교육』 역시, "많은 부모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요청으로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부모 또한 실제적인 성교육 지도서를 원한다. 그런 부모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라 말하고 싶다. 물론 완전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로서 내 아이의 성교육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에는 충분하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통해 나의 정답이 아닌 '여러분'의 정답을 찾기를 바란다".

저자 이석원은 남성으로서는 흔치 않은 성교육 전문가다. 게다가 성교육과 관련된 전공이나 자격 사항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반신반의할지도 모를 독자들에게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성교육 전문가가 되었으며, 어떻게 활동하고 있고, 강의에 대한 청중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자랑 같은 해명을 늘어놓지만 괜한 기우가 아니었나 싶다. 내용, 그 자체만으로도 족하다.

성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성관계 해봤어요?" 등 성에 관한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동성이 아닌 자녀와의 목욕은 언제까지 해야 할까? 소중한 곳을 뭐라고 알려줘야 할까? 아들의 포경수술은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피임법을 가르쳐야 할까? 몽정과 발기, 월경, 자위행위, 음란물, 성폭력 피해 또는 가해 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등 부모들의 가려운 데를 어찌 알고 긁어주는지, 읽기만 해도 시원하다.

단순히 성지식만을 다루지 않는다. 부모의 성교육 '방법'보다는 부모의 성교육 '태도'에 보다 초점을 맞춘다. 부모가 먼저 성과 친해지고, '앎이 삶'이 되어, 가정에서부터 부모의 행동을 통해,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한다. "성교육은 인성교육"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부모의 성교육 태도는 부모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며, 이 하나의 책으로 부모로서의 역량 역시 강화될 수 있으니. 어렵게만 느껴졌던 아이의 성교육이 쉽게 다가옴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이 책은 필히 사후가 아닌 사전에 읽어야 한다. 예방 접종을 하듯, 부모가 먼저 대비하고, 아이를 대비토록 하자. 반복하고 반복하기에 읽기만 해도 학습이 일어나고, 태도가 형성된다. 이 책으로 모든 부모들이 자녀를 올바르게 사랑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이 "성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알게 되기를 바란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했다. 저자는 다짜고짜 계몽하려 들지 않는다. 글에서 공감과 존중이 묻어 나온다. 수많은 부모들과 아이들을 만나며 소통해온 결과가 아닐까. 이왕이면 우리나라 성교육 전문가인 그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 교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자녀 또는 학생과 함께 읽으면 저절로 성대화가 되는 그런 책. 아마 이런 요청이 많았을 것이고, 어쩌면 곧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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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2097100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