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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존버 중입니다 - 자존감, 관계, 감정에 휘둘리는 십 대를 위한 마음 처방전 ㅣ 알고십대 1
웰시 지음 / 풀빛 / 2022년 7월
평점 :
십대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지금쯤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지금의 내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저 그랬더라면 조금은 덜 버겁게 십대를 지나오지 않았을까. 어쩌면 더 나은 어른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즉 하루하루 사는 게 버거운 십대들이 읽는다면 반드시 도움이 될 거란 소리다. 이 책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함께 충분히 고민하다 보면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십대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래서 그때 내가 힘들었지' '그래도 잘 버텨왔어' 하며 토닥이다 보면, 십대를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제에 직면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십대 부모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십대인 내 아이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십대에 머물러 있는 자신의 내면 아이까지 이해할 수 있을 테니. 부모로서도 청소년기 자녀와의 시기를 조금은 덜 버겁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동네 언니나 누나 같은 말투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서 조금은 버거울 수 있다. 그럼에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십대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책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십대들과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하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리학 이론에 근거하지만 쉽게 써먹을 수 있는 방법들을 그림과 함께 구체적으로 알려주니 힘든 시기를 조금은 덜 고통스럽게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힘들어하는 십대 에게 '힘내'라는 말보다 '힘들어도 괜찮아. 마음껏 힘들어해'라는 말이 더 큰 힘을 주지 않을까 싶다. 나의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잘 하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더 버텨보자고. 우울, 불안, 분노, 시기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적절히 조절해 보자고.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지 말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해 나가자고. 내가 원하는 길을 찾으며 오늘을 오늘답게, 그리고 솔직하게 살아가자고. 말해주고 싶다면, 묵묵히 이 책을 건네기를.
그래서 모든 십대들이 힘들수록 더더욱 스스로의 마음을 존중하며 그 시기를 버텨내기를. 그렇게 존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