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먹을 땐 사과를 먹어요 - 일할 때는 쉬고 싶고 쉴 때는 불안한 당신을 위한 느슨한 시간표
디아 지음 / 웨일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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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먹을 땐 사과를 먹어요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디아

영성 공부를 하러 헤매고 다니다가, 스물네 살부터는 밥벌이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북에디터로 출판사에서, 또 프리랜스로 열심히 일했다. 네모난 사무실의 네모난 컴퓨터 앞에서 몸-마음이 네모가 되어갈 즈음, 요가를 만났다. 몸 감각이 깨어나자 그간 읽었던 좋은 말들이 조금씩 삶으로 흘러들어왔다. 영성, 철학, 인문학 공부의 바탕에 몸이 있어야 한다, 몸은 언제나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고 있다. 지금은 책을 만들고 요가를 가르치며 산다. 두 가지 일을 하지만 ‘몸-마음을 흔들어 깨우는 일’이므로 하나로 느끼고 있다. 삶으로써, 또 글로써 요가 철학, 행복 철학을 전하고자 한다. 쓴 책으로는『마음이 헤맬 때 몸이 하는 말들』이 있다. 디아(diya)는 소원을 빌며 물에 띄우는 작은 불이다. 영혼의 강 갠지스에서 그 불들의 물결을 보고 반해서 따온 이름이다.


[예스24 제공]





승모근이 자주 뭉치는 요즘

뭔가 긴장감이 느껴지고

버둥거리는 삶에서 내가 놓치 않고 있는 부분이 많은거 같아

잔뜩 뭉친 근육을 아프게 풀면서

뭐가 그리도 조바심이 난다고 애를 쓰는지 스스로에게 좀 쉬라고 말하고 싶었다.


여유없이 뭔가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잠시 손을 놓고 가만히 멍때리며 있었다.


뭔가 엄청난 기운들이 다시 쏟구쳐 오른다기보다는

오늘의 삶에서 내가 힘을 주어 살려는 내 필요들이

시실은 내 이기적인 욕망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냥 내버려두면 좀 더 편하게 풀릴 문제들을

더 어렵게 베베 꼬고 있는 것이

어리석은 내 모습이었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담백하다.


저자의 생각에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내가 요즘 생각하는 삶도 중간의 쉼과 텀이 좀 더 길어지길 원하기에

무언가를 먹고 있다면 먹는 것에

책을 읽고 있다면 읽는 것에

좀 더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 느슨함의 시간표를 다시 계획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아이를 돌보면서 휴대폰을 놓지 않는 엄마, 회의 시간에도 카톡을 주고받는 후배,

지하철 환승을 하면서도 게임을 하는 회사원,

밥을 먹으며 휴대폰에서 눈도 떼지 않는 청소년,

스마트폰을 쥐여줘야 울음을 그치는 아이까지,

그리 놀랍지도 않은 우리의 풍경은 거대한 경기장 같다.

각자의 트랙에서 서로가 서로를 외면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p101


외면하기 힘든 우리의 모습이다.


사실 미디어 중독에 빠진 이들이 많다.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집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이런 모습들로 앉아 각자의 환상 속 세계안에서

끊임없이 바쁘게 눈을 혹사시키며 산다.


웃지 못할 풍경을 글로 마주하니

참 내 꼴이 우스워보인다.


한심하다란 생각이 머릿 속에서 잠깐 스치고 지나가고

이내 휴대폰과 마주하는 바보스러운 모습이

뭔가 생각조차 하기 귀찮아하는 끊임없는 혼자만의 레이스에 빠져있는 것 같다.


알고도 있지만 이 달콤한 유혹이

정말이지 너무 강한 독이라 깊은 내성에 빠져

어떤 치료제를 써야할지 고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나답게 산다는 말을 좋아한다.

이때의 '나'는 개성있는 옷을 입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정도의,

즉 '보이는 나'는 아닐 것이다.

두려움 없이, 만족스럽게, 그러나 거추장스럽지 않게,

타인의 눈을 덜 신경 쓰면서 살고 싶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숲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p206



표현을 자유를 바라면서도 정작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면서 제대로 내 감정을 시원히 표현하지 못한다.


나답게 살고 싶다.


뚜렷하진 않지만 뭔가 나답다라는 것이

자신감 있어 보이고 소신과 철학을 가진 것 같아 멋지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지 않는다.


괴짜처럼 혼자 튀는 모습도 우스꽝스러워보이고

비판과 평가 앞에서 나 스스로도 무너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로 나를 드러내기조차 두려워진다.


그냥 완벽한 타인으로 있는 편이 더 편해보인다.


어설프게 다리 걸치며 잘 지내보려다

내가 더 힘들어질 때가 많아 이젠 지친다.


관계가 거추장스럽지도 않고 싶고

시선처리에 좀 더 가볍게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답답한 마음들을 여러 각도로 삶을 바라보면서

주고 받는 대화를 나눈 것처럼

비슷한 공감과 생각들이 교차해서 묘한 매력을 더 느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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