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4주

올여름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스크린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트랜스포머, 7광구 등등…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몰이에 나서려는 와중 압도적인 스케일은 물론 영화적 메시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고지전>입니다.

크게 전쟁영화로 분류할 수 있는 <고지전>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감독의 해석과 관점을 담아내는 전쟁영화의 미덕을 충분히 발휘하기도 합니다.

때마침 개봉한 <그을린 사랑> 또한 전쟁이라는 큰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전쟁관련 영화들을 한 번 묶어봤습니다. 요즘 같은 오락영화의 홍수 속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 줄 유일한 영화가 될 겁니다.

<고지전>은 1953년 휴전 협상에 난항을 겪는 상황을 가지고 이야기를 그려갑니다. 휴전 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남과북이 고지 탈환을 두고 반복적인 전쟁을 이어가던 중 남쪽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됩니다.    

상부는 이 사건을 적과의 내통으로 간주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를 조사차 내려보냅니다. 그리고 강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김수혁'(고수)를 만나게 됩니다.

<고지전>이 기존 전쟁 영화와 다른 점은 휴전 협정이 효력을 발생하기 전이라는 특수한 시점에서 접근한다는 점입니다. 휴전을 직전에 두고 남한과 북한이 서로에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 전쟁 속의 또 다른 전쟁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새로운 단면을 조명합니다.

한편, 고지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잠시나마 서로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소통’했던 그들만의 비밀은 잔잔한 감동과 함께 주목해야 할 영화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을린 사랑>은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아버지와 형제를 찾아 나선 쌍둥이 남매의 여정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밝혀지는 불편한 진실들을 통해 역사 속 전쟁이 개인에게 미친 충격적인 결과들을 그려냅니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와 형제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잔혹한 역사 앞에서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삶은 가슴에 먹먹함을 전해줍니다.   

그러나 <그을린 사랑>은 전쟁의 치명적인 결과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줍니다.  더 이상의 폭력과 증오가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싸 안았던 헌신적인 삶은 관용의 정신을 일깨워 줍니다.

전쟁이 특정 국가나 단체를 넘어 개인에게 또한 적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을린 사랑>은 전쟁이라는 삭막하고 특수한 상황 속에서 더욱 인간에게 주목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슬픈 형제애를 그려냅니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남쪽으로 피난을 결정한 ‘진태’(장동건)는 가족들을 데리고 피난행렬에 동참합니다. 그러나 동생 ‘진석’(원빈)이 징집 대상자로서 군용 열차에 오르게 되고 결국 진태는 동생과 함께 전쟁터로 내몰립니다.

하루 아침에 삭막한 전쟁터로 변해버린 평온한 일상, 그리고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진석, 진태는 그런 동생의 징집해제를 위해 공을 세우고자 합니다. 

애국 혹은 어떤 명분이나 사상이 아닌 오로지 동생을 위한다는 이유만으로 전쟁 영웅이 되가는 진태는 수많은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며 승승장구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진태의 행동들은 동생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총구를 겨눠야 살아남을 수 있는 모순적인 상황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설적인 조건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동생을 향한 진태의 형제애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 반인도주의적인 요소와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을 드러내면서 씁쓸함을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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