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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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신

김숨 지음

문학동네


 「뿌리 이야기」로 2015년에 이상문학상을, 「그 밤의 경숙」으로 2013년에 현대문학상을, 「여인과 진화하는 적들」로 2013년에 대산문학상 수상한 작가 김숨의 새 소설집이다. 이번 단편집에는 「이혼」, 「읍산요금소」,「'새의 장례식」이라는 세 편의 단편이 묶여 있다. 세 편의 이야기가 서로서로 이어지면서 사람과 결혼, 그리고 이혼을 테마로 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가 되는 「이혼」은 김유정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후보작에 오르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진작에 책을 구입해 놓고 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책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순간, 김숨이라는 작가의 이름도 새롭고, 왜 이 책을 굳이 구입했을까? 하는 당혹스러움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저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책과 가까이 하면서 독서생활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혼을 앞둔 민정이와 민정의 남편인 철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결혼생활의 양태가 펼쳐진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다양한 양태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고통받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겨있다고 하겠다.

뒤이어 만나게 될 「읍산요금소」의 요금소도 통과의례의 상징이라 볼 수 있다. 이혼 후 친권도 포기한 '그녀'가 일하는 곳은 읍산요금소이며 그곳의 폐쇄된 공간인 부스 안에서 가족도 연인도 없이 혼자 지낸다. 읍산요금소를 지나면 바로 햇빛요양원이고 이어서 화장터와 납골당이 있다. "부스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늙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까지" 그곳에 앉아 있는 그녀, 자신의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알 수 없는 채 그녀는 도로에 석양이 깔리는 것을 지켜본다.
미발표작인 「새의 장례식」에서는 남성 화자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아버지의 폭력 성향을 물려받아서 '그녀'를 폭행했던 '나', 결국 '나'와 이혼한 뒤 '그녀'가 재혼한 '그'. 소설은 나와 그, 두 사람의 만남을 담아내고 있다.

결혼하고 또 이어서 이혼하고 두 사람의 관계가 끊어졌다 해도 삶은 이어진다. 재혼까지 하고 난 이후에도 말이다. 현재의 그녀를 만드는 데 전남편의 영향이 없을 수 없고, 현남편인 그는, 그녀와 내가 부부였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래야 그녀가 겪는 불안 증세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과연 그는 그녀를 좀더 이해하게 될까, 나는 그녀와의 시절을 이제라도 이제야 온전히 끝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담아내고 있는 듯 보인다.
비교적 늦게 해야한다는 명제에 떠밀려서 결혼을 한 나로서는 나처럼 등 떠밀려 하는 결혼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조금씩 노력하면서 살아간다면 결혼 생활을 무난하고 힘들지 않게 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2018.2.13.(수)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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