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맨

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저스티스맨

제 13회 세계문학상 대상

도선우 지음

나무옆의자

 굳이 문학상을 수상한 책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 『저스티스맨』의 리뷰대회도 진행 중인 만큼 핫한 소설이기에 이참에 제 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품인 도선우 작가의 『저스티스맨』을 구입해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더더욱 읽어야 할 책은 쌓이고, 책읽기에 별로 상쾌하지 않은 무더운 6월 속에 있다.

이 책은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인 도선우의 장편소설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학교폭력, 성폭력, SNS 넷폭력 등등의 문제를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추리소설 기법으로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다.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전작 『스파링』  이 사회의 구조적 부조리를 비판한 작품이라면, 이 책, 『저스티스맨』에서는 '그 사회 속에서 무심하게, 그러나 수시로 벌어지는 개인의 폭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하겠다.
동일한 방식으로 일곱 건의 살인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피살자들은 모두 이마에 두 개의 탄알 구멍이 난 상태로 발견된다. 연쇄살인 피살자들 간에는 어떠한 접점도 찾을 수 없고 살해 동기도 알 수 없어서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사회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경찰의 수사는 속수무책이고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은 극에 달한다. 작가는 독특하게도 피살자들도 관계자들도 아무도 이름을 거론하고 있지 않고 오로지 '그'라는 대명사로 그들의 직함이나 '오물충'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닉네임 만을 거론하고 있어서 도무지 이들의 성별을 알 수 없어서 답답했다. 특히 자살한 고등학생의 경우 당연히 남학생이라고 생각하다가 성매매에 관계된 후에야 여고생인 것을 알게 되었고, 오물충의 경우도 당연히 찌질한 남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여자'로 밝혀지니 살짝 짜증까지 일어난다. 

작은 딸이 아직 고등학생이라 아무래도 오물충의 사건보다 성매매 후유증으로 자살을 하고 마는 여고생 사건이 더 신경이 쓰인다. 어제는 휠체어를 타고 앉은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여 이에 응했다가 장기매매를 당할 뻔 했다는 소문이 SNS 상에서 떠다는 소식을 듣고 더 한층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무섭고 끔찍하다는 절망 속에 허우적대고 있다. 여고생 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저지르는 극악무도한 국어교사나 이를 껌 씹듯 치뤄내는 무책임한 학생들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할 지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다.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경찰을 더 이상은 신뢰할 수 없다며 누리꾼들이 나서게 되고, 그들 중에서 '저스티스맨'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자가 등장해 온갖 자료와 논리를 동원해 살인의 인과관계를 밝혀나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이 저스티스맨이 문제의 연쇄살인범이 맞을 것 같기는 한데, 아무도 저스티스맨의 실존을 찾아내지 못하고, 오물충이라는 존재조차도 찾아내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게시물이 오르는 동안 순식간에 오십만이 넘는 누리꾼이 저스티스맨의 카페에 가입하고, 어느 순간 저스티스맨과 연쇄살인범은 동시에 절대적인 추종자를 거느리기에 이른다. 저스티스맨과 연쇄살인범이 동일인물이 아니라는 뜻일까? 우연과 필연의 연속 속에서 죽어 마땅한 피해자가 속울하는 가운데, 이 사회는 혼란 속에 빠져든다~

2017.6.22.(목)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