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마
데니스 존슨 지음, 이원열 옮김 / 엘릭시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움직이지

데니스 존슨 지음

엘릭시르

 

 어제 오늘 이틀 연속으로 중학교로 고등학교로 참관 수업에 상담……, 게다가 학부모 폴리스까지 해야해서 정신없이 바쁘다. 한 시간을 서있는 것도 고달프고 힘겹다. ㅠㅠㅠ. 그래서 책읽기에 제대로 몰입을 못한 것도 같고, 나하고 잘 맞지 않은 책이었던 것도 같다.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이기도 하고,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는 데니스 존슨의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라는 지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하류 인생들의 지저분한 이야기라고나 할까? 하류 인생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마치 헛 소리를 찍찍 해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별로 였다. 진실성이 결여된 대화, 진지하지 않은 그들의 태도가 불쾌하기만 하다. 그리고 하류 인생을 사는 사람들, 지미 런츠와 갬볼, 샐리, 메리, 애니타, 존 캐프라, 후아레즈 등이 2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7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돈이다)를 두고 벌이는 쫓고 쫓기는 싸움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돈의 행방은 묘연하다. 어디서 난 돈인지 누가 누구에게 빼앗았다는 건지, 결국 누구 차지가 된 것인지, 결국 살아남은 사람은 누구고 누가 죽었다는 것인지 제대로 이해를 못한 모양이다. 돈의 실체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작가는 어떨 때는 지미라고 했다가, 어떤 때는 런츠라고 해서 마치 다른 사람을 설명하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이런 상황은 일본 소설에서는 자주 느꼈던 거지만 서구 소설에서는 잘 못 느꼈는데 이 책에서는 상당히 거슬렸다. 지미 런츠 외에는 이름과 성을 확실하게 설명하는 경우도 잘 없고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기도 한다. 
청소년 기에 약물 중독으로 고생한 전적이 있는 작가는 등장 인물들에게도 약물 중독을 공공연하게 선사하고 있다.제대로 된 사람이 없는 건가? 멀쩡한 인물이 없는 것도 같다. 각 장마다 나를 향해 겨누고있는 총구 때문에 한번 씩 지은 죄도 없으면서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분명 총이 발사되지도 않을 건데 왜 놀라는 걸까? ㅎㅎ 모를 일이다. 이 소설에서는 자동차 이름으로 캐딜락이나 루미나 등이 나오는데, 선뜻 그 모양이 떠오르지 않아서 살짝 갑갑했다. 등장인물 들이 핸드폰을 사용 하는걸 보면 시간적인 배경은 최근의 이야기가 분명한데, 왠지 모르게 20세기 갱들의 이야기인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뭐랄까? 금을 찾아 몰려들던 시대랄까? 대부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 이유는 뭘까?
이 작품은 레이먼드 챈들러와 대실 해밋의 스타일을 따르는 일종의 오마주이며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장르인 ‘미국 범죄 소설’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데니스 존슨은 범죄 소설에 그만의 소름끼치는 유머와 난폭함을 곁들였다. 섹시한 서스펜스인 『움직이지 마』는 우리 시대의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인 데니스 존슨의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준다.

2016.5.27.(금)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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