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사냥꾼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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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사냥꾼

Miyabe World

미야베 미유키 지음

북스피어

 

' 역시 미미월드로군!'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드는 도쿄의 헌책방을 무대로 펼쳐지는 연작 미스터리물이다. 「유월은 이름뿐인 달」, 「말없이 죽다」, 「무정한 세월」, 「거짓말쟁이 나팔」, 「일그러진 거울」, 「쓸쓸한 사냥꾼」의 여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헌책 전문 서점인 '다나베 서점'을 무대로 그리고 있어서 마치 고서당에서 책을 통해 각종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떠올리게 하며 한 줄기로 이어지고, 친절하게 등장인물을 소개하기 때문에 단편을 읽은 것 같은 불편함은 느낄 수 없다.
사건은 언제나 책으로부터 시작하며, 다나베 서점의 주인인 65세 이와나가 고키치 씨와 그의 손자 16세 미노루가 책을 통해서 모든 사건을 해결해낸다. 여섯 개의 단편이 이런 구조로 통일되어 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책'과의 관계로부터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그 각각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책이나 가공의 책을 모티브로 삼고 있으며, 이 책들이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열쇠가 된다.

첫 번째 단편인 「유월은 이름뿐인 달」에는, '서스펜스의 마술사'라 불리는 미국 작가 빌 S. 밸린저의 『이와 손톱』이와 손톱 이 등장한다. 예전에 괴한에게 쫓기다가 이와 씨와 미노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마리코와 그녀의 남편인 사사키 유스케가 다나베 서점을 찾아온다. 그녀는 이들에게 당시 자신을 쫓던 남자의 얼굴을 기억해서 증언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 일은 뜻밖에도 마리코의 언니 미사코 살인사건과 연결이 되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책이 바로 『이와 손톱』이다.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비열한 책략의 산물을 그려내고 있다고 하겠다.

두 번째 이야기인 「말없이 죽다」에는 『깃발 흔드는 아저씨의 일기』라는 가공의 책이 등장하고 세 번째 이야기인 「무정한 세월」에는 『일상생활 속의 독극물』과 『안락사의 방법』등의 책이 등장한다.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다나베 서점에서 책을 훔치려다 잡힌 소년의 손에 들려있던 것은 가공의 동화책 『거짓말쟁이 나팔』이 등장하고 아동학대를 다루고 있다. 다섯 번째 단편인 「일그러진 거울」에서는 야마모토 슈고로의 『붉은 수염 진료담』을 읽고 큰 감동을 받은 유키코는, 이 책을 자신과 만나게 해준 책 주인에 대해 상상을 부풀려 가다 책 안에 꽂혀 있던 명함을 보고 책 주인을 찾아 나선다. 『붉은 수염 진료담』은 아직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것 같다. 표제작이기도 한 여섯 번째 단편 「쓸쓸한 사냥꾼」에서는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모방범』모방범 src 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상 심리 서스펜스 풍의 범인이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건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던, 그 사건을 낳는 인간 드라마를 그려내는 미야베 미유키의 시선이 매우 따뜻하다. 이것이 이 책, 『쓸쓸한 사냥꾼』 전체를 관통하는 '훈훈함'의 비결이다.

2015.11.27.(금)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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