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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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리쿠 지음

재인

 

이 책은 참으로 별난 이야기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뭔 소리인지 파악을 못하면서도, 중간에 덮지 않고 끝까지 흥미감이 떨어지지 않은 채 읽어낸 책은 처음인 것 같은, 온다 리쿠의 미스터리한 소설로 스물여섯 번째 작품이다. 온다 리쿠는 드라마틱하면서도 다소 광기가 어린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을 많이 쓴다. 그러면서도 고딕풍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특유의 문체를 통해서 본격 미스터리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이 작품 역시온다 리쿠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고상한 아름다움과 노스탤지어까지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듣는다고 한다.
작가가 이 책 뒷부분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녀는 이 소설의 제목을 19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하인리히 빌헬름 에른스트가 작곡한 동명의 연주곡에서 빌려 왔다고 한다. 이 곡은 하나의 테마가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는 음악으로, 이 곡과 마찬가지로 소설도 하나의 스토리가 각기 다른 화자에 의해 제1변주에서 제6변주까지 되풀이되면서 그 내용이 조금씩 변질되어 간다. 결국은 마지막 6 변주가 끝나고 나야 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제 1 변주는 도키미쓰 
제 2 변주는 미즈호의 매니저인 다도코로 사키 
제 3 변주는 사와타리 류스케 
제 4 변주는 아미치 교수 
제 5 변주는 사와타리 사쿠라코 
제 6 변주는 다쓰요시 아키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구분할 수는 있다.

국립공원의 산 정상에 있는 고풍스럽고 호화로운 호텔. 매년 늦가을 이곳에서는 재벌가 사와타리 그룹의 세 자매가 주최하는 파티가 열린다. 올해도 수십 명의 손님이 초대받아 모여든 가운데, 어두운 비밀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 자매의 친척과 관계자들도 이곳을 찾는다.
만찬 석상에서 주빈인 세 자매는 자신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사건에 관해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래서 각 장마다 살인인 것 같은 죽음으로 마무리를 짓는데, 결국에 가서는 이 살인 사건이 모두 화자의 상상 속에서 이루어진 허구였고, 전혀 언급이 되지 않은 죽음으로 마무리를 짓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허구인지 사실인지 분간이 안 가는 그 이야기의 끔찍함과 잔인함에 사람들은 경악하고 만다. 무언지 모를 불길한 기운이 호텔을 뒤덮은 가운데, 어느 날 아침 중앙 계단의 층계참에 놓인 거대한 괘종시계가 넘어져 세 자매 중 둘째인 니카코가 깔려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러나, 이내 다음 장에서는 죽었던 사람이 멀쩡하게 살아나서 등장을 하기 때문에 각 장마다 시간이 왔다갔다 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되는 모호함 때문에 혼란 속에서 책을 읽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수반된다.

2014.6.17.(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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