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3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망향

미스터리, 더 THE 003

미나토 가나에 지음

레드박스

 

섬에서 나고 자란

여섯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여섯 편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별다른 연관성이 없지만, 시라쓰나지마 라는 이름의 섬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시라쓰나지마는 실제로 존재하는 섬이 아니라 도쿄 근간에 있는 가상의 섬인 모양이다. 섬을 떠나 도쿄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섬을 떠날 수 없는, 섬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끈을 잡고 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섬은 그들에게 고향일까? 아니면 유배지처럼 그들을 가두거 버린 감옥일까?

이들은 저마다 모두 그들의 가슴 속에 숨겨진 어두운 과거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 과거를 후펴 파는 추악한 악의의 손길이 뻗쳐오고,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뿌리 채 흔들어 놓는다. 그리고 어두운 과거에 새로운 빛을 드리우는 감동과 충격의 반전이 들어있다.

그 여섯 편의 이야기는 각각 귤꽃/바다별/꿈나라/구름 줄/돌십자가/빛의 항로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여섯 편의 단편집이지만, 서로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어서 서로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끈끈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섬 시라쓰나지마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귤꽃>을 읽기 전에 그 표지에 쓰여있는 요점에서 부터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귤꽃>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야반도주를 했다가 이십오년 만에 갑자기 시라쓰나지마로에 있는 집을 찾아온 언니, 가쓰라기 쇼코는

"나가고 싶어서 나간 사람, 남고 싶지만 나간 사람, 한 번 나갔다가 되돌아온 사람,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남은 사람,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 욕을 먹고 괴롭힘을 당해도 나고 자란 곳 이외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언니인 가쓰라기 쇼코의 경우에는 나가고 싶어서 나간 사람으로 생각하고 이십오년 간을 오해하고 살았지만, 진실일 밝혀지고 보니 언니는 남고 싶지만 나간 사람이 더 맞는 것 같고, 욕을 먹고 괴롭힘을 당해도 나고 자란 곳 이외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은 두 자매의 어머니라고 생각했지만, 진실은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이는 <귤꽃>에서 나오는 대사이지만, 마치 여섯 편에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맞추면 다 맞아 떨어지는 듯 하다.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은 <꿈나라>에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등쌀에 섬을 벗어나지 못하는 다야마 무쓰코와 <구름 줄>의 이소가이 히로타카의 경우이고, 한 번 나갔다가 되돌아온 사람은 <돌십자가>에 나오는 치아키의 경우이다.

저마다 그들의 발목을 잡는 운명과 같은 사연, 그리고 이를 뒤집는 반전이 흥미롭다.

또한, 작가 소개글을 보니, 데뷔작이 <고백>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헉헉~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쪼금 있고, 즐거운 비명을 질러 본다^^

2014.4.14.(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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