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잉 홈
문지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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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반듯한 길에서조차 길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익숙함을 벗어나 낯설음 속으로. 그렇지만 어디든 익숙한 곳은 없는 지도 모른다.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낯선 나와 나를 둘러싼 공간이 그렇고.. 문지혁 작가님은 글이니 좋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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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도시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3
문지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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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정말 글 잘 쓰시는군요. 인물들의 독백을 따라가다 마주하게 되는 진실 앞에 혼란스러움을 느끼지만 그 다음이 더 궁금해서 책장은 계속 너어갑니디. 삶은 고통. 처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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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이 자전거 타며 들려주는 인생에 관한 통찰
유영만 지음 / 이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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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디자인하라”, “끈기보다 끊기”, “2분의 1” 등 자신의 성찰을 통해 나온 이야기들로 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었던 유영만 교수님의 99번째 책인,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를 만나게 되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가 연구실이 아닌, 서재가 아닌, 세상을 배움터 삼아 자전거를 타며 들려주는 인생에 관한 통찰. 중년의 한복판에서 자전거 국토종주, 국토완주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기까지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날 것의 싱싱한 철학적 사유와 함께.


도전에 관한 책!! 몸을 움직이며 만난 험한 세상과 맞짱뜨는 기술, 그것은 지식이 아닌 지혜 그 자체!!
미친 듯이 몰려오는 안장통, 떨어져나갈 것 같은 손목,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허벅지, 코어와 기립근이 단단히 버텨주지 않으면 결코 완주할 수 없는 길들.
포장, 비포장 도로,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그 비트에 맞춰 속사포 랩이라도 쏟을 듯한 흥도 느끼지만, 곧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과 허벅지로 인해 고통속에 묵묵히 앞바퀴만 보고 그저 페달만 밟아야 하는 시간은 부지기수.


그 속에서 깨달아지는 “삶”이라는 아름다움속에서 깨달아지는 앎음다움. 삶의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고, 먹구름이 밑거름이 되는 많은 순간들을 경험하며 그것은 곧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가 쏟아내는 언어유희에 맞춰 춤이라도 한 판 춰야할 것 같고, 철학적 사유가 넘실거리는 유영만(灣)에서는 몸을 맡긴 채 두둥실 떠 있고만 싶어졌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직진의 삶을 사는가 곡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가, 당신은 시작하는 사람인가 멈춰있는 사람인가, 기꺼이 도전할 마음이 있는가 하며 말을 걸어온다. 그 도전에 화답이라도 하듯 움직인다. 북벤으로 움직이고, 북벤러닝을 준비하며 달리기를 한다. 처음 달려본 분들도 그 재미에 취하고, 삶의 현장에서 뛰고 운동하며, 시작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있다. 시작(始)함으로 자신의 삶에 시작(詩)을 짓고 새기는 이들. 멋있다는 말로 부족하다.


이 책을 읽으면 지금 당장 뭐라도 하고 싶어진다. 움직이고 싶어지고 나이 따위 집어던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내 삶에 시를, 노래를 새겨넣었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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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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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화, 문명사회 VS 개성화, 야만사회.
Oh~ Brave New World!! 당신의 선택은?


표지를 가만히 본다. 눈을 감고 있는 어린 아이의 얼굴. 그리고 그 옆에 아마도 같은 얼굴을 갖고 있는 아이가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이라는 세계국의 표어 아래 인간은 철저하게 규격화, 획일화 된 채로 세상에 태어난다.

인간이 제품처럼 ‘공장’에서 생산되는 세상.
난자 하나에, 태아 하나에, 성인이 하나.
하지만 이곳에선 보카노프스키 처리를 한 난자는 한 번에 96개까지 분열하여 동시에 96명의 똑같은 인간이 만들어진다. 엄마, 아빠란 단어에 공포와 역겨움을 느끼는 이들. 어디 그뿐이랴!!


철저한 계급사회 구축을 위해 알파, 베타, 감마, 텔타, 엡실론으로 나누어 발달단계에서 태아에게 독소를 주입, 발육과 뇌발달을 억제시킨다. ‘표준형 감마들, 다양성이 없는 델타들, 획일화한 엡실론들에 의해’(p.36) 흔히 말하는 3D 노동은 해결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불만은 없다. 자신의 외형, 직업에 백퍼센트 만족하도록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늙지도 살이 찌지도 않는다. 언제나 팽팽하다. 늙는 건 추하고 역겨운 것!!


사유하지 않고 의문을 품지 않는다. 누군가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세계국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단은 단순히 한 개인의 삶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동시에 위협해서, 사회 자체를 공격하는 격이야.’(p.231) 얼마든지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 한 사람의 이단은 어떻게 처리될까?


4S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
SEX, SCREEN, SPORT, SOMA.
다자연애가 미덕인 곳. 촉감 영화와 스포츠 그리고 소마로 인해 쾌락만을 좇는 세상.


버나드라는 인물은 요주의 인물이다. 알파 플러스이자 심리학자인 그는 섹스도, 소마도, 영화와 스포츠도 즐기지 않는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러던 그는 야만인들이 사는 보호구역으로 휴가를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오래 전 휴가를 왔다 길을 잃은 린다를 만나게 된다. 린다가 낳은 아이 존도. 린다와 존을 데리고 문명국으로 들어온 그들에게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가?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이 이미 도래한 느낌은 무엇인지. 전체주의 속 개인의 삶은 어떠한지, 인간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학적 발달을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지. 과연 이것이 윤리와 도덕에 합당한지. 행동, 생각, 죽음까지도 철저하게 통제되는 이 ‘멋진’ 세계가 유토피아일 수 있는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이 세계가 유토피아가 아니라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향은 어디인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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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괜찮아 - 어느 실직 가장의 마라톤 도전기
김완식 지음 / 훈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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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달리는가?
2020년부터 달리기에 미쳐서 올 초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새벽 댓바람부터 달리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달리고, 늦은 밤에도 달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혓바닥은 강아지마냥 자꾸 입 밖으로 나오고, 다리는 무겁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도 달리기를 멈추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로 돌아가고 싶었다. 누구의 딸, 아내, 엄마, 며느리, 친구가 아닌 그냥 나로. 오롯이 나와 대면하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나를, 겁이 나서 도전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는 나를 앞으로 세우고 싶었다.
“해 보란 말이야! 뭐가 무서워서 못해! 해 보라고 쫌!” 악을 쓰는 마음으로 나를 몰아세웠다.


달리면서 알았다. 할 수 있다는 걸.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어떤 핑계도 갖다 불일 수 없었다.
하지 않았기에 못했을 뿐. 처음부터 못하는 건 없다는 걸. 그리고 그것은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걸.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누가 1등이건 꼴등이건 그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하느냐 하지 않느냐, 그것이 중요했다.


책 제목이 ”아빠는 괜찮아“이다.
부제는 ‘어느 실직 가장의 마라톤 도전기’
눈물이 핑 돈다. 이분의 삶도 만만치 않구나. 란 생각이 들았다. 실직 가장, 아빠는 괜찮아. 만감이 교차한다.


책을 읽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남들보다 뒤늦은 대학입학, 입대, 결혼, 출산… 그리고 찾아온 실직, 이사, 아이들과의 갈등 그 속에서 고민하는 한 남자.
나도 어쩌지 못하지만, 아빠기에 남편이기에 마라톤 하듯 아파도 힘들어도, 주저앉고 싶어도 달릴 수 밖에 없는, 달려야만 하는 마음이 그대로 책에 쓰여있다. 자신을 미화히지 않는다. 잘 못하는 모습을 포기하고 싶은 모습을 그럼에도 그럼에도 해 나가는 모습을 성실하게 기록하셨다. 그 누가 반응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알고 있다 여기면서.


아이들이 혹시 이 책을 읽고 아빠에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하신다고 하셨다. 미안한 건 오히려 아빠라고… 아빠는 괜찮다고….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다. 가장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이라는 것을. 자식은 내 맘에 들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란 것을 수십 번, 수백 번 가슴에 새기고 입으로 중얼거리고 생각을 해도 마음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내가 뭘 잘 못 가르쳤나, 내가 뭘 잘 못해줘서 그러한가’하며 수도없이 내 탓을 해 본다. 그렇다한들 달라지는 것이 없음에도….


마라톤과 같은 인생. 처음 달려보는 코스에서는 늘 긴장하기 마련이다. 평지만 있었으면 싶은데,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에선 그냥 포기하고 주저 앉고 싶어진다.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 등 떠밀듯 바람도 불어와주고 내리막길로 나타나주어 또 수월하게 갈 때도 있다. 지금이 험난한 오르막일까. 그렇다면 답은.. 그저 오르는 것 뿐이다. 오르다보면 결국 내리막길이 보이니까.


잘 하든 못 하든 준비해서 달리고 수정하고 보완하고 다시 도전하고. 아빠로 남편으로 또 한 사람의 나로 존재하며 살아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 그럼에도 나는 괜찮다고 하는 모습에 결국 눈물이 터진다.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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