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조스 레터 -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 주주 서한에서 밝힌 일과 성공의 14가지 원칙
스티브 앤더슨 지음, 한정훈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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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가 아마존 주주 서한에서 밝힌 일과 성공의 14가지 원칙이 담겨있는 ‘BEZOS LETTER, 베조스 레터.”

 

세계 부자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걸로 유명한 베조스가 CEO로 있는 아마존의 성공 비결이 담겨있는 책이다. 그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베조스 레터는 공통적인 성장 원칙을 담고 있는데, 기업을 설립할 때 읽으면 좋을 - 설립에 관한 #필독서 라 봐도 무방할 듯하다. 그만큼 보편적인 기업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아마존'이란 기업이 미국의 큰 기업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아마존의 기업 이념은 물론 아마존에서 추구하는 프로젝트에 큰 흥미를 느꼈다. 베조스 개인이 추구하는 것도 물론 많이 반영되겠지만,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의 구조가 아닌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그것이 또 반영된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기업 문화에 가까운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도 결국 '사람'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집착'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아마존은 고객에 대한 집착력이 대단한 회사다.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려 노력하고, 회사의 이익이 먼저 가 아닌 고객의 이익이 가장 중요시된다. 회사에서 마련된 기본적인 규범을 지키지 않더라도 고객이 만족하면 그것이 옳은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것과 연관해 '프록시 저항'이란 단어도 반복해 나온다. 프록시란 간단히 말해 바람직하지 않은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에 대한 책임을 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핑곗거리를 의미한다. 아마존은 이를 변명거리로 삼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이 경우만 보더라도 다른 기업들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존은 250만 권 이상의 책을 보유할 수 있는,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하였다. 그것이 발전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인데 온라인 이외에도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 북스'를 설립했고 이는 굳이 왜?라는 의문의 여지를 남긴다.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오프라인 서점의 경쟁력이 많이 낮아지는 추세인데 왜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을 여는 것일까? 책에선 이 프로젝트가 기존의 서점과 어떤 차별화를 두는지, 그 특징을 정리해 아마존의 창의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Principle 3, 역동적인 발명과 혁신을 실행하라"와 연관된다. 어디 여행을 가더라도 그 지역의 서점 하나는 꼭 들리고 오는 편이라 이 기술과 연관된 창의적인 서점이 너무 인상 깊었다. 제목만 보이도록 꽂혀 있는 것이 아닌 표지를 볼 수 있는 진열 방식을 사용했단 점, 기존 서점보다 작고, 단말기를 이용해 매장에서 직접 온라인으로 주문 가능하단 점, 책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책과 관련된 리뷰 등과 같은 데이터를 한 번에 확인 가능하단 점. 이 밖에도 각 지역 독자들의 관심사에 따라 비치하는 서적을 조정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환상적인 콜라보를 보여준다. 이는 고객의 경험을 중요시하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만약 그것보다 실용성을 추구했다면 공간을 넓게 차지하는 진열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서점과 비슷하게 제목만 보이게 꽂아뒀을 것이다. 아니, 아예 오프라인 서점을 만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베조스는 과감히 투자하고 창조해 내 앞으로의 오프라인 서점이 유지될 수 있는 하나의 선례를 보여주었다.

 

14가지 성공 원칙

 

Principle 1.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

Principle 2. 큰 아이디어에 베팅하라

Principle 3. 역동적인 발명과 혁신을 실행하라

Principle 4. 고객에 집착하라

Principle 5. 장기적 사고를 적용하라

Principle 6. 플라이휠을 이해하라

Principle 7.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라

Principle 8.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라

Principle 9. 기술로 시간을 단축하라

Principle 10. 주인의식을 고취하라

Principle 11. 기업문화를 유지하라

Principle 12. 높은 기준에 집중하라

Principle 13. 중요한 것을 측정하고, 측정한 것을 의심하고, 당신의 직감을 신뢰하라

Principle 14. 항상 '데이원'이라고 믿어라

 

위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 14가지 원칙이다. 앞서 Principle 3에서 아마존 북스의 예가 나왔듯이, 책에선 이 14가지 원리와 관련된 여러 개념들과, 사례들을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읽다 보면 왜 이 기업이 성공했는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면서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인턴 이 생각났다. '인턴'이란 영화는 따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여성 CEO가 등장하는 점은 물론이고, 수평적인 회사 시스템과 연륜 있는 인턴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성장해나가는 CEO의 모습, 그녀의 열정이 어우러져 무기력해질 때나, 원동력을 얻고 싶을 때 자주 돌려보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줄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패션 기업의 CEO. 영화의 초반부에 A/S 파트의 직원 전화를 대신 받고 일을 처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Principle 4, 고객에게 집착하라''Principle 13, 중요한 것을 측정하고, 측정한 것을 의심하고, 당신의 직감을 신뢰하라', 'Principle 14, 항상 '데이원'이라고 믿어라'라는 원칙을 엿볼 수 있었다. 기업의 회장이 고객의 요구를 바로 듣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줄리는 여기서 초심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다며 바쁜 와중에도 전화를 받고, 놀라우리만큼 고객에게 맞춰진 방안을 제공한다. 통화 내용은 이렇다. 결혼식을 앞둔 고객이 친구들의 들러리 원피스로 분홍색을 주문했는데, 회색이 온 것이다. 결혼식은 이틀 남았고 회사의 매뉴얼대로 처리한다면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야 교환된 원피스를 받아볼 수 있다. 여기서 줄리는 고객의 황당한 마음을 먼저 파악하고 달래준 뒤 반품 과정을 언급하지 않고 직접 물류 창고로 가 분홍색 옷이 제대로 가는지 확인하고, 결혼식 전날까지 무조건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 말한다. 매뉴얼대로 처리하지 않고 고객의 요구에 가장 합당한 방법을 제공한다. 이 고객은 후에 줄리에게 분홍색 옷을 입은 친구들과 결혼식 사진을 전송하며 감사함을 표한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그 옷을 입은 사람들, 결혼식에 온 사람들이 이 얘기를 듣고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으며 이것은 기업에도 이익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객을 우선으로 하는 것은 모두에게 win-win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원칙으로 정리되어 나오는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만 유익한 것은 아니다. 'principle 1,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Principle 12, 높은 기준에 집중하라'등은 학생인 나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조언이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깊이 있고 신중히 생각해 도전하고, 또 그 도전이 실패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성공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준다. 높은 목표 설정은 삶의 원동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에 우리 사촌 동생이 #수능 을 쳤다. 감수성이 풍부한 나랑 정반대인 동생에게 '베조스 레터'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이게 성공의 원리다!라고 말하며 알게 모르게 '수고했다' 힘을 실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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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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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의 인구들이 도시로 떠나가는 시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발전하는 세계의 도시화는 많은 문학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인 중국 또한 마찬가지. 놀라우리만큼 거대하게 성장하는 나라 속에서 책의 배경 또한 점차 도시로 바뀌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옌롄커의 소설은, 허난성 충현의 험준한 농토, 자신의 고향인 바러우산맥을 벗어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농촌 소설을 많이 접해보지도, 더군다나 중국 소설은 거의 접해본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모르는 이국 타지의 배경이 이질적이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만큼 작가는 어떠한 인간의 기본적인 근본을 울리는 이야기를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장소와 기억을 가지고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나간다. 이 소설집의 대표작이자 제목이기도한 연월일은 노인과 눈먼 개, 옥수수 줄기만으로 긴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풀어나간다.

 

황혼 무렵 산과 들판은 온통 걸쭉한 피로 물들었다. 셴 할아버지는 그 걸쭉한 피 속에서 몸이 익어가면서 무성하게 푸른 옥수수 열매를 만져보았다. 부드러운 감촉에 할아버지는 마음에 일말의 한기를 느꼈다. 언제쯤에야 완전히 익을까? 지금의 성장 속도로 보면 적어도 20일이나 한 달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 p.125

 

 소설의 공간은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 아래, 모두가 떠난 마을과 밭이다. 유례없던 폭염에 모든 사람들이 살던 곳을 버리고 떠난 인기척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그곳에서, 셴 할아버지는 눈먼 개를 배우자로 삼고 함께 옥수수를 한 줄기를 키워나간다. 그가 옥수수에게 쏟는 애정은 무한하다. 온갖 집념과 사명이 옹골차게 들어앉은 옥수수인 것이다. 조금만 시들시들해도 어쩔 줄 몰라 세심히 관찰하며 옥수수를 위해 뭐든지 한다. 야생동물과의 대치도, 물을 얻기 위해 몇 시간을 걷는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칭 식물킬러인 나는, 옥수수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집안에 들여온 작은 화분 속 새싹조차도 번번이 죽이기 일쑤였다. 그의 옥수수와 달리 나의 새싹은 충분한 물과 적당한 햇빛을 항상 받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힘이 없고 금세 죽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키우고자 하는 열망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셴 할아버지처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서가 아닐까? 나에게 새싹은 그저 잘 크면 좋고 못 크면 어쩔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키워서 결실을 맺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기에 그렇게 번번이 죽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에 반해 셴 할아버지의 목표는 바로 옥수수를 완벽히 길러내는 것이다. 그건 그의 삶의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오로지 옥수수만을 위해 사는 삶. 감히 그 삶에 가치를 매길 수 있을까?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영화는 화려한 영상미로 인기가 많은 영화이다. 옌롄커의 연월일을 읽으면서 이 영화가 무척 많이 생각났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주인공은 동물들과 함께 조난당해 망망대해를 떠도는 인물이다. 그가 생각난 이유는 이 소설의 셴 할아버지 또한 끝이 없는 가뭄 속,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수행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점은, 할아버지에겐 살아남는 것보다 더 큰 목표가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죽음보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을 옌롄커는 특유의 문체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눈으로 보는 영화만큼이나 표현력이 좋아 낮과 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햇빛과 성장하는 옥수수의 모습을 생생히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앞서 시간의 흐름이라 말하였는데, 이 소설집은 연월일외에도 주로 이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시간의 흐름이 계절의 변화로 표현될 수도 있고 회상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주로 인물의 삶을 길게 드러내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참신한 소재를 사용해 흥미롭게 느껴진다. ‘골수천궁도는 유령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었다. 공포감을 심어주는 귀신이 아닌 분명 인간이었을 혼령들의 이야기는 다시 무에서 유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순환성을 내포한다. ‘골수에 등장하는 자식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살아갈 것이며 천궁도의 주인공도 돌아간다면 또 여전한 삶을 살고 다시 혼령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죽음과 탄생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이런 인간 생명의 순환을 중심에 두었으며, 그것은 이 연월일이라는 소설집에 4개의 이야기로 들어가 있다.

 

 소설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몫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소한 농촌의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소설을 갈구하던 나의 몫과, 어떻게 보면 다 연결되는 큰 하나의 주제로 풀어내는 작가의 거대한 기획력과 섬세한 표현력이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어딘가 깊숙이 빠져들고 싶은 가을, 단풍만큼이나 불타는 이 소설에 빠져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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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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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희 작가님의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뭐든지 느린 저에게, 그 어떤 말보다 더 큰 위로로 다가온 책입니다. 문장이 쉽게 읽히기 때문에 막연히 책을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요. 특히 제가 추천하고 싶은 연령대는 20-30대 분들입니다. 가장 불투명한 미래를 겪으며 어른과 어른이 아닌 그 사이의 어디쯤에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에요. 삶은 고민의 연속이라고들 하지만 이렇게 고민이 많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해가 지날수록 고민의 깊이와 개수는 더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당장 코앞에 닥친 취업 문제나 졸업, 시험, 더 나아가 생계 문제까지 모든게 해결된 것이 없어서 두렵고 막막해요. 첫째라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어요. 가족 부양의 책임까지 어깨 위에 두둑이 올려져 있어 더욱 조급해야 될 것만 같습니다. 한편으론 낭만적이고도 싶어요. 주변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마음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쯤, 이 책을 만났습니다. 

"내 머릿속은 쓸데없는 물건드롤 가득 찬 딱 그때의 배낭 같았다. 항상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있었다. 당연한 짓을 하고 있으면서도,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항상 불안해했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서 했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기를 썼다. 지금 돌이켜보면 20대는 뭔가를 이루는 시기가 아니라, 세상의 맛을 봐야 하는 시기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마치 내 마음속을 꿰뚫어본 듯한 문구, 구절들이 책의 곳곳에 등장합니다. 20대이기에 겪을 수 있는 일들에도 저는 그 순간에 얽매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어요. 친했던 친구와의 갑작스러운 멀어짐, 동아리 활동을 하며 책임지지 못했던 시간들, 학업에 치중하지 못한 내 모습,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을 저금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 이 모든게 합쳐져 저의 20대를 제 스스로 후회의 시간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실은 따지고 보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말이죠. 주변 친구들이 항상 저를 보며 열심히 산다고 말을 많이 했지만 그때는 와닿지 않았어요. 어딘가 항상 부족한 것 같고 더 완벽히 해내야 할 것 같은, 또 그게 나의 앞길과 취업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수없이 저를 깎아내리고, 더 달려야 한다며 채찍질을 하였습니다. 그것이 저를 지치게 하는 줄 알면서도 말이죠. 이 책을 읽은 이후론 그런 생각이 조금은 풀어졌습니다. 작가님의 말처럼 20대는 뭔가를 이루는 시기가 아니라, 세상의 맛을 봐야 하는 시기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멀어지는 것은 멀어지는 대로, 스트레스받는 활동들은 관두고 학업은..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적어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라도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좀 더 긍정적이게, 또 완벽하지 못한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잘- 보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의 마인드를 바꿔준, 전환점이 되어준 책이에요.

"젊어서 산화해 버리고 싶지도, 늙어서 회한에 젖고 싶지도 않다. 천재도 아니고 배짱도 없다.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여전히 노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다. 유명해지거나 부자가 되는 것보다는 하루하루의 소박한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다. 반 고흐도, 도스토옙스키도 필요없다. 그런 내가 '그만하면 잘했다'라고 생각하는 건 패자의 섣부른 자기합리화인 걸까? 

그저 열심히 사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죠. 사람이라면 잠시 숨 돌릴 틈도, 아름다움을 즐길 시간도 있어야 합니다. 저는 너무 놀아서 탈이지만요. 그러나 그 시간에 무엇을 잃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논다'라는 행위 자체도 인간 '저'에게 있어서 자양분이 될 거름 같은 시간이지 않을까요? 어찌 됐건 한 번뿐인 내 인생,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한 것이니까요. 저는 힘들 때 친구들과 만나며 스트레스를 풉니다. 거기서 행복을 얻어요. 같이 밥 먹고 카페 가고의 반복이지만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피곤하면서도 충만하게 행복해요. 이런 시간들이 삶을 더욱 윤택하고 가치있게 만들어주지 않나 싶습니다. 이 글을 적는 오늘은 오랜만에 자주 보지 못하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어요. 비록 공부를 해야하는 지옥의 시험 기간이지만(!) 그 시간만큼은 충분히 행복하고, '이만하면 잘 사는 거다'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야겠어요. 이 글을 는 모두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며 위로받길! 또 그것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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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병 - 인생은 내 맘대로 안 됐지만 투병은 내 맘대로
윤지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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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소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몇 번 봤던 익숙한 일러스트로 그려진 책이 도착했다. 친구가 작가님을 팔로우 해놔서 연관으로 뜬 게시물들로만 알고 있었던 작가님의 악착 발랄 투병기-. 산더미 같은 과제와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모자란 어느 날, 무엇도 손에 잡히지 않아 이 책을 폈고, 순식간에 다 읽었다. 눈물은 옵션, 감동은 당연한 것. 평소 책을 정말 느리디 느리게 읽는 편인데, 그걸 감안해도 1시간이면 누구나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 낫는다는 말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위암 4기 환자의 5년 이상 생존율은 7%. 즉, 5년 안에 죽을 확률은 93%라는 - 퍼센트로만 봐도 무시무시한 확률이다. 만약 평균 1년 정도 사는 삶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어떤 것이 의미 있을까?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고, 희망을 품는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렇기에 힘든 치료를 버텨나가실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꼭 완치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스타그램 코멘트에도 적었듯이, 작가님의 완치까지의 이야기가 또 다른 책으로 나올때까지! 응원하고 또 응원할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은 외부적으론 제본 방식에 있다. 누드 제본이라 책등에 실이 보이는데 이것 또한 180도로 펼쳐 보기 편하게 마감 처리를 한 것이었다! 이런 제본의 책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라 처음엔 음 뭐지? 했는데 의도한 것이라니, 너무 독특하고 신기했던. 그리고 정말 편하다. 다이어리를 매년 쓰는 나는 항상 180도로 펼쳐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는데, 웬만한 다이어리보다 더 잘 펼쳐지고, 흠이 나지 않았따. 책을 펼치다 보면 꼭 자국이 남는데 남는 자국이 없어 언제나 새 책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다. 책등이 없어서 더 짱짱하고 튼튼하다! 다양한 디자인의 책을 좋아하는 나에겐 새로운 책의 발견이었다.

"소중한 시간이 영원할 거라고 빋었다. 나는 왜 진작 몰랐을까?"

시간은 항상 내가 느끼는 것보다 빠르게 흘러간다. 근데도 언제나 내 앞의 시간은 많이 남아있단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아직 얼마 산 것도 아니지만,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먼 미래에 할머니가 된 내 모습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면서도 막연히 그때까지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라는 말은 나의 인생 교훈이다. 비단 사랑과 인간관계에만 적용되되는 것이 아닌, 시간에도 적용되는 얘기인 것 같다. 찰나의 순간에 지나가는 것들이 너무 많다. 나의 경험으로는 캠핑 갔을 때의 기억들이 그렇다. 언제부턴가, '아빠, 어디가?'가 방영 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우리 가족의 휴가는 대부분 캠핑이었다. 커다란 봉고차에 온갖 짐을 바리바리 실어 산으로- 들로- 또는 강가로 여기저기 참 많이 다녔는데, 이젠 다 과거의 일이 되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못갔던 캠핑들이 여러 번, 또 학교 행사 때문에 못 간 캠핑도 두어 번, 이제 좀 여유가 있으려니 다 커버려서, 우리가 큰 만큼 부모님은 작아져서 가지 못했다. 바꿀 수 없는 그 시간들을 다시 겪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좀만 덜 일고 가족이랑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낼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중한 시간이 영원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그래서 슬프고, 생각하면 후회스럽고 그렇다. 적어도 나에게는.

"오늘도 살아 있네!"

그러나, 언제나 후회로만 가득한 삶을 살 수는 없는 법.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진 모르지만 우리는 살아있기에 살아가야 하고, 또 그냥 사는 것이 아닌 잘- 살아야 한다. 여기서 '잘'은 남들이 우러러 보는 삶, 돈 많고 화려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내가 나 일수 있는 삶,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을 말하고자 했다. 작가님은 힘들고 고된 항암치료를 견디면서도 자연의 풀벌레 소리, 바람, 아름다운 풍경 속에 행복함을 느꼈다. 반지와의 시간들 속에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갔다. 주변의 읭원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을 항상 잊지 않으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또 치료를 버텨나갔다. 이런 작가님의 삶의 태도는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나누는 것엔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런 양면적이고 극단적인 것이 아닌 한없이 무너지다가도 다시 일어설 발판을 항상 찾아낼 줄 아는, 그런 지혜를 가진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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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세 시대가 온다 - 실리콘밸리의 사상 초유 인체 혁명 프로젝트
토마스 슐츠 지음, 강영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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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실리콘밸리의 사상 초유 인체 혁명 프로젝트"


평소 비문학 책을 거의 읽지 않는 편인데 오랜만에 펼쳐들은 짐짓 딱딱해 보이는 책이다. 강렬한 부제부터 인상적인 이 책은 무엇을 근거로 200세 시대가 온다고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 투성이다. 과학과 의학, IT 기술의 연구가 이렇게 많이 이루어진 줄도 몰랐고 허무맹랑한 소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 연구를 통해 실현가능성이 있는 말로 바뀌는게 정말 신기했다. 나는 특히 '암'에 관심이 많다. 아무래도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을뿐더러 건강한 식습관을 갖추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지도 않고, 유튜브등 여러 sns를 봐도 젊은 암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암'이란 가장 큰 질병 중 하나다. 이 책은 총 9개의 장을 통해 암 이외에도 여러 질병의 치료와 유전학, 더 나아가 장수 - 생명의 연장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과학적 지식이 전무한 나도 꽤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만큼 단어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잘 나와있는 책이다. 또한 마냥 딱딱하지 않고 마치 기자가 그 현장에서 생생히 전달해주는 느낌, 책을 읽는다기보단 긴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책의 저자인 '토마스 슐츠'는 독일 대표 시사지 <슈피겔 Der Spiegel>의 실리콘밸리 지사 편집장이자 미국 수석 특파원이다. 이런 특징들이 지루함보다 흥미감을 더 안겨준 것 같다. 


" IT 기술 앞에 질병과 죽음은 오류일 뿐이다."


장수하는 삶을 꿈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건강이다. 건강하지 않으면 오래 사는 것에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프기도 전에 미리 내 몸 상태를 알고 치료받을 수 있고, 또 늙은 장기를 젊은 장기로 교체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유유전병을 유발하는 DNA를 교체할 수 있다면? 아마 누구나 오래 사는 것을 원할 것이다. 이 책은 런 얘기들을 담고 있다. 뭔 미래의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저 지구 반대편의 실리콘밸리에선 보이지 않는 미래에 수억의 돈을 쏟아붓는 투자자들이 즐비하다는 거, 믿겨지는가? 과연 그들이 꿈꾸는 미래는 혁병을 불러올 수 있을지, 아마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책에 나오는 수많은 연구와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마냥 터무니 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인문 학도들도 고민해봐야 할 윤리적 문제"


책에 나오는 연구들은 수많은 실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임상 실험은 필수적이며, 실험용 쥐나 돼지들뿐만 아니라 실제 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임상 실험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험이 성공하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유전학과 게놈 분석은 수많은 계산과 섬세하고도 냉철한 통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람이 참여했는데 실패한 연구들은 역사속으로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다. 인간에게 적용하기 위해선 이런 것들이 필수적인 실험이지만, 참가자의 생명권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실제 유전자 조작과 교체가 상용호화된다면 긍정적인 측면에선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교체하여 보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 또한 크다는 것을 항상 상기해야한다. 또 이러한 것들은 경제적인 문제와 합쳐져 계급을 고착화 시킬 수 있다. 결국 돈 많은 사람들이 오래 살고, 그들의 자식또한 우월한 유전자만을 갖춘 채 태어날 것이니까(태아의 유전자까지 바꿀 수 있다는 가정하에). 윤리적이고 도의적, 또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충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한다. 실리콘밸리에서 하는 수많은 연구의 결과들이 상용화된다고 가정했을 때, 앞서 말한 문제들은 사회적, 정치적, 도덕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비단 과학자, 의사, IT 기술 종사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았다. 과학과 기술이 이만큼 발전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프로젝트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해 나가며 읽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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