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눈물을 닦다 - 위로하는 그림 읽기, 치유하는 삶 읽기
조이한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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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눈물을 닦다 - 그림을 통해 위로받다.




* 저 : 조이한
* 출판사 : 추수밭




아이들을 치료하는 기법 중에 미술 치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가지고 그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지요.
방송을 통해서 많이 보고 책을 통해서 접해보았습니다.
어떤 색을 사용하느냐, 그림 속의 표정이나 모양, 모습들도 아이들의 내면을 살펴보는 치료법이지요.
그냥 아이들은 그렸을 뿐인데, 그 안에 마음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니면 할 수 없는, 하기 싫은... 다 포함될지 모릅니다.
그 심정을 그림을 통해 캐치하고 아이들을 치료하는 방법이지요.
이 책을 보면서 그게 생각나더라구요.
꼭 아이만을 위한 치료법이 아니라, 어른들도 이런 형태의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미술이나 음악 전시회, 콘서트에 가서 그냥 보고 듣고 와도 자연스럽게 감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와 좀 다르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작가나 화가에 대해서, 음악가에 대해서 조금 알고 가서 듣고 보면 또 다르게 다가오기도 하지요.
같은 그림을 봐도, 그냥 그림을 봤을때 느끼는 감정과 감동이, 그 그림의 배경과 예술가의 이야기를 알고 보고 듣는 것이 다른 감정과 감동을 이끌어냅니다.

일전에 아이와 함께 그림 관람을 하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아이에게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무엇을 느꼈느냐, 그림에서 어떤 모습이 보이느냐라고 물어보지 말라구요.
그냥 자연스럽게 작품을 보고 듣고 감상한 그 마음을 유지시키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대화를 나눠보라구요.
억지로 미술과 음악 작품으로 공부에 결부시키지 말라구요.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가 하는 이야기와 왠지 어울리는 말이어서 생각나더라구요.
((어떤 이는 죽을 때까지 그림에서 위안을 받거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기도 합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같은 작품을 두 가지 방법으로 모두 경험해 보는 게 좋을것 같다란 생각을 해봅니다. 가능하다면 말이지요^^



이 책, 그림, 눈물을 닦다는 그림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제게도 친절하게 다가옵니다.
내용이 친절한것보단 구성이 친절하다고 해야 할듯 싶습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쓰여진 내용 덕분에 쉽게 읽히면서도, 내용 자체가 무거운 이야기들이 많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많이 본 표지의 그림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이 책안에서 살펴볼 수 있어요.



오귀스트 르네 로댕의 <신의 손> 이라는 작품을 사진을 통해서 보았습니다.
실제로 본다면 어떨지 모르나 우선 사진을 통해서 본 작품은, 따스해보였어요. 제겐..
손안에 있는 남녀가 포근히 감싸안은 모습이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어보였거든요.
이 책에서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하나의 작품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이야기 합니다.
같은 작품이 여러 사람들에게 각기 다름 감상을 하게 하죠.


풍크툼(punctum) - 우리가 감동을 받은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이를 설득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은 다 웃는데 나 혼자 울음을 터뜨릴 수도 있다. 오직 내게만 섬광처럼 꽂혀 가슴을 흔들어 놓는 것, 뭔가에 찔린 상처처럼 아파 오는 것, 그것을 롤앙 바르트는 풍크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냐~'라는 노래 소절이 있습니다.
질리언 웨어링의 작품 <나는 절망적이다>라는 사진이 바로 이 가사와 잘 어울립니다.
얼굴은 웃고 있는 평범한 젊은이는 그 속에서는 절망감을 호소하다니...
이 사람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많은 이들이 내면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요동을 치지만 겉으로는 웃고, 평범하게 살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부터도 그럴 때가 많으니까요.
책 안에서는 '감정 노동' 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보통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적용되는 단어기도 한데요.
실제로 자신의 감정은 복잡하고 어지럽지만 어쨌든 직장 내에서는 밝고 웃으면서 일을 해야 하거든요.
고객이 억지를 부리던, 마구 우기던 간에 조직에서 요구하는 바대로 행동해야 하는 사람들, 즉 '감정 노동자'라고 합니다.
보통 사람보다 이들의 스트레스는 더 크다고 합니다. 이해가 충분히 되더라구요.



참기만 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있는 그대로 폭발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슬픔이나 절망, 분노와 기쁨 등 자신의 감정을 적절한 수준에서 표현하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 겉과 속을 일치시키는 것이 우리에겐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웃음이 아니라 진정으로 흘리는 눈물일지도 모른다.





2살인 아이와 5살 꼬마가 부모를 떠나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기차를 타워 이동해서 살았다....
이게 정말 가능했을까요?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유대인이었던 에바 헤세의 가족이 실제로 나치를 피해 도주했었답니다.
2살은 에바 헤세고 5살은 언니였죠.
가족의 사랑이 필요했던 시기에 가족을 떠나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곳에서 살아야 했던 이 어린 시절의 경험은, 비록 그녀가 충분히 긍정적인 성격으로 살고 있었다 한들 내면엔 엄청난 두려움과 고통으로 살게 하는 트라우마로 작용합니다.

" 에바의 예술에 제일 커다란 영향을 준 사람은 제스퍼 존스도, 앤디 위홀도 아니고 히틀러였다."라고 그녀의 남편이자 조각가인 톰 도일이 말했죠.

위 사진 중 가장 오른쪽이 바로 에바 헤세의 작품 <엑세션> 입니다.
8,000개의 구멍, 그리고 가시 같아 보이지만 합성수지로 만든 관들.
언뜻 보기엔 저자의 느낌처럼 가시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가까이 있는 듯 보이지만 손을 뻗으면 닿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이루기 힘든 꿈,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는 사람...
다가갈수록 아득하게 멀어진다.
사다리를 놓아서 너에게로 갈 수 있다면.

조지아 오키프, <달로 가는 사다리>, 1958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를 주제로한 같은 영화를 봐도 감동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들이 있어요.
작년에 써니라는 영화를 봤을때 전 저도 모르게 끝에서 마구 눈물을 흘렸드랬습니다.
같이 보던 부서 사람들은 모두 멀쩡한데 저만^^;;
저 그 친구들의 우정과 마음 씀씀이, 그리고 짠한 맘이 마구 마구 와 닿더라구요.
굳이 영화 뿐이 아니겠지요?
같은 그림, 같은 노래를 들어도 각기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를거에요.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저자의 주관적인 이야기가 실려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죠.
이 책을 통해서 마음에 어느 정도 위안을 받을 수 있었어요.
많은 그림과 글들을 통해서 말이지요.
개인적으로 다음달에는 유명 그림들을 보러갈 기회가 있답니다.
일명 알려진 그림들이지요.
사실 미술관 서적들을 여럿 구매했는데요. 가기 전에 보려구요.
음.. 고민 끝에 보고 가려고 해요.
그리고 가서 작품을 보고 싶네요.
전 그 그림들에서 어떤 감동들과 위안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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