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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팔로알토'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라고 질문을 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모른다고 답변할 것이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를 아시나요? 라고 질문을 바꾸면 반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인구 10만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도시 팔로알토가 어떻게 실리콘 밸리의 시초가 되었는지 그 찬란한 역사와 그 이면의 부정적인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과 200년이 안되는 기간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그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이 서평에서는 간단하게 이 책의 흐름을 소개해 보겠다.
1800년대 중반에 미국은 전쟁을 통해 캘리포니아 지방을 멕시코에게 빼앗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지방에 사금이 발견이 되며 골드러시가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미국인들의 이주가 시작되었다. 사금 채취의 열풍은 길게 가지 않았고 이후 철도 건설 사업이 시작되며 많은 자본과 다양한 인종의 노동력이 집중되어 대륙횡단철도가 건설되었다.

이 철도 사업의 수혜자 중의 한 명인 릴런드 스탠퍼드는 엄청난 재산을 모았고 지금의 팔로알토 지역에서 큰 목장을 운영하였는데 그의 외아들이 어린 나이에 병으로 사망하면서 그 아들을 기리기 위해 학교를 세우게 된다. 이 학교가 바로 그 유명한 스탠퍼드 대학교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바로 이 스탠퍼드 대학교 출신들로 이들이 중심이 되어 서부 개척 시대에 투자를 유치하여 철도를 건설했던 것과 같이 세계대전 시기에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새로운 진공관과 무선 통신, 레이더 기술 등을 개발하였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트랜지스터를 비롯한 각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쏟아내는 현대 기술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실리콘 밸리' 신화를 이룩하고 미국이 모든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현재의 지위를 지키는데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위업을 이루었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이 책에선 첫 이주 시기부터 시작된 인종 차별, 학살과 범죄. 모든 부작용을 무시하고 오직 수익에만 집중하는 자본주의. 그리고 과열된 경쟁의 부작용으로 유독 높게 나타나는 팔로알토 지역의 청소년 자살률 등의 부정적인 영향 또한 시대별로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현대 미국이 어떻게 세계를 주도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각종 갈등과 부작용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다. 평소 실리콘 밸리의 빅 테크 기업들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면, 혹은 미국의 역사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