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에 새로운 취미가 생겨 현재는 다른 모든 취미는 잠정 휴식에 들어갔고 오직 필기구 구입 및 독서와 필사에만 푹 빠져서 지내고 있다.
오늘 리뷰를 작성하는 책은 이러한 나의 상황에 꼭 맞는 필사책으로 실 사용기와 장단점에 대해 적고자 한다.

우선 필사에 가장 핵심은 아마도 필기구 선정일 것이다. 나도 처음엔 샤프로 필사를 했었다. 사각 사각한 필감도 좋았고 처음 필사를 시작할 때는 오탈자가 많이 생겨서 수정에 용이한 샤프로 필사를 시작했다. 만약 처음 필사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우선은 샤프를 추천하겠다. 몇 달 동안 샤프로 필사를 했지만 우연히(또는 필연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었으니 바로 만년필이다.
첫 만년필은 집에 굴러다니던 버림받은 만년필이었는데 쓰다 보니 필감도 맘에 들고 글씨체가 교정이 되는 것이 체감이 되어 지금은 만년필을 주로 쓰게 되었다. 하지만 만년필을 쓰는 건 생각보다 많은 애로사항이 있는데 우선, 시중에 판매하는 책과 노트 중에 만년필을 버티는 제품이 생각보다 적었다. 그래서 몇 권의 필사책을 구입했는데 슬프게도 대부분의 필사책은 번짐과 뒤 비침으로 만년필을 사용할 수 없었다.

<다른 필사책과 비교용>
하지만 오늘 리뷰하는 필사의 힘-카프카 '변신' 따라 쓰기 필사책은 감사하게도 만년필 사용자들도 쓸 수 있는 종이를 사용해서 제작되었고 정확한 평량(종이의 두께)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100g/sm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 정도의 고급스러운 종이로 두툼하고 기분 좋은 부드러움과 사각거림을 사용자에게 전해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페이지에 적어야 하는 텍스트 양이 조금 많아서 줄에 꼭 맞춰서 쓰려면 정말 작은 글씨로 촘촘하게 적어야만 가능하다. '조금 더 여유롭게 적고 싶은데...' 하는 날도 있지만 이쁘게 잘 적히는 날엔 뿌듯하기도 하다.

<명필주의! 잘 써지는 날은 기분이 좋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만년필 중에 F촉이나 두껍지 않은 M촉까지도 사용에 무리가 없었으며 제본도 아주 튼튼하게 되었고 거의 180도에 가깝게 펼쳐져서 필사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만년필 사용자 친화적인 필사책 시리즈를 발견해서 매우 기뻤고 기존 출간작 중에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은 추가 구입할 생각이다.
앞으로도 좋은 신작들이 많이 나와서 꾸준히 나의 필사 생활과 함께하는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