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있어 독은 ‘다른사람들이 말해주는, 저에게 제안해주는 일들‘입니다. 제가 컴퓨터등의 디지털 기기든 손으로해야하는 수작업일이든 잡다하고 다양하게 다룬다는걸 알게되면 저에게 끊임 없이 여러가지 일거리들을 주거나 제안하더라고요.. 이 툴로 여길 이렇게 저렇게 해줘라, 너는 이걸 잘하니까 이쪽에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것들이 계속 주어집니다. 하나 끝이 보인다-싶으면 마무리 전에 새로운 요청이 들어오고, 제안이들어오고.. 고맙다는 답례 ‘말‘한마디 없이 결과물만 낼름 가져가버리는 부탁들도 많아서 그럴땐 서운한 마음이 들어 마음에 독으로 남아 한 켠씩 물드는것 같아요. 그런데! 동시에 이것들이 약이기도 합니다. 무상봉사 해주면 뭐하나-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걱정도 해주는데, 서운함도 잠시 일단 요청받은 일을 시작하려고 손에 잡으면 이상하게.. 그 작업자체가 참 재미있어요. 기운이 나면서 오늘도 내가 뭔가 만들어내고 있구나, 작은것이라도 어딘가에 쓰이는 것을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지막에 작업물 넘겨줄 때도 행복합니다. 이런일을 해보면 어떻겠냐, 하고 제안해주는 일들도 고마운 마음입니다. 제가 가깝고 먼 미래에 뭔가 끊임없이 할 수 있겠구나- 좋은제안이다.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싶다-같이 하고싶은 일들을 많이 생각하게 해주고, 의욕이 나게 해주고 막연하더라도 계획도 짜보게해주거든요. 독으로 들어왔다가 제 속에서 약이됩니다ㅎㅎ
작가님의 책에도 ‘남자‘가 같은 병실의 사람이 홀로 중얼이던 말들이 저주같기도하고 듣기싫고 거슬리다가, 그 남자가 병실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말만은 남아 계속 들린다고하는데, 처음에는 독처럼 싫다가 나중에서는 나의 일부가 되어 내가 오히려 그 이야기들을 하게 되는 그런것과 비슷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