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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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유희"를 읽고 나서 깊은 감동과 배움을 얻었다. 무엇보다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에 매료되어 그의 작품을 완독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급변하는 날씨처럼 종잡을 수 없는 나의 마음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 새 한 달이 더 훌쩍 지나 버렸다.

한날은 동화책 모임에서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분께서 "데미안" 이야기를 꺼냈다. 자연스레 데미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다른 한 분께서 "철 없는 부잣집 도련님들 이야기!"라는 평을 하셔서 적지않게 놀랐었다. 아무리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평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졸작이었던가? 하는 물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지난 기억을 되살려 데미안의 내용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10년 전에 읽은 내용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단지 그때 당시 책을 덮으면서 느꼈던 감동만이 은은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래, 이건 다시 한 번 읽어보라는 마음의 소리야.'라는 결론에 도달한 나는 도서관에 들렸고, 우연인지 모르지만 유리알 유희 다음으로 읽고 싶었던 "싯다르타"와 한묶음으로 되어 있는 책을 발견해냈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명성을 내려놓고 쓴 소설로, 첫 출간 당시 "싱클레어"라는 가명을 사용하였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겠지만 데미안 속 주인공 이름 역시 싱클레어다. 아마도 싱클레어에 자신을 투영한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성인이 된 싱클레어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중심에는 항상 데미안이 존재한다. 그에게 데미안은 세상이 만들어 놓은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넘어 본질적인 것을 볼 수 있게 만드는 선지자적인 역할을 한다. 여하튼 싱클레어의 첫 회상 장면은 8살 즈음에서 시작된다. 그는 부자집 아들로 부족함 없이 밝게 자라는 아이였다. 어느 날 클로머라는 불량아와 어울리다가 약점을 잡히게 되고 이를 계기로 점점 어둠에 물들게 된다. 그때를 회상하는 부분에서 나는 싱클레어와 하나가 되었고 그가 느끼는 고통과 두려움, 절망, 고립, 불안 등을 온전히 함께 했다. 참으로 불쾌한 기분이었다. 순수한 아이를 타락시키고 고통받게 하는 클로머를 함께 비난하며 희망을 꿈꿨다. 그때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그 빛은 바로 데미안이었다. 싱클레어가 세상에서 가장 믿고 의지하며 사랑하는 부모님이 아닌, 철저히 타인에 불구한 데미안이 그의 구원자였다. 그래서 싱클레어는 그를 믿고 따르면서 존경하는 동시에, 의심하고 경계하며 거리를 두어 온 걸지도 모른다.

싱클레어의 성장은 항상 선과 악의 경계에 있다. 때로는 선으로 때로는 악으로 넘나들며 불안하게 성장하며 가끔씩 데미안을 추억한다. 그 시절 싱클레어는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의도, 끌어당김, 동기화)을 경험하면서 그것을 이미지화한 그림을 그리게 되고, 지금에 와서 그 유명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라는 명언이 탄성하게 된다. 아프락사스에 대한 단서를 찾던 중 피스토리우스라는 음악가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데미안과 비슷한 사상을 배우게 된다. 오랫동안 그와 함께 머물며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며 동거동락하지만, 한 마디의 말실수를 통해 그와 멀어지게 되고 마음이 이끄는데로 헤매이다가 결국 데미안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데미안의 어머니를 만나면서 지금껏 자신이 느끼지 못한 안정과 평온과 행복을, 그리고 사랑을 느낀다.

소설 데미안은 단순한 소설에 그치지 않는다. 그 속에는 헤르만 헤세의 자아와 그가 이룬 성찰, 깨달음, 반전(反戰)에 대한 그의 소신과 철학이 담겨있다. 적어도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단순히 철 없는 부자집 도련님들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확언할 수 있다. 사실 데미안을 다 읽고 나서 그 말을 반박하는 의견으로 독후감을 쓸까 했다가, 싯다르타를 읽고 나서 그런 행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단지 그뿐이다. 오히려 다시 책을 읽을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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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제임스 도티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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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를 꼽으면 뉴턴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뛰어난 그의 업적은 잘 기억하지만 어렵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뉴턴이 세 살 때 그의 어머니는 재혼을 하셨는데 새 아버지는 그에게 친절하거나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한 번은 뉴턴과 그의 어머니가 집 안에 있는데도 집을 불태워 버리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그의 어머니와 새 아버지는 뉴턴이 농부가 되기를 바랐고 학교를 그만두게 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꾸준한 설득과 뉴턴의 노력으로 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었고 최고 우등학생이 되었다. 사실 학교를 꾸준히 다니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캠브리지 대학에 진학했지만 가난했던 그는 학비와 식비를 장학금으로 받는 대신 다른 학생의 시중드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절망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그가 더 위대한 과학자로 비쳐지지 않을까?

여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낸 또 다른 인물이 있다. 스탠퍼드 대학 신경외과 교수면서 '연민과 이타심 연구 및 교육센터'의 창립자이자 소장인 제임스 토티다. 한때 수천만 달러의 자산을 가지기도 했던 그도 어린 시절에는 뉴턴 못지 않게 불우했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우울증이 심해 지속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어머니, 심신이 쇠약해 동네 샌드백이 된 한 살 많은 형, 그리고 끼니를 때우기 힘들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뭐 하나 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 없었다. 우울한 날들이 지속되던 어느 날, 우연히 들린 마술가게에서 루스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여름 방학 동안 그녀의 마술을 배우면서 조금씩 변화를 맞이한다.

루스의 마술은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마술과는 다르다. 눈을 감고 바르게 앉아서 평안하게 몸을 휴식시키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생각을 정지하고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 세 번째는 마음을 열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 네 번째는 의도를 명확히하여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명상을 통해 진아를 발견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꿈을 명확히하여 끌어당기는 것을 말한다. 외국에서는 1990년 즈음부터 명상은 동양의 신비나 종교가 아닌 과학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현재는 구글같은 일류 기업이나 스탠퍼드와 같은 일류 대학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교육의 효과 또한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는 도티 교수가 어릴 때부터 명상을 하면서 직접 경험한 사건들을 요약하고 있으며, 신경외과 교수답게 명상이 뇌 과학적으로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신빙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명상에 관심이 있거나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앞서 언급한 '연민과 이타심 연구 및 교육센터'는 다른 책을 통해 알고 있는 내용이었는데 달라이 라마가 엄청난 액수의 금액을 후원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생동감있게 전달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루스가 도티 교수에게 마술을 가르쳐 주면서 마지막으로 약속한 "선한 나눔(자신이 배운 마술을 꼭 타인들에게 나누겠다는 약속)"이 실현되는 것을 보면서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교훈에 대해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끌어당김이나 동시성 효과와 같은 작용은 그 의도가 선하던 악하던 상관없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루스가 도티 교수에서 마술을 가르칠 때 "연민과 이타심"을 강조했다. 즉 나와 타인에 대한 선한 의도가 있을 때야말로 진정한 마술이 실현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길 바랬던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의 부끄럽고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명상이라는 마술을 통해 한 편의 성공 드라마처럼 써 놓은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성장하는 누군가에게, 지금 이 순간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누군가에게, 그리고 더불어 사는 우리 모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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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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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끊임없이 헐뜯고 싸우는 모습이 보기 싫어 최소한의 에너지와 권리만 소모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정치인이면서 다른 일을 하는 사람 중에 좋아하는 사람은 몇 명이 있다. 그 중 한 명이 유시민 작가님이다. 개인적으로 작가님이 정치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개인 능력을 소모하는 것보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책을 내셨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유시민 작가님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생 때였다. 막내 삼촌의 책상에서 유독 눈이 가는 책이 있었는데 "거꾸로 읽는 세계사" 라는 제목이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야 읽었지만 어쨌든 편견과 고정관념을 많이 깨부술 수 있었던 책이다. 그 책을 계기로 작가님 책을 참 많이 읽었다. 워낙 베스트 셀러라 쉽게 접할 수 있기도 했지만 유난히 손이 가고 마음이 갔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해주는 책이다. 나 같은 경우 동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내 한계와 재능을 실감했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을 꽤 많이 읽었었는데 이 책만큼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이 흔치 않은 것 같다. 챕터별로 글 쓰기 스킬을 올릴 수 있는 내용이 알차게 들어있는데 그 중에서도 "5장 못난 글을 피하는 법"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여기서 언급하는 내용을 의식하면서 내가 쓴 글을 읽어 봤더니 못나도 이렇게 못나 보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작가님 역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개정하면서 많은 부분을 수정했고, 지속적으로 못난 글을 찾아내고 고치는 습관을 가지면서 실력이 늘었다고 고백하였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앞으로 뛰어난 글을 쓰지는 못할지라도 못난 글은 피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야겠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출판을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니고 학생과 학부형을 대상으로 논술에 관한 글쓰기 강의를 하다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보고서를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 모임에서 의견을 잘 정리하고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 그 외에 다양한 이유로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작가님이 언급한 바와 같이, 시와 소설처럼 작가의 천부적인 기량이 필요한 글을 제외하고 모든 분야에서 잘 썼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글 쓸 때 습관으로 가지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추후에 한 번 더 읽어보고 구매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혹시 주변에서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모두들 글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글 잘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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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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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리알 유희'를 읽고 나서 헤르만 헤세 작품을 모조리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의 초기 작품인 "수레바퀴 아래서" 골랐다. 역시나 좋아하는 문학 책을 펼치니 술술 읽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었다. 다른 책과 달리 이 작품은 남은 페이지 수가 줄어 들수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독도 좋지만 분위기 전환에는 역시 마음에 끌리는 걸 읽어야 하는 듯 싶다.

주인공 한스는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시골에 살고 있는 소년이다. 어려서부터 매우 뛰어난 학업 진척을 보이기 때문에 "천재"라고 불리며 마을의 자랑거리가 된다. 교장 선생님과 수학 선생님, 목사님과 아버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기대를 받으면서 자란다. 공부에 흥미를 가지고는 있으나 단지 1등을 해야한다는 강박감과 신학교로 진학해야 한다는 목표만 가지고 있을 뿐 진정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혹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지 못한다. 공부 때문에 2년 동안이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이 즐겨하던 수영과 낚시, 산책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에 괜시리 씁쓸해졌다. 그저 공부를 잘 하고 순종적이기 때문에 어른들이 원하는 데로 끌려갈 수 밖에 없는 가여운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잦은 투동과 시험에 대한 중압감 때문인지 한스는 점점 지쳐간다. 아이답지 않게 명량하지 못한 성격, 너무 마른 몸과 쾡한 눈은 그의 하얀 피부와 대조되어 그를 더 가엽게 여겨지게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걱정과는 달리 시험 결과가 좋았고, 2등이라는 성적으로 신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얻게 된 몇 달간의 여름 방학. 처음에는 그가 간절히 원했던 낚시를 하면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곧 교장선생님과 목사님의 권유로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조금 더 열심히 준비하여 입학한다면 1등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른들의 지나친 기대와 학업에 대한 강요는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을 보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신학교에 진학한 한스. 처음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감(1등)을 달성하기 위해 공부에 전념하지만 다시 시작되는 두통과 정체성의 혼란으로 건강이 악화된다. 점점 떨어지는 성적을 염려한 신학교 교장과 학생들은 그가 하일러라는 문제아와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한스는 하일러와 어울릴 때 만큼은 두통을 호소하는 대목이 없다. 타인들은 그가 문제아에게 물들어 가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만을 염려하지만 사실 하일러라는 탈출구를 통해서 그동안 억압되었던 정체성을 스스로 찾아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데미안처럼 선과 악의 가운데에서 진실을 선택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선지자 같은 느낌이었다.

하일러가 퇴학을 당하면서 한스는 점점 더 고립되고 건강이 악화된다. 결국 학교 측의 권유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버지와 마을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다가 돌아 온 그에게 따뜻한 환대는 없다. 꼭 집어서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실패자, 낙오자"를 바라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환경에서 자살 충동을 느끼고 계획을 세우지만 실천하지는 않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후에 아버지의 권유로 기계공으로 취직을 하게 된다. 친구들과 어울리던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한스는 냇가에서 싸늘하게 식은 채로 발견되며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수레바퀴 밑에서'는 헤르만 헤세의 초기 작품인데 다른 소설에 비해 그의 경험이 많이 녹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헤세는 신학교에 진학했다가 학업을 포기하고 방황을 하다가 서점에 취직했다. 방황하던 시기에는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어린 시절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학업에 대한 지나친 기대로 아이들이 방황하게 만드는 현시대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통쾌하면서도 안타까운 결말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작품이었다. 우리 아이들을 성적 순위로 평가하기 보다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대했으면 한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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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 - 5년 만에 자산을 100배로 불린 투자고수 렘군의 단기속성 부동산 스쿨
김재수(렘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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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간략하게'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제목만 보고 읽기가 꺼려지던 책 "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 즐겨 시청하던 김새해작가님 유튜브에 램군이라는 이름으로 출현한 부동산 부자가 있었다. 관심 분야도 아니라 왠만하면 이런 영상은 스킵하는 편인데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듯한 램군의 말에 현혹되어 끝까지 시청하게 되었다.

 

같은 시기에 거주를 목적으로 사놓았지만 입주하지 못하고 있던 집을 전세로 내놓게 되었는데 해당지역 호재로 인해 30%이상 집값이 뛰었다. 주변 지역 확인해 봤을 때 풍선효과로 인해 연말까지 10% 이상은 더 오르지 않을까? 라고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램군의 이야기를 듣고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인다. 1시간이 안되는 짧은 영상을 통해 어느 정도 부동산에 대한 줄기를 확인했더니 그만큼 보이게 되었다. 업무 때문에 적당히 아는 선에서 그쳤던, 아무리 노력해도 흥미가 생기지 않던 부동산! 우연하게 본 영상과 가만히 앉아서도 내 자산을 늘려주는 집을 계기로 부동산에 흥미가 생겼다.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부동산 관련 책장을 살펴보니 램군의 책이 있었고, 마음에 드는 제목을 가진 책과 함께 대여해서 읽기 시작했다.

 

내 주변에는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을 다니고 가정을 꾸리기 위해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부동산 시세가 높기 때문에 보통은 전세를 많이 한다. 나 역시도 그랬고 비슷한 형편인 사람들도 대부분이 전세였다. 월세는 매월 비용으로 내 자본금에서 소멸되지만 전세는 계약기간 만료 후 원금을 고스란히 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볼 때 금전적 손실을 줄이고 집값 하락에 따른 위험부담이 낮은 전세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여기는 맹점이 있다. 첫째는 부동산 소유자의 계약 불이행 가능성이다. 전세 기간이 도래하여 보증금을 회수해야 하지만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된다. 한 번에 목돈이 묶이게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가지 머리 아픈 일이 생긴다.

 

둘째는 기회비용(부동산, 실제는 땅값 상승) 손실이다. 전세를 하는 주 목적은 매매 자금 부족 때문이다. 보통 전세율을 60~70% 적정하다고 한다. 거래가 잘 되는 곳은 더 높은 전세율을 보인다. 그런데 만약 부족한 자금을 매워 매매를 하게 되면 2년간 부동산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통계적으로 부동산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을 가볍게 뛰어 넘을 뿐만 아니라 대출에 대한 이자비용, 부동산 소유에 대한 각종 세금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는다. 물론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지만 과거 부동산 통계를 보면 고민을 접어둘 수 있다. 대부분이 두번째 이유에 대한 불안, 불확실성, 눈 앞에 보이는 비용 때문에 부동산 매매를 주저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과 부동산을 선별하는 기초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앞으로 부동산을 대할 때 여러 각도에서 정보를 모으고 비교하여 분석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부동산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작가가 열심히 발품, 손품을 팔면서 쌓은 노하우를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큰 맥을 잡아주면서 보조적인 설명도 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작가가 진정으로 지식을 공유하려는 목적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단지 흥미를 유발하고 사람을 모아 자신의 책을 팔거나 사업을 확장시키려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은 후 유튜브 구독을 하면서 추가적인 정보를 얻고 있다. 앞으로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독후감을 남겨 놓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글귀를 남기고 마무리 한다.

 

가장 큰 부자는 교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드는 사람이고, 그보다 작은 부자는 교환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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