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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
마이클 슈어 지음, 염지선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
더 잘할 수는 없을까?
그것은 왜 더 나은 행동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의 답을 찾는 것, 이것이 도덕 철학과 윤리학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의문을 품는 것 자체가 이미 중요한 걸음을 뗀 셈이다. 자기 행동이 좋은지 나쁜지에 마음을 쓰기로 했다는 의미이자 더 나아지기로 했다는 뜻이니까.
마음을 쓰면 실패도 더 큰 의미와 잠재적 가치를 지닌다. 옳은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왜 실패했는지도 알고 싶어지고 덕분에 언젠가 미래에 성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다 끝내도 우리는 여전히 계속해서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이제 실패를 시작해보자.
대박 포인트! 19쪽에 실린 질문과 답변.
윤리학을 배우고 싶은데 좀 더 학자다운 작가의 책이 아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굉장히 무례한 질문이다. 어쨌든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머리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랫동안 윤리학을 공부했고, 아주 똑똑하고 재미있는 사람들과 오랜 시간 토론했다. 그렇다고 내가 윤리 철학계에 혁명을 일으키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을 차곡차곡 쌓아 윤리학을 현실의 삶에 적용하게 하고 싶을 뿐이다.
분노의 중용 (아리스토 텔레스 feat : 온화함) - 옳은 일을 위한 적절한 양의 분노를 의미하며 그 분노는 합당한 대상을 행해야 한다. '분노'는 자질이고 '온화함'은 우리가 찾던 바로 그 완전한 중간 지점의 덕이라 할 수 있다.
중용을 지키면 덜 짜증나는 인간이 될 수 있다.
트롤리 딜레마 - 아. 여기서 드라마 '트롤리'의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참고로 성폭력의 가해자인 국회의원이 성범죄 가해자가 사망해도 사실규명을 위한 수사를 중단하지 않는 것으로 개정하는 입법안을 밀고가면서 벌어지는 모순을 그린 드라마이다. 당신이 그 국회위원의 배우자라면, 성폭력의 피해자가 당신과 가까운 사람이라면? 불륜을 의심해서 성폭력의 피해자에게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은 후라면? 당신에게 피부로 다가온 사건인데도 대의를 위해 국회의원의 입법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인가.
"자, 당신은 전차를 운전하고 있고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 앞 선로에는 그대로 두면 곧 전차에 치여 짓뭉개질 인부 다섯 명이 있다. 손잡이를 당기면 전차 방향을 다른 선로로 틀 수 있는데 그 선로에는 인부 한 명이 있다. 질문은 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섯 명이 죽게 내버려둘 것인가, 아니면 손잡이를 당겨 한 사람을 죽일 것인가?" 61쪽 중에서
어디서 본 것 같다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도 등장한 질문.
결과가 좋으면 되는 것일까? "공리주의는 (많은 상황에서) '해답'이 아닐 수 있음을 드러내는 질문이다.
여기서 문제. 그렇다면 결과와 상관 없이 '규칙'만 잘 지키면 되는 것일까? 의무론에 대한 비판.
칸트의 정언명령을 끌고 들어온다. 살인자에게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우리는 칸트의 규칙에 반하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따를 수 있는 준칙을 잘 정하거나, 아니면 준칙을 따르지 않지 않을 방법을 잘 찾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 115쪽
계약주의 - 모든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최소 기준을 정하기 위해 적극적일 거라는 전제 아래 모두가 동의하고 따르기로 한 기준을 설정한다. 동등한 계약주의 규칙을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 더 해야 한다. 시작은 계약주의로 해도 계속 정진해야 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 사람이 된다." 137쪽
여기까지가 1부 아주 오래된 철학의 고민.
2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에서는 실패와 함께 윤리적 삶에서 실패를 받아들이는 법을 다뤘다.
3부는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다룬다.
혹시 이런 글 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미술관에 100달러를 기북하겠다고? 멋지네. 그 돈이면 실제로 스무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데, 그래 가서 기부해. 브랑쿠시 조각전을 멍하니 보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지. 알겠어." 253쪽
'이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야. 저 문제가 훨씬 급해'라는 태도.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어렵다"였다.
아니, 이렇게까지? 의문이 생긴다. 자학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 그럼에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공통적인 생각일테니.
워낙 기본적인 것에서조차 "왜 그래야 되나?"를 외치고 있는 사회니까. 오히려 철학적인 사고는 빈곤한 시대니까.
그래서 권하는 책.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